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내용은 아는데, 문제를 못 풀겠어요.”
학습 과정 중의 어려움을 물으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고민이 개념은 아는데 왜 문제는 잘 안 풀리는지, 풀어도 왜 틀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학습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더 많은 문제 풀이’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개념 학습이 완성되지 않아 문제를 풀지 못한 원인을 단순히 ‘문제 풀이 연습 부족’으로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때로는 개념을 정확히 알고 정답을 맞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제에 인용된 용어가 낯익다고 마치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정답을 맞추기라도 한듯 자만에 빠져 후행학습을 게을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판단의 실수는 개념 공부가 문제풀이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피나는 학습과정이 만족스런 성과로 결실을 맺지 못하는 괴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문제야말로 ‘출제자의 언어’로 표현된 또 다른 얼굴의 개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를 푸는 학생은 ‘문제풀이 과정’ 자체가 본인이 학습을 통해 쌓아 놓은 기본 개념들을 재정립해 나가는 ‘개념 공부의 한 과정’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특정한 용어나 문제 유형에 대한 ‘익숙함’을 마치 교과 개념을 ‘다 아는것’처럼 자기 과신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 문제를 접하는 순간 어떻게 풀어야 할지 퍼뜩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직 개념 공부가 완벽하게 되어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다양한 문제 풀이를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문제풀이 연습 과정’은 정답 맞추기에 급급하지 말고 개념을 재점검해보고 확인하는데 집중하자. 다음으로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정답을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의 오개념을 교정할 수 있는 오답노트를 철저히 작성하여 개념 공부에 활용하자.
어떤 유형의 문제라도 결국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진 자만이 정답을 도출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첫 술에 배부르겠는가! 역시 완벽한 개념 공부도 한 번에 이룩할 수는 없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 하지 않는가? ‘능동적인 반복 학습’이 쌓이고 쌓여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한 번에 끝내겠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히 정진하여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확장시키자.
<개념 학습의 완성 과정>
1. 교과서를 통한 개념의 이해 단계
개념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최초 학습 때 교과 개념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목차와 학습 목표를 중심으로 개념이 교과서에서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어떤 자료와 예시를 제시하는지 꼼꼼하게 공부해야 한다.
단순히 의미를 이해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교과서를 덮은 후에도 핵심 개념을 재구성하여 설명할 수 있도록 개념의 자기화에 몰입하자. 목차, 단원, 자료들을 개념과 연계하여 재배열해 보고, 막히는 부분은 열 번이라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공부 습관을 갖자.
2. 문제풀이를 통한 개념의 범주 확장 단계
단원별로 문제를 풀면서 자주 출제되는 개념과 유형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정답을 맞추는데 연연하기보다는 새롭게 제시된 자료나 교과서로부터 변형되고 확장된 표현을 교과서를 통해 내면화한 개념의 잣대로 적용해 보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개념의 활용 범주를 넓혀가자. 교과서를 통한 개념의 이해 단계가 뼈대를 세우는 단계라면, 문제풀이를 통하여 개념의 범주를 확장해 나가는 것은 기본 뼈대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다.
3.오답 노트를 통한 오개념의 교정 단계
틀린 문제에 대하여 오답노트를 작성하면서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오개념을 파악하고 교정하는 과정이다. 해설지를 먼저 보지 말고 출제자의 출제의도와 관련 개념을 스스로 연구하여 정리한 후 해설지와 비교하며 점검해야 한다.
‘매력적인 오답’에 혹하여 넘어가지 않을 만큼의 내공을 확고히 다지는 단계이므로, 정답을 도출해 내는 문제 해결 과정의 논리가 타당한 개념의 적용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개념의 이해, 확장, 교정의 단계적 과정을 성실하게 실천하여 어떤 유형의 테스트에도 당황하지 않는 전천후 실력자가 되자.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25/2011052501374.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