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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훈식, 강호동식, 유재석식 '리더십'

예인짱 2007. 12. 30. 17:36

탁재훈식, 강호동식, 유재석식 '리더십'

 

 

[OSEN=강희수 기자]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배우 내지는 가수 위주로 편제돼 있던 연예계 헤게모니에 MC가 독립된 분야로 급성장 하면서 새로운 파워집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행사가 바로 지상파 3사가 주최한 ‘연예대상’이었다.

예전 기억 속의 ‘연예대상’은 개그맨들의 망년회 정도였다. 상의 의미보다는 한 해를 정리하는 흥겨운 잔치마당 정도에 머물렀던 행사였다.




하지만 올해의 연예대상은 대상 수상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SBS가 창사 17년만에 처음으로 연예대상을 신설할 만큼 규모가 커졌고 시상식 자체에 대한 시청률 또한 그 어떤 영화제나 ‘연기대상’ 못지 않다.

특이하게도 이렇게 위치가 높아진 연예대상의 중심에는 명 MC들이 자리하고 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이들 MC 군단은 이제 어느 장르 종사자 부럽지 않은 연예권력으로 성장했다. 지상파 3사는 최근 잇달아 열린 ‘연예대상’에서 탁재훈(KBS 2TV), 강호동(SBS TV), 이순재+무한도전(MBC TV)이라는 MC 수상자를 배출했다.

왜 리더십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리더십의 중요성은 집단 진행체제에서 기인한다. 메인 MC 한둘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방식은 이제 옛날 버전이 돼 버렸다. 점차 MC의 숫자가 늘어나 7,8명씩 떼를 지어 프로그램을 이끌기도 한다. 모두가 MC인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엄연히 질서가 존재한다.

그 질서를 이끄는 이들이 바로 이들이다. 자칫 산만으로 흐르기 쉬운 프로그램은 탁재훈 강호동 유재석과 같은 명 MC들의 ‘조절’에 의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개성강한 모래알, 아니 ‘자갈’ 같은 출연자들을 이끌어 커다란 웃음을 만들어 내는 재주,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그런데 세 MC의 진행방식에는 뚜렷이 비교되는 특징이 있다.

탁재훈 식 ‘일벌백계’

탁재훈은 KBS 2TV ‘상상 플러스’와 ‘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을 진행하고 있다. 탁재훈은 두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순발력과 입심에 의존해 웃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입심의 특징은 ‘고장난명’이다. 반드시 상대방이 있어야 하는데 상대의 허를 찔러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 빈틈을 찾는 과정에서 순발력이 크게 작용한다.

조직에 응용해 보면 ‘일벌백계’다. 자신의 방어에 철저하지 못한 일례를 찾아 백계 함으로써 조직 전체에 영향력을 끼친다. 이는 곧 무시무시한 장악력으로 작용한다.

때론 도가 넘쳐 설화를 입기도 한다. 최근 ‘불후의 명곡’에서 탁재훈이 가수 신승훈과 패널 하하에게 했던 개그가 그런 경우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당할 수 있지만 조직문화에서는 일벌백계만큼 확실한 장악력도 없다.

강호동 식 ‘솔선수범’

강호동이 보여주는 첫 인상은 일단 위압적이다. 씨름 천하장사 출신이라는 배경답게 체격만 봐도 기가 질린다. 일견, 예능 프로그램에 부적합한 조건일 수도 있다. 강호동은 자신의 그런 단점을 솔선수범으로 극복했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강호동은 온몸을 던져 웃음을 유발한다. 자신을 모르모트로 기꺼이 내놓기도 한다.

‘야심만만’과 ‘무릎팍 도사’에서 최고의 인터뷰어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상대방과의 정서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야단법석을 떨며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모두 까다로운 연예인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조직에서 이런 스타일은 현장형으로 분류될 수 있겠다. 조직의 상층부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말단 직원까지 어울리며 때로는 대폿잔도 기울일 줄 아는 서민적인 리더가 강호동 식이겠다. 자칫 현장에 너무 동화되다 보면 리더의 본업을 잊어버리는 위험성이 있기는 하지만 강호동의 첫 인상처럼 타고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면 이도 극복될 일이다.

유재석 식 ‘상호융화’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시즌3’ 등에서 보여주는 유재석의 모습은 융화형 리더다. 어떤 때는 누가 MC이고 누가 게스트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큰 흐름은 놓치는 법이 없다.

함께 출연하는 동료 MC들을 돋보이게 하는 특징도 있다. 유재석과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MC들 즉 박명수 하하 정준하 정형돈 등은 유재석과 에너지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더불어 성장’을 했다. ‘무한도전’이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유재석의 걸출한 융화력에서부터 확대해석 할 수 있다.

조직에서 이런 리더를 만난다면 조직원은 굉장한 행운아다. 명령과 수행은 조직을 유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메커니즘이지만 모든 조직원들의 혐오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융화형 리더를 만나면 조직원들은 명령이 주는 불쾌감을 떨쳐버리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이런 리더는 자칫 효율성의 도전을 받을 수 있다. 융화가 완성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하고 그 기간 동안은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 ‘무한도전’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오랜 ‘무명’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말이다.

효율적, 현장형, 이상적

세 MC의 진행스타일을 한 단어로 표현할 길은 없다. 표현이 주는 올가미에 스스로 옭매이는 느낌을 진하게 받으며 굳이 근접한 단어를 찾는다면 ‘효율적’ ‘현장형’ ‘이상적’이라는 낱말로 좁혀갈 수 있겠다.

어느 것이 낫다는 상대적인 판단은 내릴 수가 없다. 그때 그때 상황과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 될 수 있는 이론들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있어 좋은 이들이 바로 조직원들이라는 점이다. 뛰어난 리더를 만나 모두가 성과를 나눠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탁재훈 강호동 유재석, 그들이 있어 2007년의 예능 프로그램을 지켜 보는 맛이 남달랐다고 감히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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