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삶/사단법인 정인 사회복지회

재활의 꿈 담아 ‘반죽’ 희망이 부풀어오른다

예인짱 2011. 6. 10. 14:17

[사람과풍경] 재활의 꿈 담아 ‘반죽’ 희망이 부풀어오른다

등록 : 20110610 10:01

 

정신장애인 일터 해피베이커리
대구 달성군 ‘마을기업’ 선정
직원 7명…질좋은 재료 고집
“제빵 배우며 자신감도 생겨”

 

» 9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해피베이커리 개소식 준비를 하던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쁘게 웃고 있다. 정인사회복지회 해피베이커리 제공
9일 오후 대구달성군 화원읍에 해피베이커리가 문을 열었다. 정신장애인 사회복지시설인 해피하우스가 재활을 하려는 정신질환자들을 돕기 위해 프로그램을 짜 달성군에 내자 달성군이 ‘마을기업’으로 선정해 사업비를 지원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제과·제빵기술을 익힌 장애인들이 어엿한 빵집을 내게 된 것이다.

 

이곳에는 빵 만드는 직원 4명, 비상근으로 빵을 포장하는 직원 3명 등 7명이 일한다. 물론 7명 모두 정신질환을 앓았던 이들이다. 그동안 근처 군부대나 공장 등에서 주문을 받아 단팥빵, 소보로, 카스텔라 같은 빵을 만들어 납품해 왔다. 빵 만드는 일은 자신이 붙었는데 판로를 뚫기가 만만치 않다.

 

장애인들이 만드는 빵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일부러 주문해 주는 이들도 많지만, 여전히 장애에 대한 편견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편견을 깨려고 밀가루와 버터 등 질이 좋은 재료를 고집하고 각별히 더 위생적으로 만들려고 애쓴다.

박수영(40·가명)씨는 “스스로 좁은 우물에 갇혀 있었는데 제빵 기술을 배우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사람들과도 두루두루 어울릴 수 있게 됐다”며 “해피베이커리에서 실력을 더 닦아서 독립창업도 꿈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빵집은 ‘착한 영업’도 계획하고 있다. 후원회원들에게 후원금을 받아 그 밑천으로 쿠키와 빵을 만들어 다른 사회복지시설이나 홀몸노인 등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도움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가진 제빵기술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빵으로 다시 후원을 하려는 것이다.

빵집은 하루에 빵 1500개를 만들어 팔아 한 달에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일자리 2개를 늘려 모두 9명이 함께 일하는 빵집을 꿈꾸고 있다.

 

이무희 정인사회복지회 해피하우스 시설장은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던 사람들은 치료를 받은 뒤에도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빵을 만들어 팔고 홍보하는 일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일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출처;www.hani.co.kr/arti/society/area/48213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