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상담심리학

J.H 반더호프 - 내향적 감정형

예인짱 2007. 11. 28. 13:21
1차 출처 : Dr. J. H. van der Hoop, Lecturer in Psychiatry, Amsterdam, Conscious Orientation, pp. 87-91, translated 1939 by Laura Hutton, B.A. Lond., M.R.C.S., L.R.C.P.
2차 출처 : "The Introvert of Feeling-Type" by TrueHeart
(TrueHeart님의 주석 : 몇몇 이유로 저자/역자는 '본능'을 '감각'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내향적 감정형은 내적 이상에 따라 감정태도를 정함으로써 지원과 안내를 구한다. 감정의 움직임은 외부로부터 숨겨지고, 우리가 감정형을 다루어본 바로는 말이 별로 없다. 감정은 특히 내적 조화를 추구한다. 삶이 아름답고 잘 균형잡히면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들간에 올바른 관계가 형성될 것임을 발견하려 하면서. 그러나 현실은 대개 이런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 내향적 감정은 그런 경험에 취약하다. 민감한 식물처럼 감정적으로 되는 이런 약점은 이 유형의 가장 독특한 특징이다.

내향적 사고형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여기서도 내적 안정과 외부행위의 불확실성 간의 대조에 주목한다. 그러나 내향적 사고자는 이런 저항에 부딪치면 삶의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지만, 감정형의 개인은 내적 민감성과 열정적 신념의 기묘한 혼합물인 깊은 감정에 따른다. 이들은 이상의 건전함을 절대적으로 확신하지만, 이는 세상에서의 이상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무력감을 동반한다. 그러나 감정은 유대를 만들고 사회적 접촉으로 주의를 돌리려 하므로, 그들은 세상을 거부하지 않는다. 영원히 반복되는 세상 및 타인과의 충돌에도 그들은 양쪽 다 자신들을 사랑하리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감수성을 가면 뒤에 숨긴다. 가면은 유치하거나 단순하거나 진부하고 쌀쌀맞거나 우호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가면 뒤에서, 이해하려는 누군가와 이상을 구현할 단체를 탐색한다. 그들은 실망하면서도 여전히 마음 깊숙이 감정의 이야기를 절대적으로 믿는다. 비록 감정을 명료한 말로 표현하기가 불가능할지라도, 자신과 일치하는 것과 불일치하는 것에 대해 내심 꽤 확신한다. 겉보기에 그들의 감정은 매우 뚜렷하지는 않은데, 이것이 침범당할 때 내부로 움츠러드는 경향 때문이다.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는다면 감정은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감정을 속으로 삭일 시간을 가진 후에도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가면은 진짜 감정을 숨긴다. 그래도 매우 개인적인 어떤 감정은 때로 눈에 띄게 드러난다. 어느 순간 어느 관계의 사람에게 낱낱이 표현하게 된다. 이는 특히 두 가지 상황에서 곧잘 일어난다. 타인과의 진실한 교제를 이룰 때와, 고도의 정서적 흥분상태에서 위협받는 이상을 옹호할 때다.

첫째 경우는 매우 깊고 상호이해적인 관계에서 갑자기 일어나 그들의 풍부한 마음을 자신있게 열어보인다. 때로 이런 접근은 자신의 약점을 지키고자 갑자기 뜻하지 않게 중단된다. 비인격적이고 미미하고 다소 하찮아 보이는 사람에게 감정이 자극받을 때는 개인적 관점에서 갑자기 폭발할 것이다. 그것은 확신과 함께, 관심을 강요하는 감정적 압력과 함께 표현된다.

또한 그들은 정서에 들어맞지 않는 모든 것에 극도로 완고하게 저항한다. 이런 저항은 고상한 감정적 동기에 기초해 정당화된다. 그러나 강경한 어조의 표현이라는 수단은 외부세계에 부적합하다. 결국 그들은 거의 늘 오해받고 많건 적건 이런 상황에 체념하는 경향이 있다. 분명한 의지와 조화지향의 대립과 불확실한 방식의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그런 오해는 이들 삶에 몇번이고 일어난다.

어린 시절 그들은 부드럽고 공상적이고 다소 수줍어하나 이따금 맹렬한 감정폭발을 한다. 스스럼없는 환경에서는 무제한으로 쾌활해질 수 있다. 그러나 환경이 감정에 들어맞지 않는다면 격렬한 분노를 나타내고, 가혹함과 냉담함이 세상에 널리 퍼져있다고 바라본다. 결국 매우 이른 나이에 실망의 징후와 삶에의 불신을 보인다. 자신을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무력함과, 현실이 이상에 초래하는 영향 때문에 무력감과 열등감이 생긴다. 자칫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기 쉬워 죄책감으로 상당히 괴로워한다. 또한 감정은 영향력을 넓히는 경향이 있어서 그들의 전 존재가 깊은 불행에 빠질지 모른다. 그러나 다른 때엔 누군가와의 진실한 정서적 교제가 고요하고도 거대한 기쁨으로 그들을 채울 것이다. 이제 그들은 다시 새로운 시각과, 자연과 인간 모두를 포용하는 종교적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또한 타인과의 직접접촉이 외향형보다 덜 필요해도 추후 이들의 행복은 그들이 만들 수 있는 정서적 애착여하에 좌우될 것이다. 시와 음악에 표현된 타인의 감정, 소설과 전기 읽기를 통한 실감, 심연의 정서적 경험은 세상 속에서 편안한 기분이 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 낯선 이들로부터 조심스레 숨겨지는 정신적 삶의 발전은 이런 식으로 표현된다. 예컨대 거대한 저항과 함께 드러나는 신비스런 경건함이나 시적 형식으로.

이 감정형은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견된다. 외향적 감정형 여성이 자기 주변에 조화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반면, 내향적 감정형 여성의 풍요로운 마음은 조화라는 최상의 이상을 향해 몰래 주의를 기울이는 사랑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런 여성은 별로 말하거나 행하지 않고도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을 발산한다. 불명료한 형태로 표현되는 이런 유의 영향력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주변환경에는 매우 유효하다. 이 유형의 어머니는 밝고 헌신적인 외향적 감정형 어머니보다도 자녀에게 더욱 영향을 준다. 이런 여성들은 종종 그들의 이상 일부를 자녀에게 심고 기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도덕적 권위에의 관심을 유지하게끔 돕는 고요한 힘을 시험한다.

종교와 예술에서 정신에 더 깊은 충격을 주는 모든 표현양식이 그들에 의해 유지된다. 예술가건 과학자건 주로 정서적 삶의 문제에 이끌린다. 크나큰 관심과 정밀함으로 일에서 자신을 표현한다. 여기서 개인적 감정형의 고집과 헌신이 다시금 명백해진다. 내적 감정에 형태를 부여할 때(일례로 시에서는) 모든 표현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일반적으로 수용되지만 그들에겐 별 의미없는 사회적 형식은 무시할 것이다. 아니면 겉으로는 진부하고 단순한 표현형식을 쓰면서 이면에는 보다 진실하고 순수한 감정이 때로 뜻하지 않게 빛난다.

강한 도덕적 신념의 지시하에 있는 의지는 이들의 심리적 주요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합리적 유형보다 덜 뚜렷하다. 지배적 활동은 내면으로 향하고 감정은 보다 간접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가장 뚜렷한 것은 이들의 특징인 강한 의무감과 충실한 의무이행이다. 그들의 활동은 빈번히 낙담한 기분으로 시달린다. 이때 염세적인 느낌에 빠져 길을 잃고 이해받으려는 노력을 포기하거나 환경을 바꾼다. 그 기분에서 회복된 후엔 대개 자기 잘못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도덕적 자기비판이 따르는 이런 접근은 내향적 감정형의 삶에 필수요인으로 나타난다. 그들은 외향적 감정형과 달리 타인비판에 그치지 않는다. 자기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은 내면의 도덕률이며, 직관적으로 거기에 속박되는 느낌이 든다. 외향적 감정형은 외부세계가 이상과 불일치해도 외부세계와의 조화를 위해 자신을 억제하지만, 내향적 감정형은 그런 갈등을 좀더 알고 있다. 조화를 위해 욕구를 제한, 배척하는 활동은 다른 면에서 해롭다. 조화를 깨는 모든 것을 이상적이고 좋은 것과 반대된다는 부정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이들이 세상이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는 불가능하고, 사물과 이상적 요구 간의 끊임없는 비교는 과장되게 비판적인 관점을 부여한다. 이 관점은 자기 삶에도 적용되므로 세상에 대한 신뢰만큼이나 자신감도 손상된다. 이는 삶의 행복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상에 딱 들어맞지 않는 대상이라도 발전될 가치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본능적 삶은 감정의 힘을 조절하는데 매우 광범위하게 종속된다. 도덕적 신념과 본능적 충동의 관계는 마음 속에서 해결되므로, 외향형보다는 외부세계를 위한 요구로부터 덜 위험하다. 본능적 느낌은 이상에 종속된다. 동시에 본능적 삶에 대한 너무 강력한 억제가 있는데 그 경우 정서적 삶의 균열보다는 오히려 어떤 쓸쓸함과, 참된 충족 없이 삶이 흘러간다는 느낌에 이를 것이다. 모든 쾌감과 몇몇 도덕적 가치를 연결짓고, 더욱 만족하지 못할 때 자신을 비난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직관도 내향적 감정의 권위에 지배된다. 직관은 타인에의 표현보다 감정의 내적양상에 더 영향을 준다. 그것은 심상보다 개념으로 감정의 법칙에 형식을 부여한다. 직관의 발달은 내향적 감정이 실생활과 예술 모두에서 표현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직관은 종교적 삶에의 연결을 제공한다. 이때 감정적 양상엔 특별한 발전이 있다. 신, 동포와의 내적 도덕적 일치는 감정형에겐 황홀한 경험이나 철학적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 감정의 우세는 조화로운 관계를 위한 안전한 탐색과, 도덕, 사랑, 정의의 시각에 실린 무게에서 드러난다.

대개 사고는 이들 삶에 아주 필수적이진 않다. 그들은 자신을 가르치고 양심적으로 이용하고자 사고형식을 수용하지만, 감정이 하는 판단만큼 긴요하지는 않다. 사고과정에서 그들은 감정적 선입견을 논하고, 종종 남이 다루는 논리범위를 떠나서는 조금도 논리적 사고에 착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