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심리교실

만족 지연의 법칙

예인짱 2007. 4. 23. 15:20

 

만족 지연의 법칙

 

한때 번역자 진위 논란에 빠졌던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는 만족 지연의 법칙을 우화로 옮겨 놓은 것이다. 논란의 진위야 어떻든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결하고 명확하다. 오늘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으면 내일, 다음달, 내년에는 더 많은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다는 메시지다. 순간적인 충동을 억누르고 참을성을 키우라는 얘기인 셈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만족 지연'이라고 부른다. 네다섯살 정도의 어린이의 교육법에 곧잘 활용된다. 이런 교육법은 실제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당장의 욕구를 잘 참는 어린이가 나중에 커서도 사회적 능력이나 성취력, 스트레스 대처 능력에서도 더 나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족지연을 활용한 학습법은 꼭 어린이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어른들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재테크나 투자이다.

재테크나 투자에서 만족지연 법칙은 복리나 재투자와 연관시켜 생각해볼 수 있다. 예컨대 1000만원의 돈이 있다고 할 때 이 돈을 당장 쓰지 않고 해마다 이자와 원금을 재투자하는 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로 재테크에 있어서 만족지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는 복리 수익률이 적용되기 때문에 나중에 먹게될 마시멜로는 훨씬 더 큼직해져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달성한다고 가정할 때 1000만원은 1년뒤 1100만원으로 불어나고 3년 뒤 1331만원으로 불어난다. 또한 10년뒤에는 2593만원, 30년뒤에는 무려 1억7449만원으로 불어난다.

문제는 이런 복리의 효과를 깨닫지 못하거나, 당장의 소비욕을 참지 못하는 어른들이 적잖다는 사실이다. 이는 재테크에서 복리의 효과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큰 돈을 모을 가능성이 낮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주식투자로 세계적인 부자가 된 워렌 버핏은 다른 어떤 투자자보다 '만족 지연'에 능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생활에서도 그는 오래된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그의 투자법은 다른 무엇보다 복리 투자가 핵심이다.

부자는 습관이 만든다고 한다. 따라서 순간의 충동이나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는 사람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말은 허투로 하는 말이 아닌 셈이다.

그래서 어떤 부자는 자신의 딸들에게 "적금통장 만기 한번 채우지 못한 녀석은 만나지 마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