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제대로 알기

식도락은 살면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하지만 현대를 사는 사람들 상당수가 알게 모르게 음식 중독에 빠져 있다. 장시간 공복 상태를 통해 체내 독소를 배출하고 망가진 신체 밸런스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간헐적 단식은 어떨까.

간헐적 단식의 좋은 예

탄수화물 중독, 당 중독, 나트륨 중독, 인공색소&첨가물 중독…. 거기에 잘못된 정보로 인한 각종 영양소의 과다 섭취…. 먹고 싶은 대로 먹은 음식이 주는 부작용이다. 지난 3월 17일 방송된 <SBS 스페셜>의 ‘끼니 반란’ 편은 음식이 너무 많아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간헐적 단식을 소개했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실로 폭발적이었다.

간헐적 단식이란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16~24시간의 공복 상태를 만드는 것으로 6개월 이상 지속하면서  그 외의 시간에는 충분한 식사로 장기간 다이어트로 인한 식욕 스트레스 요인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에서 지켜야 할 것들은 간단하다.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는 저염분,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단이나 원푸드 등으로 일반식과는 거리가 좀 있다. 그리고 독하게 다이어트를 해서 체중 감량에 성공했어도 일반식으로 돌아가면 요요 현상이 찾아와 더 괴로워지곤 한다. 그러나 간헐적 단식은 특별한 식단이 없고 일반식을 먹어도 된다. 오히려 당뇨병, 치매, 암을 예방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성장호르몬 IGF-1의 생성을 떨어뜨려 노화 및 질병 유발을 억제해준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의대 발터 롱고 박사는 ‘단식을 하면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성장호르몬 IGF-1은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성장발육 및 유익한 영향을 미치지만 성장이 끝난 성인의 경우는 노화를 가속시켜 암이나 치매,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호르몬이다. 왜소증 환자들이 암에 걸릴 확률이 낮고 노화로 인한 질병이 생기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공복 시간 동안 IGF-1의 호르몬 생성이 억제되어 노화를 늦추고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또 간헐적 단식 방법은 음식 섭취를 절제하기 때문에 체지방 감소 효과는 물론 인슐린 수치를 떨어뜨린다.

 

이런 효과 때문일까? 스타들도 직접 간헐적 단식에 돌입한 후기를 전하며 간헐적 단식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배우 김준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간헐적 단식 열풍에 동참하고 있음을 알렸다. 탄탄한 11자 복근과 늘씬한 보디라인으로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녀는 일주일에 1~2회 정도 저녁 식사를 거른 상태에서 16~24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한 식습관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공형진도 예전부터 1일 1식을 해왔고, 인스턴트 음식 피하기와 절주를 통해 10kg 감량은 물론 피부가 더 좋아지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간헐적 단식의 나쁜 예

모든 식이요법이 그렇겠지만 간헐적 단식 역시 주의할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간헐적 단식이나 1일 1식은 자칫하면 과식이나 폭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임산부 등은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보다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간헐적 단식 방법이 과식이나 폭식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은 낮 시간에 단식하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라마단 기간에 음식 소비량이 오히려 1.5배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너무 욕심 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만약 아이들이 무차별적으로 다이어트를 한다면 다이어트를 무작정 말리기보다는 1일 1식, 간헐적 단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을 수 있는 것을 설명해주는 게 좋다.

 

금식 기간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유지하는 경우에도 인체 활동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방해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영양 결핍에 의한 탈모, 피부 노화는 물론 금식에 의한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간헐적 단식을 중도 포기한 경우에는 이전보다 더 살이 찌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무리한 금식 이후 이어지는 폭식,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금식 기간 동안 최소한의 에너지로 활동하며 영양분을 몸에 저장해두는 우리 몸의 자기보호기제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몸에 맞는 식이요법을 찾고자 한다면 비만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간헐적 단식의 구체적 방법

간헐적 단식의 방법은 16 : 8 법칙과 5 : 2 법칙으로 나뉜다. 5 : 2 법칙은 일주일에 5일은 일반 식단으로 먹고 2일은 단식에 가까운 절식을 하는 방법으로 남자는 600㎉, 여자는 500㎉를 섭취하는 것이다. 16 : 8 법칙은 하루에 8시간 먹고 16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면 된다. 일주일에 3회 정도 시행하고 자신의 몸에 익숙해지면 매일 8시간 동안 2끼를 먹으면 된다. 특히 16 : 8 법칙은 기존 다이어트와는 다르게 자신이 정한 8시간 이내에는 칼로리 계산 없이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5 : 2 법칙은 5일은 적당히, 2일은 단식에 가까운 절식으로 먹어주는 것이 포인트다. 일주일 중 닷새는 먹고 이틀을 굶는다고 간헐적 단식이 아닌 것! 5일을 폭식하거나 거꾸로 5일마저도 지나치게 절식한다면 오히려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없다. 5일은 평소와 비슷한 양으로 먹되 음식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 트랜스지방, 액상과당은 금하고 단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되, 단백질과 채소는 충분히 먹는다. 리셋의원 비만클리닉의 박용우 원장은 2일간 물만 섭취하고 완전히 굶는 것보다는 남성은 600㎉, 여성은 500㎉ 정도를 섭취하면서 미량의 영양소를 공급할 것을 권한다. 단식을 하는 2일은 연속이어도 상관없지만 2일간의 단식은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유지하기엔 다소 힘이 부치므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간헐적 단식이 힘들다면?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은 가장 바람직한 식사 방법으로 3끼를 규칙적으로 먹으면서 매끼를 약간 비우는 하루 3끼 절식 내지는, 일정 기간은 적게 먹고 일정 기간은 몸이 요구하는 만큼 먹는 하루 3끼 절·온식을 추천한다. “절식의 정도는 그 사람의 환경, 심리,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30~80%로 조정할 수 있어요. 하루 3끼 절식은 체중 감량을 빠르게 해야 하거나 미각 통제력이 우수한 사람들에게 바람직하며, 하루 3끼 절·온식은 체중 감량의 속도보다는 스트레스 완화에 더 주안점을 두는 경우에 적절합니다. 배는 적절하게 달래면서도 뇌에게는 확실하게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방법입니다.”

간헐적 단식이나 본격적인 단식을 하는 것도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하루에 1끼 정도는 밥 대신 녹즙기로 짠 당근주스나 사과주스, 레몬주스 등을 가볍게 먹는 것도 건강에 좋은 방법이다.

간헐적 단식의 진정한 의미

간헐적 단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언제 안 먹는지, 또 얼마나 안 먹는지에 대해서만 알고 싶어 한다. 간헐적 단식을 하지 않고 소식만 꾸준히 실천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효과는 볼 수 있다. 하루에 2끼를 먹느냐 1끼를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간헐적 단식은 위장에 휴식을 주고 노폐물을 배설할 시간을 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단식의 핵심은 단순히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적지만 효율적으로 먹는 것이다. 하루에 한 두 끼만 먹는다고 해도 너무 많이 먹거나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는다면 간헐적 단식도 무의미해질뿐더러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