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여인국(東女國) · 자바 |
중국 당(唐)나라(618~907)의 역사서 「구당서 · 舊唐書」 에는 아주 놀라운 사실이 숨어있습니다. 1500년전 지구상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춘 어느 신비한 왕국에 관한 것입니다. 그 이름은 동여국(東女國). 전설로만 생각해왔던 여인의 땅, 여인의 왕국입니다.
오랜 옛날 크고 작은 80여개의 성을 다스리며 만여명의 병사와 수백명의 시녀를 거느렸던 동여국의 대여왕. 그녀는 닷새에 한번씩 신하들을 불러모아 국사를 논하곤 했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귀족들 역시 대부분 여자였습니다. 이 땅에서 남자들의 역활은 일개 하인과 병사일 뿐 동여국은 그냐말로 여인들의 천하였다.
동여국(東女國). 알면 알수록 더욱 더 마음을 사로잡는 신비의 땅! 이 여인국의 풍습이 아직까지 지구상에 남아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중국과 티베트 사이 한반도 두배 크기였던 동여국. 역사에서 홀연히 사라진 여인왕국을 찾아 중국 청도에서 꼬박 사흘을 달려왔다. 해발 4718m의 고산지대. 만년설 덮인 저 산너머 어딘가에 있을 동여국. '간즈 티베트족 자치주'. 1500년만에 그 모습을 드러낸 여인국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2003년 중국에서 주혼대협곡(走婚大狹谷)이 발견되었습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 밤에만 만나 교제한다는 주혼(走婚, 결혼하지 않고, 밤에만 만나는 애정관계). 협곡에 자리한 그 주혼마을이 바로 '자바'였습니다. 한 오지 탐험가에 의해 발견된 '자바'의 주혼풍습은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처음 자바를 발견 했을 당시, 자바인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자유 연애만 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연애는 분명 순수하고 아름다운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지탐험가 뤄러(35)
무엇보다도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파방즈(벽타기) 즉 '벽타기 풍습' 이었습니다. 깊은 밤 도둑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벽을 기어오르는 남자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의 방에 들어가기 위해 '끙 끙' 안간힘을 쓰는 이 남자. 마침내 맨손으로 10미터 벽을 기어올라 그녀의 방에 들어가는데 성공합니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다음날 새벽 남자는 여인의 집을 나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자바 마을의 오랜 전통인 '벽타기 풍습'.
"벽타기 하다가 떨어진 사람이 많아요 나도 떨어진 적이 몇번 있는데요"- 잠채로부(36) 자바에서 주혼을 시작하는 나이는 18살 성년식을 치룬 다음부터 가능합니다. 상대를 고르는 일은 절대적으로 두사람의 마음에 따를 뿐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주혼할 때 지켜야 할 규칙이 또 있습니다. "첫째, 같은 마을 사람 끼리는 주혼할 수 없어요. 둘째, 주혼을 해도 양쪽 집안은 서로 상관 안하고요. 셋째, 여자측에서 주혼을 거부하면 그걸로 끝이에요." - 런전이마(28)
결혼이 아닌 교제의 관계. 연인의 관계이기 때문에 남녀 모두 여러 명과 주혼할 수 있습니다. 평균 10명 안밖인데 일생동안 백여 명과 주혼한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주혼의 장점은 자유로운 연애예요. 속박이나 의무가 없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솔직할 수 있죠. 사랑이 식으면 관계도 끝나는 거예요." - 런전이마(28)
어느 한쪽의 마음이 변하면 그 즉시 끝나버리는 주혼, 하지만 결혼한 적이 없으니 이혼도 없고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의 양육이나 교육은 전적으로 어머니가 책임지기 때문입니다. "모계사회인 자바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여자가 남자의 집으로 시집가지 않고 남자도 여자의 집으로 장가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류옹(서남 민족대학 역사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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