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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조정의 달인’ 김영희 충격 보고서

예인짱 2010. 5. 20. 15:15

‘이혼 조정의 달인’ 김영희 충격 보고서 이혼 조정 1000건 80%가 섹스 리스

우먼센스 | 입력 2010.01.22 17:42

  
1995년부터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무려 1천여 건이 넘는 이혼 조정으로 최대 조정률을 기록해온 김영희씨. 그녀가 꼽은 대한민국 30~40대 부부들의 위기는 '섹스리스'. '이혼 조정의 달인'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의 전도사'로 변신한 김영희씨가 전하는 위기의 부부 이야기, 그리고 그 해법을 들어봤다.

갑자기 추워진 매서운 날씨 속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김영희씨의 상담소를 찾았다. 지난 15년간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쌓아온 이혼 현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문을 연 '김영희 부부 컨설팅'. 그곳의 문을 열자 마치 따뜻한 가정집에 들어온 듯 포근하고 안락했다. 그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익숙해질 때쯤 상담소 풍경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저는 소품도 한 쌍을 이루거나 여러 개가 같이 있는 것만 골라요. 마치 행복한 부부나 가족을 보는 것 같잖아요. 외롭지 않으려고 함께하는 게 부부고 가족이니까요."

이혼을 하는 이유는 '경제 위기'도 '성격 차이'도 '외로움'도 아닌 '성 문제'! 이혼 조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녀가 부부의 은밀한 성 이야기를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법원에서는 부부 문제에서 '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이혼소장에 섹스 문제를 이혼 사유로 들고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냥 '성격 차이'라고 이야기할 뿐이에요. 그런데 상담소에서는 부부 갈등의 문제가 결국 성 문제로 귀결되더라고요. 그게 80%나 차지할 만큼 심각했어요."

한 상담자가 찾아왔다. 남편과 대화를 안 하고 산 지 4년이 넘었다고 했다. 매일 새벽 3~4시까지 술 마시고 들어와 소파에서 쓰러져 자기 일쑤라고 했다. 대화를 나눠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고 함께 자려고 시도도 해보았으나 거절당했다. 부부싸움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것도, 술 마시고 폭행을 하거나 외박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상담자는 외롭고 춥고 마음이 아파 더는 살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섹스리스 부부였다.

"이 부부의 문제점은 대화의 단절이에요. 대화는 '말로 나누는 대화'와 '몸으로 나누는 대화'가 있어요. 말로 나누는 대화는 어떤 일체감은 있는데 클라이맥스가 없어요. 그러나 몸으로 나누는 대화는 일체감이 있고 클라이맥스가 있죠. 부부 사이를 이어주는 강력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는 겁니다. 몸 가는 데 마음 가고 마음 가는 데 몸 가는 거 아닌가요?"

부부의 '성 문제'를 들고 나오자 사람들은 물론, 사회 여러 곳에서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영희씨가 '외로움'을 이야기하자 수긍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결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외롭지 않으려고 하는 거예요. 행복하려고요. 그런데 상대를 외롭게 해요.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의무를 내팽개치는 거죠. IMF 외환위기 때도 성생활이 원만한 부부는 그 위기를 잘 극복해냈어요. 그러나 마음도 멀어지고 몸도 멀어져버린 부부들은 '이혼'이라는 직격탄을 맞았죠."

 
결혼생활의 불청객, 권태기 슬기롭게 극복하는 법

그렇다면 30~40대 부부에게 '위기'가 찾아오는 시기는 언제일까? 바로 '출산' 뒤 위기가 온다고 그녀는 말했다. 임신 기간 동안 남편을 멀리하게 되고, 잊을 수 없는 출산의 고통 때문에 다가오는 남편을 밀쳐내고, 그러다 아이들 때문에 남편과 멀어지고…. 이때 남편들이 받는 충격은 크다고 한다. 사랑하기 위해 다가가도 자꾸만 멀어지는 아내, 결국 '그렇게 하고 싶으면 나가서 해결하고 오든지, 너는 그것밖에 모르느냐?'는 말에 남편은 굉장한 모멸감을 느끼게 된다.

"신혼 때에는 왜 남편들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갈까요? 함께하는 짜릿함, 달콤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좀 지나면 함께하는 시간이 없어져요. 30대면 남자들의 성욕이 왕성해지는 때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남편을 멀리하면 결국 남자들은 밖으로 돌게 되고 친구들과 한잔 마시고 자꾸만 다른 곳을 찾게 되죠."

그러나 이후 40대가 되면서 여자는 점점 성에 눈을 뜨게 된다. 30대에 이미 한잔 술 문화에 젖어 지낸 남자는 점차 성욕이 감퇴돼 '고개 숙인 남자'가 되어가는데 여자는 이제야 고개를 쳐드니…. 그 엇갈려버린 섹스 타이밍에 부부는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되고 그것이 바로 '외로움'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남자는 '내가 왜 결혼했나' '내가 돈 벌어다주는 기계인가' 그렇게 생각하게 되고 여자 또한 '내가 집안 살림하는 도우미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파에서 잠만 자는 '하마 같은 남자'와 축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소리만 치는 '마귀할멈 같은 여자'. 이제 서로를 구속할 섹시한 매력은 사라져버린 채 '등 돌리고 자는 아내와 남편'만이 남을 뿐이다.

"우리도 이런 건 서양 문화를 배워야 해요. 왜 키스만 배우는지 몰라요. 아기일 때도 침대에서 따로 재우고, 아이가 좀 크면 엄마, 아빠와 굿 나이트 키스를 한 후 자기 베개를 가지고 자기 방으로 가서 혼자 자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를 끼고 자는 시간이 너무 길어요. 그사이 남편과 아내는 점점 멀어지게 되죠."

결혼생활에서 권태기는 어느 부부에게나 찾아오는 홍역 같은 것이다. 홍역은 예방접종만 하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열병이다. 결혼생활도 이와 같다. 불청객인 권태기를 무탈하게 넘기기 위해선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를 '섹시하게 구속'하면 된다. 부부싸움을 했더라도 몸으로 화해하면 쉽게 감정이 풀린다. 부부 사이의 묘미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김영희씨 역시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험난한 결혼생활이 시작됐다. 신문기자인 남편은 술독에 빠져 한 달에 서너 번 집에 들어올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담담히 넘겼다.

"저는 부부 문제에 았어서 아내는 현명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요."

부부의 개념은 변했다. 참으면서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식 보고 살고 체면 때문에 사는 시대는 지났다. 정말 불행하다면 이혼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결혼도 하는데 왜 이혼은 못하는가? 다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 문제를 개선하려고 얼마만큼 노력을 했는지, 최선을 다했는지 그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TV 드라마가 문제예요. 드라마 보면 애인이 너무 멋있게 그려지죠. 그 애인도 집에 들어가면 똑같은 남편이고 아내일 뿐인데. 누구나 멋있는 남자임을, 예쁜 여자임을 인정받고 싶어 해요. 그런데 이걸 각자 다른 데서 인정을 받으려고 하니까 문제가 되죠. 부부 사이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상담 이유는 섹스리스, 그리고 배우자의 외도 순

상담소에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너무나 힘들다는 한 여자가 찾아왔다. 남편은 휴대폰이 2대인데 하나는 일반 전화이고, 또 하나에는 여자 12명의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바람을 피우기 위해 남편은 정관수술도 했다는 것이다. 아내가 몇 차례 찾아온 후 남편을 만났다. 세상 사람 절반이 여자라는 남자였다. 골프연습장에 가면 발에 걸리는 것이 여자이고 술자리에서 여자, 남자가 어울려 노는 것이 너무도 좋다는 남자였다. 세상 모든 것이 '장밋빛 인생'인 이 남자를 어찌해야 할지 참 난감했다. 달콤한 초콜릿을 입에 물고 있는 사람에게 몸에 해로우니 먹지 말라고 해도 절대로 뱉지를 않는다. '바람'이 이와 같다.

"살기 위해 싸우는 거라면 안 살 것처럼 치열하게 싸우지 마세요. 살려면 그 사람 가슴에 비수를 꽂으면 안 되죠. 남편은 제가 차 한 잔 마시자고 할 때가 제일 무섭다고 해요."

김영희씨가 말하는 대화의 기술이다. 지혜롭고, 현명하게, 그리고 부딪히지 말고. 이것이 대화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분명히 전하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어 상대가 그 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바로 화제를 바꿔버린다. 해야 할 이야기를 분명히 전하면서도 남편의 자존심을 챙겨준다. 툭하면 '당신 있잖아'로 시작해 사돈에 팔촌까지 다 끄집어내 이야기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비난이고 싸움이다. 같이 살 사람인데 고양이처럼 할퀴어봤자 무슨 이득이 있을까? 똑똑하게 따지지 말고 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30~40대에 부부가 위기를 잘 넘기면 1차 관문은 통과다. 그때가 제일 위험한 시기다. 50대부터는 정으로 산다. 그런데 그 정을 30~40대에 쌓아놓아야 한다. 사랑할 때 쌓아놓는 것이 바로 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60대에 '절대자'다. '우리 남편 없으면, 우리 아내 없으면 못 살아' '너는 나한테 없으면 안 되는 절대자', 그것이 바로 부부다.

"질병은 초기에는 치료하기 쉽지만,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진단하기는 쉬워지지만 치료하기는 어렵죠. 결혼생활도 그래요. 매일매일 보이지 않는 작은 금이 가게 마련이죠. 그 금을 메우지 않고 참으면 나중에는 너무 벌어져서 손을 쓸 수 없게 돼요. 사랑은 가꿔 나가는 겁니다. 방치하지 마세요."

 
부부 행복학 개론

1. 진짜 가까운 게 부부입니다.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말은 상대를 태우고 자신도 태웁니다. 명심하세요.

2. 잘못을 지적한 사람에게 맞서지 말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세요. 큰 싸움으로 가지 않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3. 잔소리를 하더라도 온화한 말씨로 짧게, 아주 짧게, 1분을 넘기지 마세요.
4. 상대를 외롭게 하지 마세요.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듯이 마음이 고프면, 마음도 먹어야 한답니다.

5. 상대를 1백 점에 맞추어 비난하지 마세요. 장점을 찾아 점수를 올려주세요. 서로의 장·단점을 공유할 때, 행복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6. 남편(아내)에게서 칭찬을 받는 그 순간 아내(남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7. 당신의 아내와 남편의 자존심을 살려주세요. 그것이, 나를 높이는 길입니다.
살기 위해 싸우는 거라면 안 살 것처럼 치열하게 싸우지 마세요. 살려면 그 사람 가슴에 비수를 꽂으면 안 되죠. 남편은 제가 차 한 잔 마시자고 할 때가 제일 무섭다고 해요 .

 

출처: 우먼센스
기획 심효진 기자
취재 김현화(프리랜서)
사진 주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