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은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어릴 때 생일은 마냥 즐거웠다.
무언지 모르지만 생일이 되면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 같고, ]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처럼 여겨지던 것이 생일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일은 조금은 무겁고 버거운 주제로 다가온다.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왔나?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오늘의 나는 누구인가?
before와
after의 갈림길
새로운 전환과 새로운 시작의 갈림길이 생일이길 소망하며 생일을 맞는다.
2012년은 감당할 수 없는 아픔과 시련의 시간이었다.
내 목회에 대한 실망,
내 주변에 대한 아픔들,
특히 어머니의 절망과 그 절망이 가져다 준 사별의 고통은 상상할 수 없는 절망을 안겨주었다.
난 행복주의자이다.
난 평안과 기쁨과 사랑과 충성의 가치를 갖고 사는 자이다.
그러나 내 속에는 비극적인 종말, 운명적인 슬픔, 한이 고스란히 자리하게 되었다.
어머님의 죽음으로 인해 얻어진 인생의 무의미함이 내 속에 눈물처럼 가득히 쌓여 나를 점점 빠져들게 하였다.
난 헤어나올 길을 찾지 못했다.
그 어떤 진리도 내가 이땅에 살아가는 의미와 목적을 충족시킬 수가 없었다.
아무리 천국의 소망이 있다하지만,
이 땅의 내가 살아가는 삶의 주제가 너무나 허무적인, 너무나 한계에 갇힌, 너무나 비극적인 최후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알기에,
모든 삶은 우울하고, 슬프고, 절망적일 수 밖에 없었다.
2012년 생일을 맞으며 내 속에 내 존재의 터에 대한 변화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마태복음24장은 내게 큰 전환을 주는 소중한 말씀이 되었다.
내가 얼마나 내 시각에서 성경을 보고, 나를 보고, 세상을 보는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난 이 땅에 있다.
이렇게 육체의 한계, 삶의 한계에 갇힌 채 살아가야 한다.
난 언젠가 이 땅을 떠나야 한다.
난 늙고, 병들고, 죽어가야 한다.
그것이 내 운명이다.
이런 시각과 관점에서 나를 보면 난 영원히 불행한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백년을 살아도, 아무리 건강해도, 행복이 넘쳐나도 다 소용없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 뿐, 근본적으로는 다 똑같다.
다 불행하고, 다 슬프고, 다 아프다.
이 터를 바꾸어 주는 것,
그것이 신앙이다.
내 본향,
내 존재의 터가 어디인가를 분명하게 아는 것이 신앙의 시작이다.
나는 천국 사람이다.
하나님은 나를 창세 전에 예정하셨다.
영원한 천국에서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기쁨과 사랑속에 살아가는 존재로 창조하셨다.
나는 아담의 범죄로 이 땅에 태어났다.
하나님은 내게 구원의 기회를 주셨다.
예수님으로 인해 나를 구원하시고 이 땅을 사는 나에게 하나님 나라의 현장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그 자원이 성령님이시다.
성령의 이끌림을 받으면 천국의 현장을 살 수 있는 축복의 길을 여신 것이다.
그것이 오늘의 나다.
나는 천국사람이 회복되었다.
나는 영원한 나라의 영원한 백성이 되었다.
나는 영원한 나라의 시민권자로서 오늘 이 땅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오늘이든, 내일이든,
10 뒤든, 20년 뒤든, 하나님이 부르면 언제든지 툴툴 털고 달려갈 인생의 현장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나다.
오늘 나는 그 나라의 사람으로서,
그 나라에 소유된 사람으로서,
이 땅을 하나님 나라의 현장으로 가꾸어 가고, 누려 가고, 섬기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게 오늘 내 삶의 자리이다.
2012년 생명을 맞으며,
내 속에 이런 존재의 값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아직은 다 모르지만,
내 존재의 본향에 근거한 신앙의 자리를 갖게 되면서,
내 속에 이 땅의 자리를 좀더 자유하게 갖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또한 영원한 천국을 위해 내가 오늘 내 현장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된다.
주인의 소유를 맡은 청지기 같이 다섯달란트를 남길 마음의 준비를 새롭게 갖는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생일을 맞는다.
기름을 준비한 신부로,
주인의 소유인 다섯달란트로 다섯달란트를 남기는 충성된 종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의인인 양으로 살아가는 내 존재의 현장이 되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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