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 줄이는 대화의 기술
여성동아 | 기사입력 2007.10.25 11:00
▼ 부부 사이 멀어지는 대화법
부부 사이에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하는 말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배려받기만을 바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말하거나 비난하며 함부로 말하는 잘못된 대화 방식이 부부 사이를 멀게 만든다.
CASE 1 맞벌이 부부로 아내는 남편에게 종종 공과금 납부를 부탁한다.
아내 당신, 내가 부탁한 것 했어?
남편 아차! 깜빡했네.
아내 뭐? 또 안 했어? 오늘 납부 안 하면 연체료 물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남편 (미안해하며) 미안해. 요즘 회사일이 바빠서 그만…….
아내 지난번에도 관리비 안 내서 연체료 물게 하더니, 도대체 당신이 제대로 하는 일이 뭐 있어?
♥ 무시와 비난의 말을 들으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것은 물론 '그럼 네가 해!'라는 반발심만 생기게 된다. '당신이 집안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 섭섭해'라는 식으로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CASE 2 오랜만에 고교동창회에 참석한 남편이 과감히 술값을 계산했다.
남편 어제 무리했더니 몸이 안 좋네.
아내 그렇게 술을 퍼마셨으니 멀쩡할 리가 있나. 술값은 누가 냈어?
남편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다들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냈어.
아내 기가 막혀. 생활비도 제대로 못 주는 주제에 카드를 그렇게 긁어?
남편 남자가 사회생활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아내 돈도 못 벌어오면서 사회생활 좋아하시네!
♥ 자존심을 건드리며 경멸하는 투로 말하면 서운한 마음은 물론 반발심까지 갖게 된다. "당신이 폼 한번 잡고 싶었구나. 근데 다음달 우리 아이 학원비는 어떻게 하지?"라며 남편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준다.
CASE 3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이가 없는 부부. 아내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를 사겠다고 말하자 남편은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이유를 10가지나 대며 말했다.
아내 (기막혀하며) …….
남편 왜 그래?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아내 됐어. 그만 하자.(현관문을 박차고 나간다.)
♥ 상황을 회피하고 포기하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감정의 곬만 깊어진다. 힘들더라도 서운하다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CASE 4 맞벌이 부부로 아내가 토요일에 일이 있어 오랜만에 남편이 혼자 아이들을 돌보게 됐다.
아내 아이들 밥은 먹였어?
남편 (자랑스럽게) 그럼. 배불리 먹이고 공원도 데려갔다 왔어. 그리고 방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깨끗하게 했어.
아내 (못마땅하다는 듯) 그래서? 난 그거 매일 하거든.
♥ 아내의 삐딱한 말 한 마디는 남편의 정성을 한순간에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어머, 그 많은 걸 다했어? 고마워~ 덕분에 오늘은 편하게 쉬겠네"라고 남편의 노력을 인정하며 격려해준다.
CASE 5 바쁜 회사일로 토요일에도 집에서 일하는 남편. 아내는 힘들어하는 남편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웃으면서 대화를 시도한다.
아내 점심에 뭘 먹으면 좋을까?
남편 (대뜸) 넌 먹는 생각밖에 없냐?
♥ 남편을 배려하려던 아내는 남편의 짜증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남편과 똑같이 막말을 하게 된다. "일이 잘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쌓이네. 나중에 얘기하자"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한다.
CASE 6 갑작스런 회식이 생긴 남편, 전화도 없이 밤늦게 귀가했다.
아내 지금이 몇 시야? 꼭 2차, 3차까지 가야 하는 이유가 뭐야? 내가 애들이랑 씨름하고 있는 줄 뻔히 알면서. 당신, 내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지?
남편 미안해. 갑작스러운 회식이라…….
♥ 아내는 남편의 행동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얘기를 하지만 남편은 비난하거나 추궁하는 잔소리로 받아들인다. "늦어서 많이 걱정했어"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말하면 남편은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개선하게 된다.
▼ 부부 사이 가까워지는 대화법
부부 사이를 돈독하게 하려면 말 자체에만 신경 쓰지 말고 배우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평소 애정을 갖고 서로를 지켜보며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CASE 1 아내는 소문난 TV광이다. 남편이 스포츠 뉴스를 즐겁게 보고 있는데 외출했다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급하게 불렀다.
아내 여보. 아까 친구들하고 점심 먹고 식당에서 나오다가 말이야. 그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있잖아. 그게 몇 번에서 했지? 아무튼 거기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사람, 나 그 사람 봤다.
남편 어, 그래. 실제로 봤어?
♥ 이렇듯 상대방이 두서없이 말을 하면 대부분 "나, 뉴스 보고 있어" "뭐라는 거야 도대체?"라는 식으로 면박을 준다. 잠시 귀 기울여 얘기를 들어주면 "나를 배려해주는구나"라는 생각에 애정관계도 돈독해진다.
CASE 2 사내 커플로 결혼한 부부는 회사 직원들이나 업무에 대해 잘 알고 대화도 잘 통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임신해 회사를 관두게 됐다.
남편 오늘 월요일이라 차가 막혀서 지각을 좀 했더니, 이부장이 사람들 보는 앞에서 그런 정신으로 회사 다닐 거면 그만두라잖아. 그러면서 지난 번 낸 보고서가 후배들 것보다 못하다나?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공부 좀 하래. 그러니까 열이 확 오르잖아.
아내 아니, 아무리 잘못한 일이 있어도 그렇지, 그렇게 후배들 앞에서 망신을 줬단 말야? 나 같아도 기분 나빴겠다. 당신 정말 화났겠다.
♥ 부부 사이에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판단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해주는 한 마디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뭐, 그런 걸로 화내고 그래. 그냥 잊어버려"라고 대꾸하면 별거 아닌 일로 투덜댄다는 걸로 들려 오히려 부부간에 싸움이 될 수 있다.
CASE 3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 아내에게 늘 미안했던 남편. 저녁식사 후 아내가 아이들을 씻기러 간 사이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깼다.
아내 당신, 뭐 해?
남편 (난처해하며)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깼어. 미끄러워서 그만.
아내 : 그 접시 또 깨졌어? 그 접시가 원래 잘 깨지나보네. 나도 지난번에 설거지하다 하나 깼거든.
♥ "조심 좀 하지 그랬어"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부주의함을 탓하면 남편은 괜히 도와줬다는 후회를 하게 된다. 자신의 실수를 얘기해주며 상대방의 실수를 덮어준다.
CASE 4 친정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은 아내는 며칠간 밤잠을 설치며 우울해하고 있다.
아내 (울먹이며) 여보, 우리 아버지 더 나빠지시면 어떻게 해? 그동안 신경도 못 써드렸는데 어쩌면 좋아.
남편 아버님이 빨리 좋아지셔야 할 텐데. 고혈압엔 양파즙이 좋대. 당장 이번 주말에 양파즙 사서 한번 찾아뵙자.
♥ 이럴 경우 보통 "걱정 마. 약 드시면 괜찮아지실 거야"라고 말하기 쉽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섭섭하게 들릴 수 있다. 말로만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감사와 신뢰가 쌓인다.
CASE 5 학원 강사인 아내는 생일을 맞아 남편과 외식 약속을 했다. 하지만 강의가 길어져 약속시간을 1시간 넘겼고, 기다리다 지친 남편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 어 난데. 아직 안 끝났어?
아내 어, 여보. 수업은 끝났는데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자꾸 물어봐서 말이야. 두 명만 더 대답해주면 돼. 끝나는 대로 다시 전화할게.
♥ 두루뭉술하게 얘기하거나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전화를 끊으면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화가 나게 된다. 간략하지만 구체적으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면 편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다.
CASE 6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한 아내는 남편과 함께 면허시험장에 갔지만 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다.
아내 (멋쩍어하며) 어휴. 오늘 따라 실력 발휘 안 되네.
남편 그러게. 차가 못 따라주네
♥ 어설프게 위로하거나 이와 반대로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무시하면 싸움만 벌어진다. 아내가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차가 문제였다는 말로 장단을 맞추면 아내의 기분도 풀리고 다시 시험에 도전할 용기도 생기게 된다.
CASE 7 몇 년간 저축하며 새 차를 구입한 부부. 운전이 서툰 아내는 차를 갖고 외출하던 중 차에 흠집을 냈다.
아내 저 여보. 나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 내가 좀 실수를 해서…….
남편 무슨 실수?
아내 :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범퍼에 흠집을 냈는데, 어떻게 하지?
남편 당신 그것 때문에 걱정 많이 했나 보네. 걱정 마. 범퍼는 원래 부딪히라고 있는 거야.
♥ 어떤 사건이나 일이 벌어졌을 때 별거 아닌 듯이 말하며 걱정을 덜어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상대방에 대해 고마운 마음까지 생긴다. 원망하거나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기 전 한 번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기획·강현숙 기자 / 사진·현일수'프리랜서' ||
부부 사이에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하는 말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배려받기만을 바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말하거나 비난하며 함부로 말하는 잘못된 대화 방식이 부부 사이를 멀게 만든다.
아내 당신, 내가 부탁한 것 했어?
남편 아차! 깜빡했네.
아내 뭐? 또 안 했어? 오늘 납부 안 하면 연체료 물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남편 (미안해하며) 미안해. 요즘 회사일이 바빠서 그만…….
아내 지난번에도 관리비 안 내서 연체료 물게 하더니, 도대체 당신이 제대로 하는 일이 뭐 있어?
♥ 무시와 비난의 말을 들으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것은 물론 '그럼 네가 해!'라는 반발심만 생기게 된다. '당신이 집안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 섭섭해'라는 식으로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CASE 2 오랜만에 고교동창회에 참석한 남편이 과감히 술값을 계산했다.
남편 어제 무리했더니 몸이 안 좋네.
아내 그렇게 술을 퍼마셨으니 멀쩡할 리가 있나. 술값은 누가 냈어?
남편 (아내의 눈치를 살피며) 다들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냈어.
아내 기가 막혀. 생활비도 제대로 못 주는 주제에 카드를 그렇게 긁어?
남편 남자가 사회생활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아내 돈도 못 벌어오면서 사회생활 좋아하시네!
♥ 자존심을 건드리며 경멸하는 투로 말하면 서운한 마음은 물론 반발심까지 갖게 된다. "당신이 폼 한번 잡고 싶었구나. 근데 다음달 우리 아이 학원비는 어떻게 하지?"라며 남편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준다.
CASE 3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이가 없는 부부. 아내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를 사겠다고 말하자 남편은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이유를 10가지나 대며 말했다.
아내 (기막혀하며) …….
남편 왜 그래?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아내 됐어. 그만 하자.(현관문을 박차고 나간다.)
♥ 상황을 회피하고 포기하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감정의 곬만 깊어진다. 힘들더라도 서운하다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CASE 4 맞벌이 부부로 아내가 토요일에 일이 있어 오랜만에 남편이 혼자 아이들을 돌보게 됐다.
아내 아이들 밥은 먹였어?
남편 (자랑스럽게) 그럼. 배불리 먹이고 공원도 데려갔다 왔어. 그리고 방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깨끗하게 했어.
아내 (못마땅하다는 듯) 그래서? 난 그거 매일 하거든.
♥ 아내의 삐딱한 말 한 마디는 남편의 정성을 한순간에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어머, 그 많은 걸 다했어? 고마워~ 덕분에 오늘은 편하게 쉬겠네"라고 남편의 노력을 인정하며 격려해준다.
CASE 5 바쁜 회사일로 토요일에도 집에서 일하는 남편. 아내는 힘들어하는 남편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웃으면서 대화를 시도한다.
아내 점심에 뭘 먹으면 좋을까?
남편 (대뜸) 넌 먹는 생각밖에 없냐?
♥ 남편을 배려하려던 아내는 남편의 짜증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남편과 똑같이 막말을 하게 된다. "일이 잘 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쌓이네. 나중에 얘기하자"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한다.
CASE 6 갑작스런 회식이 생긴 남편, 전화도 없이 밤늦게 귀가했다.
아내 지금이 몇 시야? 꼭 2차, 3차까지 가야 하는 이유가 뭐야? 내가 애들이랑 씨름하고 있는 줄 뻔히 알면서. 당신, 내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지?
남편 미안해. 갑작스러운 회식이라…….
♥ 아내는 남편의 행동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얘기를 하지만 남편은 비난하거나 추궁하는 잔소리로 받아들인다. "늦어서 많이 걱정했어"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말하면 남편은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개선하게 된다.
▼ 부부 사이 가까워지는 대화법
부부 사이를 돈독하게 하려면 말 자체에만 신경 쓰지 말고 배우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평소 애정을 갖고 서로를 지켜보며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내 여보. 아까 친구들하고 점심 먹고 식당에서 나오다가 말이야. 그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있잖아. 그게 몇 번에서 했지? 아무튼 거기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사람, 나 그 사람 봤다.
남편 어, 그래. 실제로 봤어?
♥ 이렇듯 상대방이 두서없이 말을 하면 대부분 "나, 뉴스 보고 있어" "뭐라는 거야 도대체?"라는 식으로 면박을 준다. 잠시 귀 기울여 얘기를 들어주면 "나를 배려해주는구나"라는 생각에 애정관계도 돈독해진다.
CASE 2 사내 커플로 결혼한 부부는 회사 직원들이나 업무에 대해 잘 알고 대화도 잘 통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임신해 회사를 관두게 됐다.
남편 오늘 월요일이라 차가 막혀서 지각을 좀 했더니, 이부장이 사람들 보는 앞에서 그런 정신으로 회사 다닐 거면 그만두라잖아. 그러면서 지난 번 낸 보고서가 후배들 것보다 못하다나?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공부 좀 하래. 그러니까 열이 확 오르잖아.
아내 아니, 아무리 잘못한 일이 있어도 그렇지, 그렇게 후배들 앞에서 망신을 줬단 말야? 나 같아도 기분 나빴겠다. 당신 정말 화났겠다.
♥ 부부 사이에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판단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해주는 한 마디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뭐, 그런 걸로 화내고 그래. 그냥 잊어버려"라고 대꾸하면 별거 아닌 일로 투덜댄다는 걸로 들려 오히려 부부간에 싸움이 될 수 있다.
CASE 3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 아내에게 늘 미안했던 남편. 저녁식사 후 아내가 아이들을 씻기러 간 사이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깼다.
아내 당신, 뭐 해?
남편 (난처해하며)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깼어. 미끄러워서 그만.
아내 : 그 접시 또 깨졌어? 그 접시가 원래 잘 깨지나보네. 나도 지난번에 설거지하다 하나 깼거든.
♥ "조심 좀 하지 그랬어"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부주의함을 탓하면 남편은 괜히 도와줬다는 후회를 하게 된다. 자신의 실수를 얘기해주며 상대방의 실수를 덮어준다.
CASE 4 친정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은 아내는 며칠간 밤잠을 설치며 우울해하고 있다.
아내 (울먹이며) 여보, 우리 아버지 더 나빠지시면 어떻게 해? 그동안 신경도 못 써드렸는데 어쩌면 좋아.
남편 아버님이 빨리 좋아지셔야 할 텐데. 고혈압엔 양파즙이 좋대. 당장 이번 주말에 양파즙 사서 한번 찾아뵙자.
♥ 이럴 경우 보통 "걱정 마. 약 드시면 괜찮아지실 거야"라고 말하기 쉽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섭섭하게 들릴 수 있다. 말로만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감사와 신뢰가 쌓인다.
CASE 5 학원 강사인 아내는 생일을 맞아 남편과 외식 약속을 했다. 하지만 강의가 길어져 약속시간을 1시간 넘겼고, 기다리다 지친 남편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편 어 난데. 아직 안 끝났어?
아내 어, 여보. 수업은 끝났는데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자꾸 물어봐서 말이야. 두 명만 더 대답해주면 돼. 끝나는 대로 다시 전화할게.
♥ 두루뭉술하게 얘기하거나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전화를 끊으면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화가 나게 된다. 간략하지만 구체적으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면 편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다.
CASE 6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한 아내는 남편과 함께 면허시험장에 갔지만 시험에 떨어지고 말았다.
아내 (멋쩍어하며) 어휴. 오늘 따라 실력 발휘 안 되네.
남편 그러게. 차가 못 따라주네
♥ 어설프게 위로하거나 이와 반대로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무시하면 싸움만 벌어진다. 아내가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차가 문제였다는 말로 장단을 맞추면 아내의 기분도 풀리고 다시 시험에 도전할 용기도 생기게 된다.
CASE 7 몇 년간 저축하며 새 차를 구입한 부부. 운전이 서툰 아내는 차를 갖고 외출하던 중 차에 흠집을 냈다.
아내 저 여보. 나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 내가 좀 실수를 해서…….
남편 무슨 실수?
아내 :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범퍼에 흠집을 냈는데, 어떻게 하지?
남편 당신 그것 때문에 걱정 많이 했나 보네. 걱정 마. 범퍼는 원래 부딪히라고 있는 거야.
♥ 어떤 사건이나 일이 벌어졌을 때 별거 아닌 듯이 말하며 걱정을 덜어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상대방에 대해 고마운 마음까지 생긴다. 원망하거나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기 전 한 번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기획·강현숙 기자 / 사진·현일수'프리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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