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상담심리학

부부문제의 정신치료

예인짱 2007. 9. 20. 10:27

부부와 결혼

결혼하여 부부가 되는 것은 우선 종족의 번영과 보존을 위한 짝짓기의 생물학적 과정으로서 신체적, 성적 구조와 기능의 성숙과 건강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사회적으로는 천륜을 낳는 인륜으로서, 안으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포함하여 가족 구성원들의 생존과 안녕을 이루며 밖으로 사회, 국가의 역사를 계승하며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가정을 이루는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

심리적 측면에서 볼때 결혼을 하여 부부를 이루는 동기가 되는 것 중에는 어릴적 부모(특히 어머니)에 의해 유지되었던 안정된 가정환경 속에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던 소아기 패턴에 따라 살려는 바램이 있다. 정서적인 의존, 굴종, 허영, 적개심 등을 포함하는 소아기 정서패턴 (특히 어머니에 대한) 의 온갖 태도를 다 갖고 남성은 여성에게 반응하며, 이 역동은 짝짓기 역동이나 성 보다도 훨씬 강한 힘으로 작용한다. 여성 역시 그녀의 소아기 패턴에 따라 좌우되며 자녀를 위한 경제적 안정이나 좋은 아버지의 필요 등이 작용한다. 그러므로 전통적 의미의 결혼은 변화의 물결을 견디고 존속할 것이다.

전통적인 부부에서 남자는 직장을 갖고 가족의 수입원이 되며 외부와의 접촉을 유지하고, 체격과 체력이 우세하며, 가정과 자녀에 대한 법적 권한도 크다. 여성은 표면적으로는 약세에 있어 보인다. 그러나 더 깊이 보면 여성은 남성이 애착해 있는 대상으로서 그의 생존을 좌우하며 그의 전체 정서생활을 구성하던 전능한 어머니와 같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자녀의 출생, 성장과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좌우하는 가정에서 기둥이 되는 부부관계의 성공여부는 다음 9가지 구성요소의 합산에 좌우된다.

① 사랑(애정) ... 가까이 있고자 하며, 공감하고, 이기적인 욕구나 저의없이 배우자의 복지를 바라고, 충실히 지속하는 것.

② 性的 매력과 욕망과 기능과 즐김

③ 어느정도의 로맨스 ... 연애감정 같은 것

④ 부모역할 ... 만족감을 갖고, 자식의 요구를 감당함.

⑤ 책임 ... 양육, 생계유지, 가사 등

⑥ 성숙(maturity) ... 양육받는 어린애의 태도에서 양육하는 부모의 태도로, 또, 자기 중심적인 받음에서 주는 태도로의 성숙, 충실함, 공감, 이해, 감사, 지지 등의 태도

⑦ 맞물림 (fit or mesh) ... 상기 ①-⑥의 능력들이 갖춰지고, 소아기 정서 패턴에서 벗어나 성숙한 태도와 감정을 가졌을수록 가족내에서 자유롭고 화합하기가 쉽다. 이들 영역에 장애가 있더라도 그 장애가 부부간에 잘 맞물려 있으면 상당히 좋은 가정생활이 가능하다.

⑧ 대조 (contrast) ... 내부적인 소아기 상황에 대해 반응적인 역동이 맞물려지려면 어릴적 상황과 결혼 상황사이에 대조가 너무 크지 않아야 한다.

⑨ 지능, 신체건강, 사회경제적 요인 등.


이상적인 부부관계는 일심동체(一心同體)로 표현되듯이 대화가 잘 통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 바탕으로 배우자를 대함으로 이루어 진다. 그러나 그 이전에 부부는 이심이체(異心異體)란 사실, 즉 자기 열등감이나 손상된 자존심을 보상할 필요에서 자기의 연장으로 보지않고, 독립된 인격을 가진 다른 존재임을 받아 들여야 한다.



부부 문제

타인과 친하게 가까이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직장, 단체, 친지와 같은 비교적 느슨하며 변경 가능한 관계들에서도 꾸준한 조화는 쉽지 않다. 하물며, 평생동안 가장 밀접한 관계로 묶여 있으며 육아의 부담까지 지게되는 부부관계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타인과의 정서적 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성격의 무수한 차이 때문이다.

태어나서 6세까지에 부모로 부터 받은 대접의 정서적 신체적 영향과 압력에 의해 소아기 정서 패턴의 충동과 감정과 반응이 각 개인의 기본적인 동기를 이루고, 이 패턴은 일단 형성되면 평생 지속하여 인격의 핵심이 되고 운명적으로 항상 작용한다. 이것이 부부가 결혼에 이르게 하는 힘이 되고, 서로 가까와지게 한 상호간의 욕구(mutual need)가 좌절되면 적개심이나 도주(flight)를 일으켜서 때로는 헤어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우선 배우자를 선택하게 되는 심리적 요소를 살펴보자.
어릴 적 처럼 가정속에 있게 되는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결혼하게 되는 보편적인 소망과 함께, 개개인의 특정한 소아기 패턴이 특정한 영향을 끼친다. 부모와의 어릴 적의 불만족스러운 관계의 실망으로 부터 벗어나서 결혼으로 새로이 시작할려는 소망이 있는 경우에도 이들 첫 애착 대상 (first-love object!)에 대한 강한 무의식적 연결 때문에 어릴적 경험을 강박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배우자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식적으로는 '장점' 때문에 배우자를 선택하나 무의식적으로는 자신과 같은 문제 (즉, 정서발달의 같은 시기가 정체된 데서 생기는 장애)를 갖고 있는, 같은 수준으로 미숙한 배우자를 흔히 선택한다.

부부치료에서 흔히 드러나는 사실이, 처음에는 부부가 서로 이끌리게 하였고 뒤에 가서는 서로 상대방에 대해 불평하는 그것이 그들 자신의 바라지 않고 거부된 부분의 투사 (projection of unwanted and repudiated bit)인 수가 많다.

Institute of Marital Studies 에서 부부들에 대한 임상경험결과 부부 상호작용 과정의 이해에 중심적인 것으로 부각된 개념들을 보면

① 성인기의 문제와 부부관계에서의 소망, 두려움, 환상들의 패턴이 각 배우자의 소아기적 경험에서 나온다.
② 배우자를 선택하고 그 관계를 지속하며, 거기에 특별한 성질을 부여하는 밑에 깔린 동기는 의식적인 것 만큼 무의식적인 것에도 관계된다.
③ 부부관계 속에 작용하는 공유된 환상이나 방어의 체제가 존재하며, 이것이 부부가 서로에게 바라는 것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 계약에 이르게 한다는 것들이 드러나는데 이들 기전을 보면 결혼(부부)이 그 자체로서 하나의 정신적 단위 (psychic entity)라는 걸 이해할 수 있다.

부부문제가 어떻게 발생하고 지속되는가를 보려면 각각의 배우자가 자라 온 가족상황(context)와 그들의 부모로 부터 내재화된 부부(partnership)와 부모(parenting)의 모형(model)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Dicks(1967)는 개인이 어릴 적 애정 대상(earlier love object!)과의 양가적인 관계에 기반을 둔, 자신과 배우자의 행동에 대한 강력하게 새겨진 역할 모형(Strongly `built-in' role-models)을 갖고 있음을 관찰했다. 부부관계의 친밀함 속에서 이들 어릴 적 대상관계 패턴에 대한 무의식적인 현실검증이 있다 하였다.

용납될 수 없는 충동이라고 느끼는 것을 조절하거나 심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 개인은 다양한 방어기제를 이용하게 되는데 결혼에서는 흔히 공모 (collusion ; an unconscious agreement)를 해서 배우자 사이에 상호간의, 또는 상호보완적인 방어를 유지케 된다. 이것은 자신과 배우자 내의 두렵거나 용납할 수 없는 충동이 나오면 일어날 파국에 대한 공유된 환상에서 생긴다. 부부문제에서 이런 왜곡된 지각은 각 배우자의 과거 경험에서 일어나며 완강히 견지되고 현재 상황과 경험에 의해 조정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상호 방어기제에 기초한 결혼은 처음엔 잘 되어 갈수 있으나 위기 사건이나 출산, 자녀의 분가 등과 같은 가족생활 주기의 영향 등으로 큰 변화가 닥치면 장애를 일으킨다.




부부문제의 정신치료

부부치료의 주요 접근법들 사이의 구분은 부부불화를 개념화하는 촛점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이론상의 강조점의 차이에 있으며 치료실제에 있어서는 일치점이 많다.
① Rational Emotive Marital Therapy (REMT)
② 행동적 부부치료(Behavior!al Marital Therapy)
③ 정신역동적 접근(Psychodynamic Approach)
④ 체계적 접근(Systems Approach) 의 순서로 치료촛점의 연속선을 설정해 볼 수 있다.


REMT 에서는 부부장애(marital disturbance)나 부부 불만족(marital dissatisfaction)이 있는 부부의 한쪽 또는 양쪽 배우자 개개인에 촛점을 두고, 파국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개인이 정의(define)하고 있는 것에 관한 절대적인 인지(devout absolutistic cognitions; musts, shoulds 등) 를 상대적인 인지 (non-devout relative cognitions ; wants, desires 등)로 바꾸어 줌으로서, 비적응적인 인지를 문제삼고 해결한다. 기본적인 철학적 가정 (basic philosophical assumptions)을 바꾸도록 치료자가 능동적, 지시적으로 개입한다.

행동적 부부치료에서는 배우자 간의 상호작용에 촛점을 두고 개인의 만족은 배우자의 반응을 조건으로 하는 걸로 보며 배우자 간에 만족스럽지 못하고 보상적이지 못한 것으로 경험되는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결함, 문제해결과 협상기술 등을 만족스럽고 보상적인 상호작용으로 바꾸도록 한다.

정신역동적 접근에서는 부부를 심리적 단위 (psychic entity)로 보고 부부간 긴장은 애초에 서로 이끌리게 된 원인이기도 했던 정신역동 (母子, 母女 관계가 부부관계에서 재현되는 것 등)의 균형이 안잡힌 것을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한다.

체계적 접근에서는 가족에 촛점을 두고 부부는 상황(context)에 의해 수립된 제한(parameter)을 따라 움직이는 하위 체계로 보고 부부간과 다른 하위 및 상호체제와의 관계를 조정한다.

이들 여러가지 부부치료 이론들 사이의 통합은 문자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 치료를 통해 얻어져야 할 것이다.

어떤 유형의 부부치료를 하든 그 효과를 볼려면 기본적으로 건전한 작업관계(sound working relationship)가 수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Bordin (1979) 은 치료동맹의 3대 요소로서 ① 결속(Bond) ② 목표(goals) ③ 과업(tasks) 을 제시하였다.
'결속'은 참여자들 간의 관계의 질을 말하고 '목표'는 치료적 여행의 목적지이며 '과업'은 이 목표을 성취하는 수단이다.


치료동맹에 영향을 주는 부부쪽의 요인들로는
1) 부부문제를 두사람이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2) 부부가 어떻게 해서 부부치료를 받기로 결정하게 되었나 (치료받도록 촉발한 사건, 자의성의 정도 등) 등이 있으며


치료자쪽 요인으로는 Broderick (1983) 이 조사한 결과를 참고하면 부부치료자는 대인관계 의존 욕구가 높고 인정받는데 민감하며, 권위나 사회적 규칙을 싫어하고, 소아기적에 친밀한 관계에서 상처를 입은 경우가 많으며, 부정(denial)의 기제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 바, 이런 인격특성과 치료자의 '부부(결혼)'에 대한 가치관, 개인치료 수련의 배경을 가진 치료자가 부부중 병난(sick)쪽을 너무 위하다가 다른 배우자를 동맹에서 제외시키는 경우, 치료자의 기술과 숙련도 등이 문제된다.

부부치료의 기관(Agency)에 관련된 요인으로는 부부가 부부치료를 위해 지원한 뒤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 경우 문제가 되고, 기관에 따라 첫 반응이
① 진단적인 모형 (부부의 욕구나 느낌 보다는 전문가의 견해와 진단에 비중)
② 적합성 (suitability) 모형 (기관의 정해진 활동에 맞는 대상만 선발)
③ 도움을 구하는 지원자 모형 (help-seeking applicant model ; take-it-or-leave-it attitude)
④ 타협된 일치 모형 (negotiated consensus model ; 부부의 문제와 그 문제를 공략할 방법에 대해 기관과 부부가 협상과정을 거침) 등으로 다른 것이 영향을 끼친다.

치료과정 동안에 치료의 결속, 목표, 과업 등의 동맹문제에 대한 대화의 창구가 개방되어 있어서 협상과 재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는 치료자와 부부는 견해차를 해소할 수 없어 조기에 탈락되거나 지속적인 좌절을 겪게 된다. 협상은 부부문제에 대한 이해의 공유와 그 기반 위에 건설적인 변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대안적 관점을 참여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개편해 나가는 과정이다.

. 결속의 측면에서, 부부치료자는 치료자와 부부간의 치료적 삼각구도에서
1) 공감의 대칭성 (empathic symmetry),
2) 공간적 대칭성 (spatial symmetry)
3) 시간적 대칭성 (temporal symmetry)
4) 도덕적 대칭성 (moral symmetry) 을 유지해야 한다.

. 목표의 측면에서는
1) 궁극적 결과 목표와 일련의 중간결과 목표,
2) 결과목표 와 과정목표
3) 현실적 목표와 비현실적 목표 등을 고려해야 한다.

. 과업의 측면에서는
1) 치료과업의 관련성과
2) 부부의 치료과업이 치료자의 과업과 어떻게 관련 되는지,
3) 과업수행이 목표성취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주지시키고
4) 효율적으로 과업을 수행할 수 있게 치료자가 도와주어 한다.


부부문제가 비교적 피상적인 것일 때는 공감적인 경청을 통해 문제를 터놓고 얘기하는 것으로 해소가 가능하며, 성격 속에 약간의 뿌리를 둔 문제는 때로는 통찰만으로 부부가 해결하게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성격속에 깊이 있는 문제로서 태어나서 6세까지의 어릴 적 외상에 대한 반응에 의한 것이라면 부부 한쪽 또는 양쪽에서 해결이 어느정도 돼야 화목한 관계가 성취될 수 있다.


장애된 소아기 관계가 교정되지 않는 한 그것은 친밀한 관계에서 나타나며, 특히 결혼관계에서는 거의 틀림없이 나타나게 된다.


소아기의 외상이란 주로 박탈, 지배, 경시등의 정상적 성숙을 저해하는 태도에 장기적으로 노출되어 '조건화(conditioning)'되는 것이며, 이것이 父母로 부터 시작해서 번져서 부부간에서도 작용할 때 부부불화가 되는 것이다.


이것의 교정을 위해서는 왜곡된 내적 감정의 교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곧 Freud의 "재교육(after-education)" 이며 Alexander 의 "교정적 정서경험(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 이다.


치유과정은
① 통찰
② 전이발달
③ 전이에서의 훈습
④ 실생활에서의 훈습으로 이루어진다.


부부문제에서는 치료자가 각 배우자의 패턴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이해를 해야 한다. 호전을 결정하는 것은
① 장애의 심한 정도 (얼마나 어린 나이에 장애된 패턴이 생겼고, 성격 속에 얼마나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펴져 있나)
② 성숙과 문제해결, 적응과 건강을 지향하는 힘의 크기
③ 조절 불가능한 상황과 우연한 사건들
④ 치료자의 성격과 기술 등이다.

결 론

"아이가 태어나서 사랑, 존경, 이해를 받고 자라면 신경증, 정신병, 범죄, 폭력, 불합리한 적대적 행동화, 전쟁, 가족내의 적개심 등은 안 일으킬 것이다. 그렇게 자란 개인들은 일하고 사랑하고 노는(play) 데에 있어 자유롭고 다음 세대의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워낼 것이다." 라고 Saul 이 말했다.

소아기의 장애된 대인관계 경험은 장애된 정서패턴이 되어 결혼생활에서 부부간의 갈등으로 재현된다. 부부문제에서 배우자들의 역동을 철저히 이해해서 해소하고 역동 사이의 맞물림에 균형을 회복함으로써 화목한 부부생활이 가능케 될 수 있다.

 

출처:마음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