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삶/등산교실

하산시 잘 넘어지는데…

예인짱 2009. 9. 23. 08:08

[이용대의 산행 상담실] 그럴땐 이렇게 해 보세요

 

하산시   잘 넘어지는데…

궁금해요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이 더 아프고 다리가 풀려 잘 넘어집니다. 제 경우만 그런가 싶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같은 대답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와 개선책으로 할 수 있는 트레이닝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선희 서울시 동대문구 창신동


이렇게 해 보세요

올라갈 때 보다 내리막길에서 더 잘 넘어지는 이유는 오를 때보다는 내려올 때 체중의 2배나 되는 힘이 착지하는 순간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2배라는 수치는 배낭을 메지 않은 상태에서 얻어진 수치이며, 만약 무거운 등짐을 졌을 때는 더 큰 충격이 가해질 것입니다. 만약 10kg의 배낭을 메었다면, 20kg의 부담을 전달하기 때문에 등짐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충격력도 커지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만 휴대하여 배낭을 가볍게 져야합니다.

하산길에서 강력한 착지 충격에 대항하여 체중을 버텨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양다리의 대퇴사두근(大腿四頭筋)입니다. 내리막에서 대퇴사두근은 신장성 수축을 반복하기 때문에 근력이 크게 떨어지는데 착지충격은 줄어들지 않아 체중을 지탱하기 어려워서 넘어지게 됩니다.

산을 오를 때는 대퇴사두근의 길이가 줄어들면서 힘을 내게 되는데, 이를 운동생리학 용어로는 ‘단축성 수축’이라고 하며, 내려갈 때는 늘어나면서 힘을 내게 되는데 이를 ‘신장성 수축’이라고 합니다. 단축성 수축은 자주 일어나는 근육의 수축양식이지만, 신장성 수축은 드물게 일어나는 양식이기 때문에 근력이 약한 사람이 신장성 수축운동을 하면 근육세포가 손상을 입게 됩니다. 내려갈 때는 신장성 수축이 반복되기 때문에 근력이 약한 사람은 급격하게 근력이 떨어지며 체중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져 중심을 조금만 잃어도 넘어지게 됩니다.

내리막에서 다리에 힘이 없거나 후들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신장성 수축을 반복하여 다리근력이 떨어진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내리막에서 피로를 예방하는 방법은 대퇴사두근에 스트레스가 걸리지 않도록 걷는 방법과 대퇴사두근을 단련하여 큰 스트레스가 걸려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려갈 때는 보폭을 절반 정도로 좁혀서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알파인 스틱을 사용하여 착지충격을 팔에 분산시키면 다리에 걸리는 충격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이 알파인 스틱을 사용하면 다리근력의 저하를 보완할 수 있어 유익하지만, 지팡이가 만능이라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알파인 스틱으로 지면을 누르면 다리에 가해지는 힘은 감소하지만 팔힘은 증가하기 때문에 팔힘이 약한 사람에게 지팡이 사용은 최선책이 아닙니다. 보통 다리가 약한 사람은 팔힘도 약하기 때문에 지팡이를 쓰기 위해서는 팔힘도 길러야합니다.

하산길은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을 택하는 것이 다리에 미치는 부담을 줄여줍니다. 등산할 때는 항시 ‘내리막이 오르막보다 더 힘들다’라는 말을 마음속에 두고 행동해야 합니다. 등산은 걷기운동이기 때문에 다리근육의 중요성은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특히 다리를 구성하는 여러 근육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동근이 되는 대퇴사두근입니다. 이 근육은 평지에서 보다는 가파른 언덕을 올라갈 때 많이 사용되고, 내리막에서도 착지충격을 견디며, 체중을 지지하는 중요한 작용을 하므로 트레이닝을 통해서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 대퇴사두근 강화운동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운동은 스쿼터입니다(그림). 이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기구도 필요없으며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양발을 가볍게 벌리고 천천히 무릎을 굽힌 뒤(무릎관절의 각도는 90도까지 굽히고,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지 않도록 한다) 양발을 펴면서 일어난 후 다시 무릎을 굽히는 자세를 1세트에 10회씩 3회 이상을 반복합니다. 근력이 향상되면 적당한 무게의 바벨을 어깨에 올려놓고 실시하거나, 한 발로 실시합니다(한 발로 할 때는 균형을 잡기 위해 벽에 기대어 하면 좋습니다).

이밖에도 의자에 앉아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이때 무릎을 편 상태에서 5초간 의식적으로 대퇴사두근에 힘을 줍니다. 또 누워서 무릎을 편 상태로 다리를 지면에서 30cm 정도 들어올려 5초간 유지합니다. 이 두 가지 트레이닝 방법은 20~30회를 1세트로 구성하여 최소 3세트 실시합니다(그림).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면  피로 없이 걸을 수 있고, 평형성이 높아지며, 평형감각을 잃었을 때 자세를 바로잡아 줄 수 있는 능력을 개선하고, 근육 경련이나 근육통의 발생을 줄여주는 등의 장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릎관절근육을 보호하는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무릎관절통의 예방과 개선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보행용 지팡이의  능률적인 사용법은?

궁금해요

요즘 보행용 지팡이의 사용이 일반화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두 개를 함께 쓰기도하고, 한 개만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더 능률적인지 올바른 사용요령을 알고 싶습니다.


/ 지민학 서울시 노원구 상계3동

이렇게 해 보세요

이제 알파인 스틱(alpine stick) 사용은 보편화되어 단순 지팡이 용도를 넘어 필수적인 운행용 등반도구로 발전했습니다. 알파인 스틱(이하 스틱)은 기복이 심한 산악 지형에서 사용하면 양다리로만 의존하던 힘을 약 30% 정도 양팔에 분산할 수 있어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보행속도도 높일 수 있습니다.


▲ 손잡이 잡는 요령
스틱은 겨울철 눈이 쌓인 비탈길이나 지면이 불균형한 울퉁불퉁한 산길에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에 좋고, 특히 비탈길을 하산할 때 무릎관절의 충격을 완충시킬 수 있어 좋습니다. 관절통증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스틱의 사용을 권하고 싶습니다. 스틱은 스키폴과 달리 2단이나 3단으로 그 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 휴대 또한 간편합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배낭에 꽂아 휴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틱은 보행 목적 이외에도 눈사태로 매몰된 조난자의 위치를 찾아낼 때 탐침용으로도 쓸 수 있으며, 부상자 운반용 들것을 만들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 여러 타입의 알파인 스틱
스틱 사용시 적절한 길이는 스틱을 잡고 섰을 때 팔꿈치 관절이 90도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사가 심한 비탈길을 내려갈 때는 평지길 보다 10~15cm 정도 더 길게 조절하여 사용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스틱 끝에 끼워서 사용하는 둥근 링(Basket)은 눈이 없는 길에서도 끼워서 사용해야 바위틈새나 무른 땅에 스틱이 끼거나 깊게 박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눈 위에서는 반드시 끼워서 사용해야 합니다. 적설기(積雪期) 산행에서는 무거운 피켈 보다 오히려 스틱이 더 요긴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틱의 소재는 대부분 가볍고 강도가 강한 두랄루민이나 카본을 사용하고 있으며, 손잡이는 체중을 실기 좋도록 잡기가 편하게 디자인된 것이 좋으며, 반드시 손목고리가 달려있는 것을 선택해야합니다. 손잡이를 잡는 요령은 손목고리의 아래에서 위쪽 방향으로 손을 넣은 다음 손목고리와 손잡이를 함께 싸잡아야 스틱에 의지할 때 손아귀의 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바위가 많은 지형에서는 스틱 끝부분에 고무덮개를 끼워 사용하면 마찰음도 없고 미끄러짐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스틱은 충격을 완충시키기 위해 스프링을 내장한 제품도 있으나 이는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선택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틱이 지면과 접촉했을 때 출렁거리는 느낌 때문에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스틱을 사용한 보행요령은 자연스러운 걷기동작 그대로 오른발이 나갈 때 왼손에 잡은 스틱이 나가고, 왼발이 나갈 때 오른손 스틱을 내짚어야 합니다. 앞으로 내짚은 스틱을 뒤로 밀어내는 탄력을 이용하여 몸을 전진시켜야하며 두 개의 스틱을 사용해야 효과적입니다. 급경사 비탈길에서는 스틱의 손잡이가 위쪽으로 내딛었을 때 얼굴 높이까지 오도록 조종해야 합니다.

초보자가 처음 스틱을 사용할 때는 매우 거추장스럽고 불편하지만 숙달되면 제3의 손이나 다리처럼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스틱의 사용은 국내 산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고산등반이나 트레킹에서도 아주 어려운 구간을 제외한 모든 지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사용방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월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