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상담심리학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성격이론

예인짱 2007. 10. 9. 20:03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성격이론

에릭슨(Erik H. Erikson)은 인간은 일생동안 여러 단계의 심리사회적 위기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 위기의 결과로 성격이 발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개인이 개인적,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발견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는 정신분석학 사고의 주류라고 하지만 세 가지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적 성격이론과 구별된다.

첫째, 인간의 행동과 기능의 기초로 원초아가 아닌 자아를 강조하였고 둘째, 가족상황속에서 개인과 그 부모와의 관계 뿐 아니라 가족이 위치한 역사적, 문화적 상황 속의 사회적 관계에 관심을 가졌다. 셋째, 생의 심리적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인간 능력에 관심을 가졌다. 모든 개인적 사회적 위기가 성장을 이끄는 요소를 제공한다. 에릭슨의 성격발달에 대한 접근방법은 사회복지 철학과 가치와 일치되며 사회제도가 어떻게 인간발달을 촉진하는지에 대한 사회복지계의 관심에 도움을 주었으며, 특히 1940년대에 사회사업이 단선적인 의료모델로부터 변화를 시도할 때 사회사업 실천의 심리사회적 접근방법의 지식 기반을 제공하였다.

(1) 중심개념

가) 자아


프로이드는 자아가 원초아와 초자아의 세력 중간에 있다고 보았으나 에릭슨은 이 두 세력을 어느 정도 무시하고 자아가 자율적인 기능을 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즉, 인간의 성격이 본능이나 부모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보다 부모, 형제, 다른 사람들을 포함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다.

나) 자아정체감

에릭슨의 자아정체감(ego identity)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진다. 첫째, 내적 측면은 시간적 자기 동일성과 자기 연속성의 인식으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자기 자신을 지금까지의 자신과 같은 존재로 지각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둘째, 외적 측면은 문화의 이상과 본질적인 양상을 인식하면서 그것과 동일시하는 것이며, 타인과 본질적인 특징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자아정체감이 없는 상태에서 자아정체감의 상태로 이동하는 인간발달을 "내적, 외적 갈등의 과정이고 인간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통합감, 판단력,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판단 기준에 적합한 대처 방법을 익히면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였다.

다) 점성원리

심리사회적 자아발달은 점성원리(epigenetic principle)를 기초로 한다. 점성원리란 성장하는 모든 것은 기초 안을 가지며 이 기초 안에서 부분이 발생하고 , 각 부분이 특별히 우세해지는 시기가 있으며 , 이 모든 부분이 발생하여 기능하는 전체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수태되면서 이미 기본적인 요소를 가지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이 요소들이 결합, 재결합하여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듯이 심리사회적 성장도 각 요소가 다른 모든 요소에 체계적으로 관련되면서 연속적으로 발달하는 이 원리를 따른다는 것이다.

(2) 심리사회적 자아발달 단계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자아발달 이론은 세 가지의 특징을 가진다. 첫째, 유아기에서 노인기까지 일생에 걸친 생활주기 속에서 성장을 논하고 있다. 둘째, 인간의 발달이 전적으로 생물학적 혹은 환경적 영향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인간은 각 단계의 심리적 발달을 주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보호하고 생의 과정을 지시함으로써, 경험을 통합하며 조직화한다는 것이다. 셋째, 개인의 성장에 문화가 기여하는 것에 주목하였다. 그는 각 발달 단계마다 문화적 목표, 사회적 기대와 요건, 문화가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이 있어 개인에게 양육방법을 전수하고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성이나 일에 대한 가치와 태도를 전달한다고 보았다. 인간의 심리발달은 생물학적 성숙 과정의 요구와 일상생활 중에 직면하는 사회의 요구 및 사회적 기대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성숙의 힘에 의해 지배되는 일련의 발달단계는 생물학적 성숙에 의해 자극되며, 사회의 요구나 기대에 의해 이끌려지면서 심리사회적 위기를 낳게 된다. 성격은 이 위기가 어떻게 해결되는지 그 결과에 의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 발달이 이루어진다.

가) 유아기 (기본적 신뢰감 대 불신감 : 희망)

유아기는 출생에서 1세경까지 지속된다. 이 단계의 유아가 만족을 얻는 생물학적 방식은 구강적으로 모든 대상을 반사적으로 빨고 삼키며 보며 촉각적으로 좋게 느껴지는 것을 받아들인다.

건강한 성격의 가장 기본적 요소 중의 하나가 신뢰감인데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감은 생후 1년 동안 발달한다. 출생 후 1년 동안 유아는 생을 신뢰할 지 혹은 불신할 지 결정짓는 위기를 겪는다. 유아의 신뢰감은 양육자의 동일성과 연속성에 자신이 의존할 수 있음을 아는 것 뿐 아니라 자신과 충동을 다루는 자기 신체 기관의 능력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 세계를 신뢰하는 유아의 태도는 빨거나 무는 대상에 대한 유아의 관계를 토대로 형성되는데 어머니의 보살핌의 질이 이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어머니는 유아의 개별적 욕구를 민감하게 보살피고 문화적으로 전수된 양육 방식에 의해 자녀의 신뢰를 받게 되고, 이 속에서 유아가 일관성, 신뢰성, 예측성을 느끼게 되면 다른 사람에 대한 기본적 신뢰와 자신에 대한 확신 및 신뢰감을 발달시킨다. 신뢰감은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만들며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과 애착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건전한 성장이 전적으로 신뢰감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신뢰와 불신의 적절한 비율에서 온다. 기본적 신뢰 대 불신의 갈등이 성공적으로 해결되어 얻어진 심리사회적 능력은 희망이며 실패의 결과는 공포이다.

나) 초기아동기 (자율성 대 수치심 : 의지력)

초기 아동기는 1세 반에서 3세까지 지속된다. 이 단계의 아동은 신경계의 발달로 괄약근을 수의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변을 배설하든지 혹은 보유할 수 있다. 이 시기의 기본양식인 보유 혹은 배설은 전반적으로 다른 행동에서도 나타나 소지품에 집착하다가도 내동댕이친다. 이 단계에서는 미래에 대한 이해가 가능한 초보적 시간 감각이 있어 욕구의 충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며 이 능력은 신뢰감에 의해 터득된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아동의 의사를 묵살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행동을 배우게 하면 아동은 자율성을 상실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규율에 잘 적응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외부의 통제의 확고함은 보유할 것인지 배설할 것인지 모르는 혼란에서 유아를 분별있게 보호해 준다. 그러나 아동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외부 통제가 너무 빨리 또는 엄하게 가해지는 경우, 아동은 자신의 통제 능력이 미약하고 외부 압력 자를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수치심과 회의를 갖게 된다. 이 단계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 의지력이 생기며 실패한 아동은 자신의 의지력을 불신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자기를 지배하고 이용하려 한다고 불신함으로써 의심에 빠지게 된다.

다) 유희기 (주도성 대 죄의식- 목적)

4-5세가 이 시기에 해당되며, 이 단계의 행동을 지배하는 특징은 침투적 양식이다. 신체적 공격으로 다른 사람의 몸에 대한 침투, 공격적인 말로 다른 사람의 귀와 마음에의 침투, 활기찬 운동으로 공간에의 침투, 호기심으로 미지의 것에 대한 침투가 일어난다. 아동은 활동적으로 되고 새로운 과제와 기술을 배우며, 생산적으로 움직이도록 기대된다. 또한 언어 능력과 운동 기술의 발달로 아동은 가정 밖에서 사회적 놀이에 참여하며 창조적 논리를 삶의 목적을 가지기 시작한다. 즉, 아동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주도성을 갖는다. 주도성을 발달시키면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필요한 자제와 사물에 대한 관심을 갖는 반면, 많은 것을 억압하거나 잊어버린다. 질투와 경쟁심이 최고조에 달하며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경험하는 실패가 체념, 죄책감, 불안을 낳는다. 이 시기에 주도성의 지배자인 양심이 확립되는데 아동기의 양심은 타협의 여지가 업는 흑백 논리적이다. 그러므로 과도하게 처벌하거나 무시하면 아동은 주도적인 행동에 자신감을 잃고 죄의식을 갖게 되며 체념하거나 의존적으로 된다. 이 단계의 성공적 결과는 목적을 갖게 한다. 죄의식이 지배적인 아동은 스스로 무가치하다는 감정을 가지므로 목적의식이나 용기가 없으며, 성인기의 소극적 성격, 성적 무기력, 정신병리적 행동을 낳는다고 에릭슨은 보았다.

라) 학령기 ( 근면성 대 열등감 : 능력)

학령기는 6세부터 11세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모든 문화에서 이 시기의 아동은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이 단계의 아동은 낮 동안 집을 떠나 부모의 보호나 지배없이 동료들과 경쟁해야 한다. 즉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지적, 사회적 기술을 학습하며,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이 되기 위한 근면성이 발달한다. 이 단계의 위험은 부적절감과 열등감의 발달이다.

학습에 실패한다든지 과제를 수행할 능력이 없을 때 열등감이 생기며 가정에서 학교생활에 대한 준비를 시키지 못하거나 학교생활이 전 단계의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 아동의 발달은 늦어진다. 열등감은 아동이 자신의 무능력을 지각하면서 생기지만 열등감을 조장하는 사회적, 문화적 요소들도 근면성의 발달을 방해한다. 아동이 그의 사회적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자신의 소망과 의지보다 부모의 배경, 옷의 가격, 외모 등이라고 느끼기 시작하며 상처를 받고 정체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하면서 적극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인 능력을 갖게 되나 실패하면 무력감을 갖는다.

마) 청소년기 (자아정체감 대 자아정체감 혼란 : 성실성)

이 단계는 12세부터 20세까지로 아동기가 끝나는 시전부터 성인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의 시기이다. 사춘기 때에는 급격한 신체 성장과 생식기의 성숙으로 자신의 동일성과 연속성에 관하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생리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는 청소년들이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려고 시도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과제는 새로운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것이다.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써 다양한 역할 및 소망이 자기에게 맞는지 시험하게 된다. 그러나 급격한 자신의 신체적 변화와 거대한 사회질서가 가하는 요구는 정체감혼란을 일으키기 쉬워 많은 긴장이 따른다. 일반적으로 청소년 집단이 성인의 역할과 책임을 연기하는 것이 허락되는 이 시기를 심리사회적 유예기간이라고 하며, 이 시기는 사회적 직업적 역할을 탐색하는 기회가 된다. 정체감에 대한 확고한 선택을 할 수 없을 때, 이 단계의 위험인 정체감 혼란이 발생하며 직업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더 이상 교육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넘기면 스스로 약속 한대로 충실할 수 있는 능력인 성실성, 즉 사회적 관습, 윤리, 가치를 지각하고 이를 지키는 능력이 발달하며, 실패할 때는 불확실성을 초래한다.

바) 성인기 (친밀성 대 고립감 : 사랑)

이 시기는 20 -40세에 해당되는 단기간으로, 개인적인 정체감과 더불어 사랑, 친교, 안정된 관계를 맺는 능력이 발달한다. 에릭슨이 말하는 친밀감은 합리적인 자아정체감이 확립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며, 성적인 것 이상의 사회적 친밀감을 포함한다. 이 단계의 위험은 자아도취에 빠지거나 친밀감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자아도취에 빠지면 직업을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며 직업에서 소외되며, 극단적인 소외의 예로서 에릭슨은 반사회적이거나 정신병리적 성격유형을 언급하였다. 이 단계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면 사랑의 능력이 생긴다. 사랑은 자신을 타인에게 관여시키고 이 관여를 유지하는 능력이며, 다른 사람에 대한 보호, 존경, 책임으로 나타난다. 실패하면 무질서함을 가지게 된다.

사) 장년기 (생산성 대 침체성 : 관심, 배려)

40세에서 65세에 달하는 시기이며, 이 단계에서는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생산성이란 넒은 의미로서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뿐만 아니라 작업을 통해 물건을 만들고 사상을 전수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에릭슨은 자녀를 돌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자녀를 갖는다는 단순한 사실이 생산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잘 기르며 지도해야 한다. 자녀를 갖지 않고도 다음 세대를 위해 생산적인 활동을 하거나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발휘함으로써 생산성을 성취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생산성은 다음 세대가 일하며 살아갈 사회 지침을 확립하는데 관심을 가지며 이것은 보호의 미덕이 나타난다. 필요한 사람을 돌보고 그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나누어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산성이 결핍되면 침체되고 황폐화된다. 이 단계에 성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 배려할 줄 안다. 그러나 실패한 사람은 개인적 욕구나 인위를 주된 관심으로 하는 자아도취에 빠지고 이기주의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 노인기 (통합성 대 절망감 : 지혜)

65세 이후의 시기로 이 시기에는 신체적 사회적 상실에 직면하는 때이다. 신체적 노화에 적응해야 하고, 배우자와 친구들의 죽음을 경험하며, 직장으로부터 은퇴하면서 수입의 상실과 함께 사회에서 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심리적 갈등을 겪게 된다. 이러한 갈등을 겪으면서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옮겨간다. 이 과정에서 후회나 절망에 직면하면서 지나온 단계들의 경험을 다져 최종적인 자아통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지나온 과거의 일들을 인정하고 가치 있었다고 여기고 좋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으면 이 단계에서 지혜, 자기수용, 적합성, 죽음과 직면할 능력이 생기며 자아통합에 실패할 경우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결과는 지혜이며, 이는 한 시대를 살면서 얻은 지식으로 인생에 대한 초연하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실패하면 인생의 무의미함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