2013년 설이 이렇게 지난다.
2013년의 설은 왜 이리 슬프고 서글픈 설인지 모르겠다.
마치 온 세상 사람들은 즐거움에 겨운 설을 맞고 있는데 나만 슬픔에 겨운 설을 맞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어머니를 잃은 마음,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멀어져가는 기억의 뒷편에 어머니를 묻어두는 것 같은 아쉬움이 더욱더 설을 슬프게 하는지도 모른다.
신앙인은 사실을 믿어야 한다.
신앙인은 사실에 근거한 미래적 소망을 바라봐야 한다.
그런데 왜 어머니에 관한 생각은 이게 잘 안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토록 소망한다는 천국본향의 복음과 어머니는 도대체 어떤 관계에 있길래 내 마음을 이렇게 후펴파나 모르겠다.
이 밤,
이 늦은 시간까지도 2013년의 설이 지나는 서러움에 이렇게 몸부림친다.
누구에게도 말못할 아픔,
누구와도 말 할 수 없는 아픔의 마음이 나를 짖누른다.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현실을 받아드리면서도 못내 가슴이 아픈 것은 어머니의 빈 자리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내가 영원히 의지할 분,
나를 영원히 사랑해 주시는 분,
그 어머니가 안계신다는 빈자리가 너무도 서러움을 주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그냥 순응해야 한다.
내 마음을 하나하나 적어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리하라 할 수도,
그리하지 말라 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눈에 눈물이 고이고, 애써 참고,
시린 눈으로 웃음을 지어보여도 거기엔 한계가 있다.
어머니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없다.
그 무엇으로도 어머니의 빈 자리를 메꿀수가 없다.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55년동안 어머니와 함께 맞았던 설,
그 설이 이젠 어머니 없이 혼자 맞는 설이 되고 말았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이름을 되내어본다.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임을 알면서도.
어머니가 없는 슬픔,
그 슬픔을 가슴에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