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동일한 산이지만,
그 산에 대한 어떤 추억을 간직했는가가 그 산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한다.
정선의 동강을 끼고 굽이 굽이 돌고 도는 백운산을 산행한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찾아간 백운산,
새 봄의 향기가 아직도 눈을 자극하는 신선함을 가득 안고 백운산을 오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표지판에 칠족령의 가파른 길과 그렇지 않은 길을 표시하는 이정표 앞에서 우리는 쉬이가는 길을 택했다.
그 표지판이 우리가 본 마지막 표지판이었다.
사람 발자국이 없고, 가파른 막연한 등산로를 얼마나 오르고 또 올랐는지,
어디쯤 가면 정상의 등산로가 나올줄 알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분명 안내판이 표시하는 길은 그것 하나밖에 없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낯선길을 헤메다 돌아오는 모습이 너무도 속상해서 다시는 100대 산을 가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고 내려왔다.
안전불감증을 논하는 이 때,
대한민국 100대산을 선정한 산림청의 무책임한 탁상행정이 얼마나 많은 불편과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원망스럽기 그지없다.
이번이 산행을 끝까지 못하고 내래온 두번째 산이 되었다.
다시한번 찾아가 정상을 오르리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이래저래 그냥 미완의 추억도 기억에 남을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올려 놓는다.
내려오며 발을 담근 동강의 아름다운 추억,
그리고 영월의 선돌 풍경,
그리고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한 불티나 닭갈비 집의 추억을 떠올리며 빙그래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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