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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50대여! 꿈을 펼쳐라~!!'

예인짱 2010. 2. 13. 01:46

새 도전으로 행복을 발견한 50代 중년들,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을 바꾸는 것...!!"

"인생 2막이요? 이제는 인생 3막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는걸요."

49세이던 2000년 겨울 대우건설 상무 자리를 박차고 자전거로 세계를 누비고 싶다는 어릴 적 꿈을 좇아 자전거여행가로 변신한 차백성(58)씨의 얼굴엔 활기가 넘친다. 그토록 고대한 세계여행의 꿈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사직한 직후 그가 첫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미국 서부해안 종주. 시애틀에서 샌디에이고까지 7000㎞를 질주했다. 이어 일본, 뉴질랜드, 하와이, 미국 중서부와 캐나다 록키산맥, 유럽 8개국 등 최근까지 세계 곳곳을 자전거를 타고 누볐다.

평소 즐긴 자전거·요리로 새 인생 성공...!!

청춘을 바친 직장을 그만두는 데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사표를 쓴 시기가 가장 적당한 때라고 판단했다. 50代 어느 지점에서는 직장에서 밀려나는 게 냉혹한 사회의 현실인 탓에, 밀려나기 전에 준비해 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다리 힘이 더 빠지기 전에 본격적으로 자전거 세계여행을 시작해야한다는 마음도 컸다.

차씨는 "마흔 아홉에 사표를 낼 때만 해도, 앞으로 20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50대부터 인생 후반전은 내가 하고 싶었던 자전거 세계여행을 하면서 살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며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면서 지금은 75세 이후 또 다른 인생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유명 인사가 됐다. 자전거여행가로 명성을 얻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자전거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고 방송 출연과 강의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차씨는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사람"이라며 "요즘 내가 그 기쁨을 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쉰이 넘은 남자들에게 사회는 봉사활동 외에 다른 일을 선뜻 주지 않는다"며, "쉰 이후의 인생을 어떻게 꾸릴지 생각하고 준비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나이 50부터는 인생 2막을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쉰의 남자는 열 살 아이의 심정으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며 "문제는 그간의 사회적 삶에 발목을 잡힐수록 인생 2막은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가족, 직장, 직업 등 그의 첫 번째 인생에서 자유로워야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대다수 50代 남자가 자신이 처한 문제를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광고회사 이사로 근무하다가 마흔 여덟 살에 사표를 쓰고 요리사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오시환(55, 배재88회)씨는 "시간이 없어 인생 2막을 준비할 짬이 없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마음가짐이 안 돼 있을 뿐, 정말 시간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직장에만 매어 사는 사람은 인생의 본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찾아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취미생활도 병행하라"고 주문했다. 만약 좋아하는 것이 없거나 골프라고 답한다면 그 사람은 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게 오씨의 생각이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카피라이터로 들어간 것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오시환씨는 코래드, M.A.P.S, 거손 등을 거치며 20년간 광고인으로 살았다. 나이 40을 넘기면서 인생 2막을 고민했다. 맛있는 것을 먹은 날은 반드시 집에 와서 같은 음식을 만들 정도로 평소 취미가 요리였던 그는 언젠가 요리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마흔 여덟이 된 해에 사표를 썼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듯, 무작정 가게 먼저 차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그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게 기초 단계인데, 많은 사람이 그걸 모른 채 음식점을 냈다가 퇴직금을 다 날린다"며, "나는 요리를 밑바닥부터 배우기 위해 돈 100만 원 들고 미국 플로리다로 건너갔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의 일식당과 뉴욕의 한식당에서 꼬박 3년간 주방보조로 일했다. 2003년 겨울 귀국해 호프집에서 주방장으로 6개월간 근무한 후 바다요리전문점 '해장금'을 열었다. 지금도 직접 새벽장을 봐 음식을 만들어내는 그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금 그의 옆에는 그의 전철을 밟아 10년 동안 일한 기자직을 그만두고 미국 플로리다로 건너가 바닥부터 요리사 수업을 하고 온 허강우(43)씨도 있다. 오씨는 "취미생활을 하더라도 준프로 수준이 될 만큼 열심히 하라"며 "그렇게 하면 설령 회사에서 잘리더라도 할 일이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는 게 전혀 두렵지 않다"고 단언했다.

인제대 스트레스연구소 소장인 우종민 박사도 취미생활을 가족, 친구와 함께 인생을 살면서 꼭 갖춰야 할 요소로 들었다. 우 박사는 "이 세 가지를 다 겸비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생을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생활도 더 밝고 긍정적인 자세로 하기 때문에 조직에도 더 오래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짜증과 스트레스에 짓눌려 허구한날 찌푸리는 사람보다 밝고 환한 얼굴로 일과 사람을 대하는 사람이 인간관계나 업무성과 면에서 아무래도 더 이롭기 때문이다.

인생에 꼭 필요한 '가족·친구·취미'...

직업적 특성상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중앙일간지 기자로 26년간 잔뼈가 굵은 윤명훈(55·가명)씨의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기쁨도 취미생활이다. 그의 취미는 나무를 다듬어 물건을 만드는 목공. 주중에는 짬을 내기 힘들어 주로 쉬는 토요일을 이용한다. 아파트에 살고 있어 따로 작업할 공간이 많지 않은 그는 베란다를 자신의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윤씨는 "나무에 대패질을 하고 못을 박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내가 만들고자 하는 물건을 손수 완성시킬 때 쾌감은 어디에도 비견할 수 없다"며 "우리 집에는 그동안 내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온 크고 작은 물건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퇴직하면 자신이 만든 목공 작품들로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50代에 새로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고 있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인생은 딱 한 번뿐"이라는 것과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철저히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58년 개띠인 가수 홍서범씨는 최근 이 땅의 50代를 위한 노래 '그래'를 발표했다. '어느날 우연히 뒤돌아 보니 어느덧 내 나이 반을 넘기고 아쉬운 날들이 너무도 많아. 오- 그래 많은 걸 잊고 살았어. 이제는 날 위해 일어서야 해. 남겨진 날들도 너무도 많아. 나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아. 오- 그래 나에겐 꿈이 있어(중략)'라는 가사다.

홍서범씨는 "어느 날 문득 정신없이 살아온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됐고, 나와 같은 길을 걸어오면서 경제적 압박 등으로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을 우리 세대에 남은 인생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 살아보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곡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도 후반전에 역전하는 일이 많듯 인생도 후반전 역전이 가능하다"며 "단, 축구에서 작전타임과 휴식시간을 잘 활용해야 후반전에서 잘 뛰는 것처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다스린다면 50代가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차기곡으로 '만 쉰'을 발표할 예정이다.

[위클리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