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상담심리학

에릭슨의 심리사회적단계

예인짱 2007. 9. 4. 10:27

 

에릭슨의 생의 8단계 이론


 

발달에 관한 정신분석이론 가운데 가장 풍부한 이론이 바로 Erik Erikson (1902-1994)의 것이다. 인간의 사회화과정은 어느 한 시점에서 정지하거나 머무르지 않으며,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은 더 좋게 든 더 나쁘게 든 끊임없이 변화되어 가는데, 에릭슨은 이러한 지속적인 성숙을 프로이드의 생각에 접목시켜 인간의 전 생애적 발달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에릭슨은 신프로이드 학파 중 한 사람으로, 프로이드의 이론에 감명을 받아 비엔나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정신분석에 관하여 공부하였다. 그는 특히 아동발달, 치료,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자 1930년대 초에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이드의 이론을 토대로 정신분석 이론을 발전시켰다.

 

에릭슨은 프로이드의 심리성적이론의 기본 틀을 수용하기는 하였으나, 성욕이나 공격욕구 등 인간의 본능적이고 무의식적 욕구의 표출을 강조한 프로이드와는 달리 이들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억압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심리사회이론을 전개하였다.

그의 이론에서 제시한 인간발달의 여덟 단계 중 앞의 다섯 단계는 프로이드의 발달단계와 같으나 그렇다고 하여 프로이드처럼 아동기에 더 중요한 발달과제가 있다고 보진 않았다. 오히려 인생의 전 발달단계에서 중요한 심리사회적 문제가 있고, 각 단계의 위기가 어떻게 해결되는가에 따라 미래의 발달이 달라진다고 보았다.

 

즉 위기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면 건강한 자아발달을 이루어 바람직한 성격을 형성해 나가게 되지만, 위기를 만족스럽게 해결하지 못한 사람은 미진한 문제를 안은 채 다음번의 위기를 맞이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한 자아발달이 방해를 받아 성격형성에 문제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각 위기마다 긍정적 특질만 나타나야 하고, 부정적 특질이 나타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긍정적 특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중요하며 부정적 특질이 긍정적 특질을 압도할 때에 발달의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의 정상 발달은 각 아동의 독특한 생활환경과 문화적 맥락 내에서 이해해야만 한다고 강조하였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1단계 - 유아기(출생~1세 반): 신뢰감 대 불신감


이 시기는 주로 어머니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이 때 어머니가 영아의 신체적 욕구와 심리적 욕구를 일관성 있고 적절하게 충족시켜 주고 따뜻하고 반응적인 양육을 제공하면, 영아는 사람에 대한 신뢰감을 발달시킨다. 반면, 어머니가 영아의 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켜 주지 못하거나 거칠게 다루고 일관성 없이 대하면 영아는 타인에 대해 불신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유의할 점은 아기가 불신감을 전혀 경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아기들은 신뢰와 불신을 다 경험하게 되며 불신 역시 성장에 필요하다. 다만 건강한 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신뢰와 불신사이의 적당한 비율인 것이다. 물론 전자가 후자보다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2단계 - 아동초기(1세 반 ~ 3세): 자율성 대 수치감과 회의


부모로부터 신뢰감을 얻게 되면 유아들은 이제 독립심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게 된다. 이 시기 동안 유아는 걷고, 달리고, 기어오르는 등 이행능력이 향상되고, 식사, 옷 입기 등 자조기술이 늘고, 배변통제능력도 생겨서 상당히 자율적이 된다.

그래서 여러 충동들 사이에서 선택이 요구될 때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려고 한다. 이 때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유아에게 자유로운 탐색을 허용하고 자기스스로 선택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과도하게 통제하지 않는 경우 유아가 갖게 되는 자신감은 자율성으로 발전된다.

반면, 부모가 유아의 실수 결과에 대하여 비난만 하게 되면 유아는 자기 자신의 실수에 대하여 수치심을 느끼게 되고, 또 부모가 유아를 과잉보호하거나 적절한 도움을 주지 않으면 유아는 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처능력을 배울 수 없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하여 의심과 회의를 품게 된다.

이 단계에서 얻게 되는 자율성은 이후에 창의성, 생산성, 독립성, 자기 존중감의 기초가 되므로 중요하다.

 


3단계 - 놀이기(3세~6세) : 주도성 대 죄책감


이 시기의 유아들은 적극적으로 주위 세계에 도전을 하고 새로운 과제나 기술을 습득하며 스스로가 생산적인 존재임을 인정받고자 하는 때이다. 특히 가상놀이를 통해 사회적 역할과 제도를 배우고, 앞으로 자신이 어떠한 사람이 될 것인가에 관한 기본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부모가 이 시기의 유아에게 목표를 세우게 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도록 격려할 때, 유아는 솔선수범하게 된다. 그러나 유아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과정을 부모가 지나치게 통제하고 간섭하면 자신의 목표가 사회적으로 금지되는 것으로 생각하여 죄의식을 발달시키게 된다.

 


4단계 - 학령기(6세~1세) : 근면성 대 열등감


아동이 학교 교육을 통해 읽기, 쓰기, 상호 협동 등과 같이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기본 기술을 배우게 되는 때이다. 이 때는 지적인 호기심과 그 성취가 행동의 핵심이 되며 이로 인해 아동은 근면성과 성취감을 갖게 된다.

즉, 아동에게 물건을 만들게 하고 일을 하도록 격려하고 그것을 끝내도록 허락하고 그러한 노력을 칭찬한다면 근면성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학교와 또래집단, 부모와의 경험에서 자신의 유능성을 발달시키지 못한 아동은 자신이 기울였던 노력이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비웃음을 받게 될 때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5단계 - 청년기(11세~15세) : 정체감 대 역할 혼미


에릭슨은 이 시기의 자아정체감 확립을 전 생애를 통하여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으로 보았다. 이 시기는 더 이상 아이도 아니면서 아직 성인도 아닌 불안정한 시기로, 청소년이 되어 여러 신체적 변화에 직면하게 되는 이들은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굳히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이들은 때로 자신이 어떠한가에 대해 생각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즉, 자신을 돌이켜 볼 때 자신을 이제까지와 같은 동일한 사람으로 보아 내적 동일성과 지속성을 느끼게 되고 자신이 이루어 놓은 내적 통합성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같게 지각된다고 확신할 때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확신이 없는 경우 역할의 혼란이 오며 자신을 무용하게 느끼고 목적 없는 방황을 하게 된다.

 



6단계 - 성인 전기(16세~25세) : 친밀감 대 고립감


일단 정체감을 확립한 젊은이들은 이 단계에서 타인과 의미 있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시기에는 동성과도 친밀한 우정을 형성하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성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의 단계에서 자아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이성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여 사회적 관계를 피하거나 자기 자신에게만 열중하게 될 때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7단계 - 성인 중기(25세~65세) : 생산성 대 침체성


다른 사람과의 친밀감이 잘 형성되어 원만한 대인관계가 성취되면 성인 중기에는 자신에게 몰두하기보다 자녀를 낳고 양육하며 교육하는 일에 전념하고 다음 세대를 지도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여기서 생산성이란 일차적으로는 다음 세대를 훌륭히 길러 그들에게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주는 데 여하고자 하는 의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더 넓게는 직업에서의 생산적 일이나 창조적 활동을 포함하는 것으로, 자신보다는 남과 사회를 위해 일하는 사회적 성숙을 의미한다.

반면에 이러한 일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하게 되고 사회적 및 발달적 정체에 빠져 성격이 침체되고 황폐화된다.


 

8단계 - 노년기(65세 이후) : 자아통합 대 절망감


이 마지막 단계에서 노인들은 자신이 이제까지 살아온 과정을 돌아보고 성취한 것이 무엇인가를 점검해 보게 된다. 이 때 자신의 인생이 가치 있고 보람되었다고 느끼는 노인은 자아통합을 이루게 되고, 통합성을 갖는 노인들은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자신의 인생을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인생에 대한 통찰과 관조가 생기며 이를 바탕으로 생의 유한성과 다가올 죽음까지도 수용한다.

반면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노인들은 지금까지의 자기 인생을 헛되이 보냈다고 생하고 후회와 회한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무엇인가 새로 시작하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 짧아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게 되며 다가올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고 따라서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된다.

에릭슨은 성격발달에서 원초아보다 자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으며 전 생애를 걸쳐 각 발달 단계에서의 대인관계와 자아의 발달이 위기 극복을 통하여 성장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처럼 자아를 중요하게 볼 때 교육의 영향력은 보다 증대될 수 있으며, 위기 극복을 통한 자아성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은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A Love Until The End Of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