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삶/일기

내게 일어난 변화(2)-"죽음"의 자리

예인짱 2006. 10. 28. 16:42


하나님은 나를 죽였다.
나는 죽었다.

이것이 내게 일어난 너무도 큰 변화이다.

이전에 난 죽었다.
나의 신앙은 나의 죽음의 터위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때의 죽음은 죽음의 정서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 내가 정말 죽었다.
죽지 않으면 살길이 없는 죽음아래서 시작된 존재가 된 것이다.

난 말로 할 수 없는 실수와 모순과 문제를 가진 존재이다.
과거를 생각하면 죄송하고, 부끄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히 자리한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바꾸어야 할 것이 99가 될만큼 과거의 삶은 가슴아픈 삶이다.

그러나 나의 과거가 그런 과거만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아시는 나의 사실이다.
나의 의지와 열정과 수고와 노력은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절대적인 나의 정체성으로 자리한다. 그걸 숨기는 것은 거짓말일 수 밖에 없는 나의 진실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나를 죽였다.
나를 가장 수치스럽고, 치욕스런 사람으로 치부하면서 말이다.
난 세상에서 내가 가장 혐오하는 사람의 탈을 쓴 어처구니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난 하나님께 호소했다.
나를 건져 달라고,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나님이 모든 것을 하신다고 해놓고서 내게 돌아온 것은 이것 뿐이냐고,
나를 이렇게 하시면 결국은 하나님도 그 모든 폐해가 돌아간다고 외쳐댔다.

그러나 그 모든 말들이 끝나기도 전에 난 홍수처럼 쓸려갔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죽음의 강으로 빠져 들었다.

난 죽었다.
다시 살수 없는 사람으로 죽었다.

처음엔 죽지 않으려고 애를 썻다.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엔 나를 살려내려는 마음이 도사리는 때도 있다.
그러나 난 나를 포기했다. 모든것은 하나님의 품에 맡기고, 난 나를 죽였다.
어떤 칭찬도, 어떤 비아냥도 다 죽인채 살기로 결심했다.

난 이렇게 사는게 거듭난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몰랐다.
죽은자처럼 고백은 하지만 철저히 산자로 살았던 과거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죽은자의 삶,
의지도, 가치도, 열정도, 노력도, 방향도, 삶의 내용도,
다 죽은자로만 살아가는 길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멀고 먼 길이라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난 나를 악착같이 살리고 싶은 본능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난 죽었다.
그 죽음으로 인해 내가 비로소 보기 시작한 분이 "예수"이시다.
예수는 죽은 나가 만나야 제대로 만나짐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나를 대신해서 죽으셨음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영원히 정금같이 빛나는 예수,
그 생명의 생명이 내게 쏫으시는 빛과 사랑과 생명이 나를 살렸다.
그 예수가 나의 존재의 핵에 자리하시고, 영원히 내 존재의 존재로 계심을 알게 된 것이다.

죽음을 경험한 나,
죽음의 터위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살길이 없는 나,
그 나의 나됨을 갖게 하신 분이 예수님이심을 가슴터지도록 느끼며 살아가는 새 삶이 시작된 것이다.

죽음 너머의 새 삶이,
난 이 위대한 생명의 전이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