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심리교실

미칠 줄 아는 지혜가 진짜 삶의 지혜다

예인짱 2007. 5. 23. 11:05
미친다는 뜻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병리학적 정신병에 걸렸다는 말이된다.
또 하나는 어떤일에 심취해 있다는 뜻이다.
"그 여자가 미치도록 좋아!" 할 때는 사랑에 취한 정도를 극대화한 표현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 미침은 "너 미쳤니?" 처럼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생각이나 행위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돈키호테는 어떻게 미친 사람이었을까?
50이 넘은 시골 영감이 기사 소설에 미쳐 갑자기 기사가 되겠다고
갑옷 입고 투구 쓰고 집을 나갔다.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지만 그 전까지
돈 키호테는 지극히 평범했다.


다만 심취한 정도가 남달리 지나쳤다는 것이 조금 다를 뿐이다.
보통사람의 경우 만화에 미쳤다고
슈퍼맨 복장을 하고 건물에서 뛰어내리지 않는다.
현실을 무시하고, 꿈에만 도취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돈 키호테의 이야기가 인기를 끄는 것은
온전한 사고나 생각과는 거리가 먼 모자란 행동을 하는
돈 키호테가 우스광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스광스러움 뒤에는
너무나 진솔한 면이 많다.
그는 현실과 꿈이 똑같아 우리 삶의 구도를 이루고 있음을 평범하게 말한다.


어느 날 만신창이가된 돈 키호테는 기사소설의 환상에 빠져,
지나가는 농군을 보고 "오, 만뚜아 백작님 ..."
등등 이상한 말을 퍼붓는다. 그러자 농군은 점잖게 대꾸한다.



"난 만뚜아 백작이 아니고, 영감님 집 옆에 사는 사람이오.
그리고 당신도 돈 키호테가 아니라
우리 이웃의 착한 노인네 아니오?"
그에 대한 돈 키호테의 대답이 명언이다.


"나는 내가 누구인 줄 아오.
그리고 또한 저 유명한 프랑스의 12기사보다 훌륭할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소."
그러니까 돈 키호테는 자기가 라 만차의 한 시골 영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동시에 그 시골 영감이 꿈과 이상을 가지고 살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문화 생활을 위한 비용을 제일 먼저 줄인다고 한다.
그러나 산다는 것이 돈만 먹고 사는것이 아니다.
우리 삶에는 돈과 현실 외에 우리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더욱 중시하는
마음터가 있어야한다.그것이 살아 있음의 진정한 맛을 되살려 준다. 굳이 문학이나
예술 감상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고, 좋아서 빠져드는 데가 있어야한다.

심취하고 빠져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좋아하는게 별로 없는 것이다.
그저 무덤덤하게 사는것이 점잖은것 같지만 그런 태도는
무덤에 가까워 지는 것일 따름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미치게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좋다.
미칠 줄 아는 지혜가 진짜 삶의 지혜다 ....


고大서어서문학과 민 용태 교수의 글 가운데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