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봄
그날은 초조함과 긴장감을 갖고 시청 앞 박애 병원을 찾았다.
그렇게도 아내가 원했던 새 아기를 임신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대구로 가는 버스를 타고
동성로에서 시청까지 걸어가며 부푼 꿈과 긴장감을 갖고 병원 문을 들어섰다.
병원 원장님은 아내에게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드디어 생명이 잉태 된 것이다.
3년 동안.
그 길고 긴 3년 동안 생명의 잉태를 위해 그토록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하던 아내의 기도가 응답받은 것이다.
애가 없는 것은 고통이다.
자신에게도 고통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은 정말 고통스런 일이다.
옆에서 여자 구실을 하라는 말을 듣는 이내는 말로 할 수 없는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드디어 여자가 된 것이다.
이제 드디어 애 엄마가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드디어 한 가족의 아빠, 엄마가 되게 된 것이다.
병원 옆 놀이터를 지나오며,
초 여름의 꽃과 내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행복은 잉태되었고,
그렇게 행복은 시작되었다.
우리 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은 그렇게 하나님이 선물로 주셨고,
그 때부터 우리 아들은 나의 아들이 되어 함께 하는 축복을 입게 된 것이다.
그날 난 결심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아이로 키우리라고,
그 행복의 마음이 지금도 나를 미소짓게 한다.
행복의 출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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