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인간관계훈련

부부 싸움 줄이는 대화의 기술

예인짱 2008. 5. 19. 21:15

부부 싸움 줄이는 대화의 기술

여성동아 | 기사입력 2007.10.25 11:00


▼ 부부 사이 멀어지는 대화법
부부 사이에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하는 말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배려받기만을 바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말하거나 비난하며 함부로 말하는 잘못된 대화 방식이 부부 사이를 멀게 만든다.



CASE 1 맞벌이 부부로 아내는 남편에게 종종 공과금 납부를 부탁한다.
아내 당신, 내가 부탁한 것 했어?
남편 아차! 깜빡했네.
아내 뭐? 또 안 했어? 오늘 납부 안 하면 연체료 물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남편 (미안해하며) 미안해. 요즘 회사일이 바빠서 그만…….
아내 지난번에도 관리비 안 내서 연체료 물게 하더니, 도대체 당신이 제대로 하는 일이 뭐 있어?

♥ 무시와 비난의 말을 들으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것은 물론 '그럼 네가 해!'라는 반발심만 생기게 된다. '당신이 집안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 섭섭해'라는 식으로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CASE 2 오랜만에 고교동창회에 참석한 남편이 과감히 술값을 계산했다.
남편 어제 무리했더니 몸이 안 좋네.
아내 그렇게 술을 퍼마셨으니 멀쩡할 리가 있나. 술값은 누가 냈어?
남편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다들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냈어.
아내 기가 막혀. 생활비도 제대로 못 주는 주제에 카드를 그렇게 긁어?
남편 남자가 사회생활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아내 돈도 못 벌어오면서 사회생활 좋아하시네!
♥ 자존심을 건드리며 경멸하는 투로 말하면 서운한 마음은 물론 반발심까지 갖게 된다. "당신이 폼 한번 잡고 싶었구나. 근데 다음달 우리 아이 학원비는 어떻게 하지?"라며 남편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준다.

CASE 3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이가 없는 부부. 아내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를 사겠다고 말하자 남편은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이유를 10가지나 대며 말했다.

아내 (기막혀하며) …….
남편 왜 그래?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아내 됐어. 그만 하자.(현관문을 박차고 나간다.)
♥ 상황을 회피하고 포기하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감정의 곬만 깊어진다. 힘들더라도 서운하다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CASE 4 맞벌이 부부로 아내가 토요일에 일이 있어 오랜만에 남편이 혼자 아이들을 돌보게 됐다.

아내 아이들 밥은 먹였어?
남편 (자랑스럽게) 그럼. 배불리 먹이고 공원도 데려갔다 왔어. 그리고 방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깨끗하게 했어.

아내 (못마땅하다는 듯) 그래서? 난 그거 매일 하거든.
♥ 아내의 삐딱한 말 한 마디는 남편의 정성을 한순간에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어머, 그 많은 걸 다했어? 고마워~ 덕분에 오늘은 편하게 쉬겠네"라고 남편의 노력을 인정하며 격려해준다.

CASE 5 바쁜 회사일로 토요일에도 집에서 일하는 남편. 아내는 힘들어하는 남편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웃으면서 대화를 시도한다.

아내 점심에 뭘 먹으면 좋을까?
남편 (대뜸) 넌 먹는 생각밖에 없냐?
♥ 남편을 배려하려던 아내는 남편의 짜증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남편과 똑같이 막말을 하게 된다. "일이 잘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쌓이네. 나중에 얘기하자"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한다.

CASE 6 갑작스런 회식이 생긴 남편, 전화도 없이 밤늦게 귀가했다.
아내 지금이 몇 시야? 꼭 2차, 3차까지 가야 하는 이유가 뭐야? 내가 애들이랑 씨름하고 있는 줄 뻔히 알면서. 당신, 내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지?

남편 미안해. 갑작스러운 회식이라…….
♥ 아내는 남편의 행동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얘기를 하지만 남편은 비난하거나 추궁하는 잔소리로 받아들인다. "늦어서 많이 걱정했어"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말하면 남편은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개선하게 된다.

▼ 부부 사이 가까워지는 대화법
부부 사이를 돈독하게 하려면 말 자체에만 신경 쓰지 말고 배우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평소 애정을 갖고 서로를 지켜보며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CASE 1 아내는 소문난 TV광이다. 남편이 스포츠 뉴스를 즐겁게 보고 있는데 외출했다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급하게 불렀다.

아내 여보. 아까 친구들하고 점심 먹고 식당에서 나오다가 말이야. 그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있잖아. 그게 몇 번에서 했지? 아무튼 거기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사람, 나 그 사람 봤다.

남편 어, 그래. 실제로 봤어?
♥ 이렇듯 상대방이 두서없이 말을 하면 대부분 "나, 뉴스 보고 있어" "뭐라는 거야 도대체?"라는 식으로 면박을 준다. 잠시 귀 기울여 얘기를 들어주면 "나를 배려해주는구나"라는 생각에 애정관계도 돈독해진다.

CASE 2 사내 커플로 결혼한 부부는 회사 직원들이나 업무에 대해 잘 알고 대화도 잘 통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임신해 회사를 관두게 됐다.

남편 오늘 월요일이라 차가 막혀서 지각을 좀 했더니, 이부장이 사람들 보는 앞에서 그런 정신으로 회사 다닐 거면 그만두라잖아. 그러면서 지난 번 낸 보고서가 후배들 것보다 못하다나?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공부 좀 하래. 그러니까 열이 확 오르잖아.

아내 아니, 아무리 잘못한 일이 있어도 그렇지, 그렇게 후배들 앞에서 망신을 줬단 말야? 나 같아도 기분 나빴겠다. 당신 정말 화났겠다.

♥ 부부 사이에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판단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해주는 한 마디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뭐, 그런 걸로 화내고 그래. 그냥 잊어버려"라고 대꾸하면 별거 아닌 일로 투덜댄다는 걸로 들려 오히려 부부간에 싸움이 될 수 있다.

CASE 3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 아내에게 늘 미안했던 남편. 저녁식사 후 아내가 아이들을 씻기러 간 사이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깼다.

아내 당신, 뭐 해?
남편 (난처해하며)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깼어. 미끄러워서 그만.
아내 : 그 접시 또 깨졌어? 그 접시가 원래 잘 깨지나보네. 나도 지난번에 설거지하다 하나 깼거든.

♥ "조심 좀 하지 그랬어"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부주의함을 탓하면 남편은 괜히 도와줬다는 후회를 하게 된다. 자신의 실수를 얘기해주며 상대방의 실수를 덮어준다.

CASE 4 친정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은 아내는 며칠간 밤잠을 설치며 우울해하고 있다.

아내 (울먹이며) 여보, 우리 아버지 더 나빠지시면 어떻게 해? 그동안 신경도 못 써드렸는데 어쩌면 좋아.

남편 아버님이 빨리 좋아지셔야 할 텐데. 고혈압엔 양파즙이 좋대. 당장 이번 주말에 양파즙 사서 한번 찾아뵙자.

♥ 이럴 경우 보통 "걱정 마. 약 드시면 괜찮아지실 거야"라고 말하기 쉽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섭섭하게 들릴 수 있다. 말로만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감사와 신뢰가 쌓인다.

CASE 5 학원 강사인 아내는 생일을 맞아 남편과 외식 약속을 했다. 하지만 강의가 길어져 약속시간을 1시간 넘겼고, 기다리다 지친 남편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 어 난데. 아직 안 끝났어?
아내 어, 여보. 수업은 끝났는데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자꾸 물어봐서 말이야. 두 명만 더 대답해주면 돼. 끝나는 대로 다시 전화할게.

♥ 두루뭉술하게 얘기하거나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전화를 끊으면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화가 나게 된다. 간략하지만 구체적으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면 편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다.

CASE 6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한 아내는 남편과 함께 면허시험장에 갔지만 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다.

아내 (멋쩍어하며) 어휴. 오늘 따라 실력 발휘 안 되네.
남편 그러게. 차가 못 따라주네
♥ 어설프게 위로하거나 이와 반대로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무시하면 싸움만 벌어진다. 아내가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차가 문제였다는 말로 장단을 맞추면 아내의 기분도 풀리고 다시 시험에 도전할 용기도 생기게 된다.

CASE 7 몇 년간 저축하며 새 차를 구입한 부부. 운전이 서툰 아내는 차를 갖고 외출하던 중 차에 흠집을 냈다.

아내 저 여보. 나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 내가 좀 실수를 해서…….
남편 무슨 실수?
아내 :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범퍼에 흠집을 냈는데, 어떻게 하지?
남편 당신 그것 때문에 걱정 많이 했나 보네. 걱정 마. 범퍼는 원래 부딪히라고 있는 거야.

♥ 어떤 사건이나 일이 벌어졌을 때 별거 아닌 듯이 말하며 걱정을 덜어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상대방에 대해 고마운 마음까지 생긴다. 원망하거나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기 전 한 번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기획·강현숙 기자 / 사진·현일수'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