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삶/건강 상식

의사들이 권하는 '건강 지키는 생활 습관'

예인짱 2022. 5. 9. 09:55

 

 

의사들이 권하는 '건강 지키는 생활 습관'

최대한 걷고 어떻게 먹을지 고민할 것, 하루 10분 사색도 추천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사람들은 늘 건강하게 사는 삶을 꿈꾼다. 의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의사들에게 물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이것만은 한다'거나 '이것만은 하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답을 준 15명의 의사 가운데 '운동'을 꼽은 사람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건강한 식사(9·복수응답)였다. 일부는 일상에서 소소한 행동을 점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사들은 특히 일정하게 몸을 움직이라는 '운동 규칙성'을 강조했다. 음식 섭취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식사 철학'을 세우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소소한 일상 행동으로는 '10분 사색'을 제안했다.

 

운동의 핵심은 '규칙성'

일상에서 걷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라

의사들은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규칙성을 강조했다. 높은 운동 강도로 며칠 하다가 그만두는 것보다 가벼운 운동을 일주일에 몇 번씩 꾸준히 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이롭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운동의 규칙성은 일주일에 3~5일이다. 한 번에 30분 이상 약간 숨이 찰 정도(중강도)의 유산소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수영, 걷기, 자전거, 달리기, 에어로빅 등 무엇이든 상관없다. 본인이 좋아하는 유산소운동을 선택하면 된다.

그중에서도 의사들은 걷기를 추천한다. 걷기는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어 바로 실천할 수 있다. 걷기만으로 허리디스크와 무릎연골이 더 튼튼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걷는 시간만큼 수명이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1만 보 이상 걷는 습관을 제안하는 의사들이 많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자신이 하루 1만 보를 걸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1만 보를 걸으려면 보통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바쁜 일상 때문에 이 정도의 시간도 낼 수 없다면 최소한 30분이라도 걸으라고 권한다. 이것도 여의치 않다면 일상에서 걷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예컨대 출퇴근 시 자가용보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목적지보다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는 것이다. 회사에서 휴식 시간에 앉아 있지 말고 서서 움직이는 것도 좋다.

아파트나 건물에서 4층까지는 걸어 올라가는 습관도 운동의 규칙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 종목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친구나 가족과 함께 운동하는 방법도 있다. 매일 아침 체중을 측정해 전날보다 늘었다면 반성하고 그 원인을 찾는 것도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위한 자극이 된다.

다만 무릎 등 관절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걸을 때 충격을 줄이기 위해 편한 신발을 신도록 한다. 그래도 걷기가 무리라면 수영, 아쿠아로빅, 에어로빅 등을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5일 운동한다면 2일은 근력 운동을 하라는 게 전문의들의 권고다. 단순히 오래 살기 위해 유산소운동이 필요하다면 멋지게 오래 살려면 근력 운동이 필수라는 것이다. 우리 신체의 기둥 역할을 하는 뼈와 근육이 튼튼해야 나이가 들어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면 자세가 반듯해지고 같은 일을 해도 더 잘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허리나 관절 통증도 더 빨리 낫는다. 게다가 근육세포에서 나오는 근육 호르몬은 두뇌 활동을 좋게 하고 혈관 기능을 향상시킨다. 암세포의 증식도 막는다. 나이 들어 근육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을 예방하므로 80세가 넘어도 청춘의 힘을 가지게 된다.

근력 운동은 장비를 이용한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하면 효과적이다. 장비가 없다면 계단 오르기, 팔굽혀펴기, 천천히 윗몸일으키기, 플랭크, 스쿼트 등을 하면 된다. 노인은 뒷다리 근육 강화를 위해 계단 오르기 전에 가장 아래 계단 끝에서 발끝으로 섰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하고 시작하는 것도 좋다.

근력 운동은 본인의 체력 수준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스쿼트나 플랭크 같은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두 차례만이라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씩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천인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류지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박귀원 중앙대병원 소아외과 교수,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신화용 중앙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진화 중앙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최현진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자신만의 '식사 철학'

무엇을 먹을지 보다 어떻게 먹을지가 중요

현대인은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끊임없이 먹고 마신다. 이런 식습관은 건강과 상극이다. 음식을 많이 먹은 만큼 살이 찌고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 된다. 특히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이런 식습관을 고치기 위해 의사들은 자신만의 '식사 철학'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단순한 진리를 따르라는 것이다. 우리 몸은 우리가 먹은 음식으로 만들어진다. 당연히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을 때 몸이 건강해진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란 무엇일까. 전문의들은 신선한 음식과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는 식단이라고 설명한다. 신선한 음식이란 재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음식을 의미한다. 인스턴트식품처럼 가공한 식품은 원재료를 알기 어렵다.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는 식단이란 적색·녹색·황색 음식이 섞여 있는 밥상을 말한다. 밥상에 이런 색깔이 다 섞여 있다면 골고루 먹고 있는 것이고 단색이라면 편식하는 것이다. 색깔이 다양한 음식은 대체로 채소와 과일이다.

식사할 때 순서가 있다. 채소와 과일을 먼저 먹어 배를 채우면 밥과 고기를 조금 먹을 수 있다. 포만감을 느끼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채소 위주의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게 되면 과식하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 과식처럼 과음도 건강과 상극이다. 가급적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지만 피치 못하게 술자리를 가져야 한다면 마시는 술 용량 2배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저탄고단 식단이 필요하다. 단백질은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영양소다. 한식은 주로 탄수화물 위주이므로 자칫 단백질이 부족한 식습관에 빠지기 쉽다. 암 환자를 보면 근육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이 있는 암 환자는 치료를 견디지 못하고 치료 결과도 좋지 않다.

의사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까'. 또 영양제를 먹어야 할지를 묻는 사람도 많다. 의사의 대답은 명쾌하다. 영양제나 영양주사만으로는 삶을 유지하지 못하므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무엇을 먹을지 보다 어떻게 먹을지를 자신의 '식사 철학'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하루 세끼를 챙겨 먹으라는 의미다. 때를 놓쳤더라도 반드시 세끼를 챙기는 게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 저녁 식사 후엔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저녁을 조금 일찍 먹은 후엔 물 외에 음식을 먹지 않아야 위장도 쉴 수 있다. 야식을 많이 먹던 사람이 야식만 끊어도 체중이 줄거나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몸은 건강해진다. 회식은 1차에서 마무리하고 저녁 9시 이후 야식을 먹지 않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추천인 류지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박귀원 중앙대병원 소아외과 교수,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신화용 중앙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최진화 중앙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최현진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소소한 일상행동 점검과 개선

하루 10분 사색하고 이어폰 음량 줄이기 등

운동과 식사 다음으로 의사들이 추천하는 건강 습관은 일상에서 소소한 행동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하루에 10분씩 두 번 사색하기, 이어폰 음량 줄이기, 마스크 쓰기, 부인과 초음파 검사 받기 등이다.

생명체는 끊임없는 자극을 받으며 활력을 얻는다. 그러나 쉼 없는 자극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외부의 온갖 자극을 받아 긴장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어느 시점에서 번아웃(burnout)을 겪기도 한다. 번아웃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가끔은 조용히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소위 '마음 챙김'으로 자신의 신체나 뇌에 쌓인 스트레스를 비워야 한다. 전문의들이 권하는 방법은 매일 아침과 저녁에 10분씩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눈을 감고 복식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자신의 몸이 느끼는 감각에도 집중한다. 밥을 먹을 때 가끔은 밥알의 움직임을 느낄 정도로 천천히 먹고 손을 씻을 때는 물의 온도를 느껴 본다. 또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두면 계속되는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추천인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다. 과도한 소음은 영구적인 청력 장애를 부른다. 이를 소음성 난청이라고 한다.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의 음량 최대치는 보통 100dBA(A-가중데시벨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의 크기를 주파수에 대한 가중치 필터를 적용해 상대적 단위로 나타낸 값)이다.

지하철이나 비행기 같은 시끄러운 곳에서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 등을 사용할 때 주변 소음으로 인해 음악을 더 또렷이 듣기 위해 대개 최대치로 볼륨을 올린다. 이는 소음성 난청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이다. 따라서 시끄러운 곳에서 음악을 청취하는 행동은 자제하는 편이 낫다.

소음성 난청 예방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2018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의 허용 한계치를 발표했다. 매일 2시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다고 가정할 때 소리의 크기는 80dBA를 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넘어서면 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80dBA는 플레이어의 최대 음량 볼륨의 70% 정도다. WHO는 또 60/60 법칙을 권장하고 있다. 플레이어의 최대 음량 볼륨의 60% 정도로 60(1시간)만 사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이다.

추천인 문석균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손과 코를 씻는다. 양쪽 콧구멍을 2번씩 씻어내면 코와 호흡기 건강을 위해 좋다.

추천인 민현진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국가가 지원하는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로 모든 부인과 암을 진단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은 건강검진에서 초음파 검사로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분만 후 한 번도 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있다. 특히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3기 이상에서 발견한다. 치료가 가능한 1기 난소암은 모두 건강검진에서 발견한다.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는 습관이 여성 건강 유지를 위해 바람직하다.

추천인 이은주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