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의 삶/건강한 모델교회

셀그룹교회 제3의 물결인가?(2)

예인짱 2009. 2. 26. 13:35

셀그룹교회
제3의 물결인가?(2)

 


서울의 Y침례교회. 이미 30년 전부터 제자훈련으로 성장한 교회다. 많은 평신도 일꾼들이 배출됐다. 그러나 이 교회는 지금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제자훈련을 통해 거쳐간 많은 젊은이들, 적게 잡아도 2000여명에 이르는 그들 가운데서 단 한 사람도 목회자로 헌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발견했기 때문이다. 헌신의 통로가 목회자에게로만 한정된 것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지금까지의 사역방향을 생각해 볼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것이다.

이 사례는 매우 극단적인 경우에 속하지만 한국 교회에 다음의 질문 하나를 던져 놓았다. 우리는 왜 훈련받고 성장했는데 초대교회 성도들의 헌신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이 갭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교회처럼 이것이 “제자훈련의 한계”이든 그렇지 않든 이제 정직하게 그 답을 구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엔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과연 셀그룹교회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셀그룹교회에서 나타나는 다음의 세 가지 특징적인 철학을 이야기한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주재권,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주 되심에 대하여 셀그룹교회의 성도들이 보이는 놀라운 순종이다.

가령 1980년에 설립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버클랜드침례교회가 셀그룹교회로 전환한 뒤 10년이 지난 1992년, 보스톤에 또 다른 셀교회를 개척할 때의 일이다. 새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이 교회에서 10년간 사역한 부목사는 함께 일했던 23명의 성도들에게 교회개척자로 함께 참여해 줄 것을 제안했다. 서부에서 동부로 거처를 옮기자는 얘기였다. 23명이 모두 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 명문 버클리대학의 교수직에 임용된 성도도 자신의 프리미엄을 포기했고, 변호사 사무실 개설을 눈 앞에 둔 한 성도 역시 ‘더 중요한 부름’에 자신을 내던졌다.

둘째 셀그룹교회에선 만인 대제사장 교리가 구현되고 있다. 전 신자가 복음의 일꾼이 된다는 이 교리는 지금까지 몇몇 사례를 제외하면 거의 ‘죽은 교리’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셀그룹교회의 믿을 수 없는, 그야말로 폭발적 성장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

‘가정교회의 폭발(Home Cell Group Explution)’이란 책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국제은사사역교회(라스텔라노스 목사)의 경우 1983년 셀그룹교회로 전환한 이후 7년만에 70개의 셀이 2만 4000개로 ‘폭발’했다. 이 교회는 올해가 갈때까지 5만개의 셀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성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G12(그룹12)’란 그들 나름대로의 셀교회 전략인데 하나의 셀에서 12명이 교제하기 시작하면 12개의 셀이 탄생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셀교회 구성원들, 즉 성도들이 사역자로 세워진다는 이야기다.

셀교회의 특징적인 철학 세번째는 교회공동체의 본질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서로의 삶에 기여하고 기여받는다. 이것은 생활공동체라기보다 영적 삶의 광장이다. 개인이 경험하는 주님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을 이룸으로써 경험할 수 있는 영적 성장이며 여기서 가족의 사랑을 회복한다.

서울 목동에 위치한 목산침례교회(김현철 목사)에 속한 어느 셀의 경우 매주 금요일 저녁 셀모임이 있다. 8명의 셀 구성원 가운데 두 사람은 경남 창원과 대전에 직장이 있지만 매주 금요일 예정된 시간에 정확히 이 모임에 참여한다. 한 사람은 밤 10시, 또 한 사람은 밤 8시다. 가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도 정작 이 모임에선 위로를 받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러니 결속력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 가족관계(가족 ‘같은’ 관계가 아닌) 때문에 어느 누구도 자신을 숨기지 못하고 폭로한다. 이렇게 노출된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간증하고 기도해 준다. 여기서 영적 경험이 나타나는 것이다.

침신대 박영철 교수(실천신학)는 셀그룹교회 모델에 대해서 “하나님의 교회모델”이라고 격찬한다.

“셀그룹교회를 하나의 개념으로 정리한 사람은 랠프 네이버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된 교회성장모델을 한자리에다 정리해 봤더니 놀랍게도 셀그룹교회라는 하나의 방향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네이버가 셀그룹교회를 소개한 이후 지난 10년간 세계 교회는 엄청난 폭발을 경험했다. 그러나 셀그룹교회의 ‘형태’를 네이버에게 가장 먼저 깨닫게 해 준 한국교회가 지금 셀그룹교회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셀교회를 지탱하는 ‘두 기둥’

셀그룹교회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기둥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그것이다. 여기서 가정의 역할을 하는 것이 셀교회라면 학교에 해당하는 것은 성경공부 프로그램이다.

성경공부 프로그램은 대개 교회가 제공하여 매주 2-3시간씩 갖는다. 이것이 가족인 셀 속에서 다져지고 점검된다. 지식이 삶의 한 모습으로 정착된다. 평신도사역자 개발이란 측면에서 바라볼 때 셀교회는 평신도 리더를 관리하며, 지속적으로 평신도 리더십을 양산해가는 형태다. 즉 셀이란 공동체는 평신도가 또 다른 평신도를 전도하고 양육해서 세워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적절한” 교회구조인 셈이다.

셀그룹교회의 평신도들은 일주일 동안에 주일예배 곧 셀교회들의 연합예배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성경훈련학교, 셀교회 모임, 실제로 전도를 하면서 전도자로 양성되도록 훈련하는 ‘터치 사역 세미나’ 참석, 또 다른 셀 구성원들 심방, 기도모임 등에 참석한다. 초대교회가 날마다 성전에 모였던 교회 중심의 생활형태가 셀그룹교회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신앙의 정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 모임참석의 정도를 더해가기 때문에 강요된 모임 참석이 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셀모임에만 참석하다가 나중에 주일 전체집회에 참석하고, 성경공부모임에 나가고 사역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훈련들을 받게되는 것이다. 물론 각 모임의 구체적인 성격이나 시간 등은 교회마다 셀마다 천차만별이다. 그 밑바닥에 흐르는 정신과 방향이 일치할 뿐이다.



셀그룹교회로 가는 ‘길’

랠프 네이버는 전통적인 교회들이 셀그룹교회로 변화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얼마 뒤 “전통교회가 어떻게 셀그룹교회로 이동할 수 있는가?”라는 긍정적인 태도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길은 험하다”는 게 전문인들의 시각이다.

그래서 전통교회와 셀그룹교회 사이에 과도기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소그룹에 대한 경험이 그것이다. 실제로 많은 셀그룹교회의 경우 제자훈련을 통해 탄탄한 소그룹문화를 형성했으며, 셀그룹교회가 움직이기 위한 초기의 평신도리더십을 발굴한 흔적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셀그룹교회를 하나의 ‘성령운동’ 쪽으로 오해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아 선뜻 셀그룹교회로 전환하기를 꺼리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것은 오순절파의 영향을 받은 셀그룹교회가 갖는 하나의 특징이며, 실제로 다른 많은 셀그룹교회들의 경우 ‘성령운동’에 의지하지 않고도 건강한 교회의 모델을 만들어 왔음을 볼 때 모델 선정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교단별로 지니고 있는 독특한 성향, 특히 장로교회가 갖는 교리와 제도 상에서 셀그룹교회로의 이동은 더욱 신중한 과정을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교회개혁과정인지 모른다.


기독신문 박명철기자(4/15)




셀그룹교회기획(3)
/좌담회
셀그룹교회 기획을 마무리하는 좌담회는 이규왕 목사(수원제일교회), 박영철 교수(침신대), 박순오 목사(대구 서현교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월 20일 침신대에서 있었다. 이 목사는 구역교회제도를 통해 셀목회를 실천해오고 있으며, 박 목사는 미국이민교회에서 셀목회를 성공적으로 꽃피운 경험이 있다. 박 교수는 현재 전신자사역훈련원을 운영하며 셀목회 보급에 나서고 있다. 두 차례 게재된 기획기사를 배경으로 셀그룹교회로 전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을 구체적으로 나눴으며, 셀그룹교회에 대해 잘못 알려진 오해들도 제기됐다. (편집자주)



“셀은 제자모임이 아니다”

이규왕 목사=먼저 셀그룹교회의 핵심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우리 교회는 구역교회란 이름을 쓴다. 교회라 하는 까닭은 구역식구 15명에게 역할분담을 해서 구역장이 담임목사가 되어 각자의 은사를 살려 교회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먼저 당회원들을 중심으로 제자훈련을 시작해 자신을 오픈하고 나누는 기쁨을 맛보게 했다. 구역교회에선 나눔과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

박영철 교수=그것이 셀그룹교회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 경우 문제점이 생긴다. 다시 말해서 구역교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구역모임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만나야 되고 전도를 위한 소그룹도 만들어 전도도 하면서 모임 횟수가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기존 교회조직 속에선 여기에다 여전도회도 있고 교회행정에까지 참여하다보면 시간적인 제한이 올 것이다. 그래서 결국 새 부대, 곧 셀이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밖에 없다. 가령, 사랑의교회가 운영하는 다락방모임의 경우 방향은 같을지 모르지만 다락방은 교회의 여러 기관들 가운데 하나이다. 반면 셀그룹교회의 셀은 셀이 중심부를 차지한다는 점이 다르다. 다락방은 그 자체로서 교회 전체가 되지 못한다. 모든 교인들이 셀의 경험을 하지는 못하는 경우다. 셀에 참석하는 사람이 대다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셀그룹교회가 지향하는 교회공동체의 본질회복에 이르기는 어렵다고 본다.

박순오 목사=’하우스 투 하우스’의 저자인 래리 크라이더의 대답이 셀그룹교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는 전체 교인의 명단과 셀에서 활동하는 교인들의 명단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주중에 셀의 삶을 안 사는 사람들은 단순히 방문객으로 본다는 것이다. 기초공동체인 셀 안에서 삶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체가 아니란 의미다. 제자훈련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자훈련은 제자의 수준이 훈련의 효과를 결정한다. 새 부대는 본질과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제자훈련에 관심을 가진 목회자들이 실패를 경험한다. 그러나 셀은 리더가 조금 모자라도 헌신만 되면 셀 속에서 나눔과 치료를 통해 서로를 배울 수 있다. 실제로 초신자들이 스승의 역할을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셀의 강점이다. 두세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함께 하시겠다는 주님의 말씀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회본질 회복이 우선”

이규왕 목사=우리 시대에 하나님이 귀하게 사용하고 계신 사람들, 가령 빌 하이벨스니 릭 워렌이니 로렌스 콩 등의 목회자들이 가진 공통점은 그들의 관심이 불신자들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셀목회 역시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기성교회의 경우 교인들의 양육에만 관심이 지나쳐, 전도운동에 전 성도를 동력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숙제다. 셀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리라고 본다.

박영철 목사=양적인 확산을 위해서 셀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이다. 믿음이 삶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듣고 있다. 어느 방송에서 누굴 소개하면서 “예수 믿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믿을 만한 사람이다”라는 소리까지 들린다. 셀은 나눔과 치료와 도전과 격려가 있는 교회다.

박순오 목사=처음 셀목회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이렇다. 우리 시대의 교회를 보면서 이것이 과연 예수님이 처음 의도한 교회일까, 회의하기 시작했다. 사도행전을 읽고 교회론을 공부하면서도 그건 추상적이고 이상적이었다. 그러다가 셀그룹교회를 접했다. 거기선 초대교회의 이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초대교회는 3000명 이상의 예루살렘교회성도들이 가정에서 소그룹으로 모였다. 초대교회로 돌아가려면 이?린?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 구조 자체를 바꿔야 그래도 근접할 수 있지 않느냐 생각했다.



“셀개념 충분히 숙지해야”

이규왕 목사=셀그룹교회 모델로 지향해야 한다는데 대해선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성교회들이 셀그룹교회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문제점도 없지 않다. 이것이 혁명과 개혁이 될 경우 충돌이 빚어지며, 그렇게 되면 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 기존 교회의 잘못된 부분들을 수정하면서, 갱신 차원에서 이상적인 교회로 돌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고민이다.

박영철 교수=그래서 토양작업이 필요하다. 셀목회의 핵심인 그리스도의 주재권에 대한 의식전환, 공동체에 대한 학습 등이 전제된 다음에 서서히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작업 없이 시작할 경우 많은 문제점들을 낳을 것이며, 이렇게 될 경우 셀목회 또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공주에 있는 공주침례교회의 경우 장년예배 출석 교인이 300명에서 400명선의 소도시 전통적인 교회다. 그런데 4년전에 부목사가 와서 청년부를 대상으로 셀목회를 시작했다. 4년간 토양작업을 하면서 청년들만 120명선으로 늘어났다. 청년들이 변하니 성인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런 점에서 전통적인 장로교회에서 셀목회를 시작한 박순오 목사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박순오 목사=무엇보다 담임목사가 셀목회의 개념을 숙지해야 한다. 나의 경우 이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다. 랠프 네이버의 책(‘셀목회 지침서’)을 수없이 읽었으며, 빌 베켐의 ‘두번째 종교개혁’ 등 많은 책을 읽으면서 셀그룹교회 컨퍼런스 등에 참여하여 충분히 숙지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담임목사는 셀목회가 과연 성경적이고 예수님이 원하는 교회모습이라는 걸 확신해야 한다. 그 다음엔 한 두 개의 모델 셀을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그룹은 30대가 좋다고 본다. 우리 교회의 경우 여성도들로 구성된 30대 여섯 그룹은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들의 경우 시간적인 제약 때문도 있지만 구역모임에 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사역팀을 만들었다. 전도 선교 사회봉사 양육 친교팀 등을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했는데 효과적이다.



“성장용 도구 아니다”

이규왕 목사=기존 교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몸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그런데 셀목회 역시 교회성장을 위한 하나의 도구쯤으로 가치전락시켜서 받아들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니까 셀에 대한 본질적인 관심이 아니라 셀그룹교회들의 성장에만 관심이 있지 않느냐 하는 점이다. 셀목회는 화석화된 교회에 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박영철 교수=‘인스턴트 셀 신드롬’이다. 셀이 빨리 분리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인데 이것이 도리어 셀목회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본질이 바뀌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셀목회에 대한 오해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셀그룹교회의 원조격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드는 점이다. 조용기 목사의 ‘석세스플 홈 셀그룹’이란 책이 외국에 소개된 데 따른 것으로 본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셀그룹교회라면 한국의 모든 교회는 셀그룹교회다. 오해라고 본다. 이 문제는 93년에 네이버 목사와도 이야기 했는데, 네이버 목사 역시 자신의 책에서 언급한 이 부분에 대해 나와 공감했다. 또 하나는 ‘셀목회 지침서’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많은 부분 성령의 은사경험을 셀목회의 원동력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물론 셀그룹교회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해야 하지만 성령의 역사하심을 단순하게 규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 않은 모델 또한 많기 때문이다. 셀목회는 교회본질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인정하고, 교회가 유기적 몸으로서의 공동체 경험이 이뤄지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제사장으로서 사역을 감당하는 원칙들의 회복에 맞춰야 한다.

박순오 목사=그러나 셀목회를 현장에 토착화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꼭 원리 대로만 할 수는 없다. 그러니 타협을 하는 것이다. 기존 구역이 있으니 구역을 살리고 젊은층을 바꾸면서 층을 넓혀가는 일이 중요하다. 게다가 목회자의 카리스마가 형성되기 전 단계에선 이런 토착화작업이 중요하다. 셀의 분열 곧 배가는 전도의 산물이다. 따라서 전도를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오이코스 전도, 곧 관계전도를 강조한다. 각 구역에 가면 전도 대상자의 명단을 내어서 구역장은 사진까지 붙여서 가지고 다닌다. 반드시 모임이 끝날 때면 그들을 위해 손을 얹고 기도한다. 이 명단은 교회의 전도팀이 함께 받아서 지원하기도 한다. 사회에 대한 섬김과 전도가 셀의 기능이라 볼 때 셀의 이런 간증들이 모이면 예배 자체가 감격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NCD(자연적 교회성장)가 강조하는 영감 있는 예배의 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셀의 삶, 곧 셀라이프가 없는 예배에선 언제나 설교만 강조될 뿐이다.



“30대부터 시작하라”

이규왕 목사=셀목회를 위해서 무엇보다 한 신자가 들어왔을 때 그가 성장해서 헌신자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성장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우리 교회의 경우 이 원리를 제시하고, 그것을 구역장들에게 소개했다. 그리고 구역모임에서 구역장이 일방적으로 설교하는 스타일을 배제하고 다락방처럼 나누도록 가르쳤다. 교인들도 이것이 참신하다고 말했으며, 인도자들을 모아서 그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할 수 있는 구역장은 하고 나머지는 기존대로 하도록 했더니 차츰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셀목회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장시간이 걸린다는 측면에서 비전을 함께 나누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할 것 같다. 전신자사역훈련원을 운영하시는 박 교수님이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리라 본다.

박영철 교수=셀그룹교회를 방문하면서 비전을 갖지만 현장에서 조금 해보다가 안 되니까 좌절해버리는 것을 많이 본다. 그래서 꾸준히 격려하는 모임이 필요하다고 느껴 두 달에 한 번씩 지역별로 모임을 갖고 있다. 목회자셀인 셈인데 여기서 목회자들이 셀 경험을 하게 한다. 밤샘도 하면서 돌보고 격려하고 나누면서 힘을 얻는 것이다.

박순오 목사=한국교회는 대개 전도회와 면려회로 구분되어 있다. 우리 교회만 해도 여섯개의 여전도회가 있다. 물론 연령별 조직이다. 이것은 구역과 상충된다. 어느 하나를 밀면 다른 것은 약해지는 구조다. 고민하다가 시작한 게 40대 미만의 구역을 재편성했다. 제1청년회를 서너개로 잘라서 구역을 만들었다. 물론 셀이란 용어 대신 구역이란 말을 그대로 쓴다. 그러면서 리더를 바꿨는데, 당회의 도움이 있어서 성공했다. 처음 예닐곱 명으로 시작한 그룹이 배가(다른 셀로 분열하는 일)를 했는데 배가식에선 떡도 떼주고 대대적으로 성찬식도 했다. 부구역장이 구역장이 된다. 이렇게 세번을 배가하는 과정에서 믿은지 2년도 채 안되는 사람이 구역장으로 떼나가는 경우도 생겼다. 자연스럽게 제자훈련이 이뤄지면서, 셀목회의 기쁨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부구역장이 구역을 배가시키려면 구역식구들을 섬기지 않으면 안된다. 직접 전도하고 한 사람을 붙들고 상담하고 심방을 하니 6개월만 되면 그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인정된다. 이것이 모두 인턴십과정인 셈이다. 낙하산식 구역장 임명으로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여러 차례 배가를 경험해가면 교회도 자연스럽게 셀의 개념을 가질 것이다.



기독신문 박명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