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 사례 및 예방을 위한 대책
⊙ 청소년 자살 사례
치명적인 자살율은 성인기로 갈수록 증가하지만 자살 시도율이 가장 높은 시기는 청소년기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로 비유되는 청소년기는 인지적으로 미성숙할 뿐만아니라 인생의 어느 시기에서보다도 정서적 충동성이 심화되는 시기이므로 청소년들 가운데는 우울하거나 절망적이 아니어도 충동적으로 자살 시도를 보일 위험이 많다고 한다. 청소년기는 자기 자각이 급증하는 시기인데 비해 청소년들은 성인들보다 좌절 경험이나 감정, 자존심을 위협하는 생각과 같은 고통스런 자기자각을 견디는 자아 강도가 약해서 이러한 부정적인 심리 상태에서 즉각적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강렬해진다. 청소년 자살의 특성을 살펴보면 첫째, 청소년들의 자살엔 분명한 동기가 있다. 자살을 하는 청소년들은 오랜 기간 동안 자살을 준비해 오다 직접적인 동기가 주어질 때 자살을 한다. 이 직접적인 자살동기가 방아쇠의 역할을 한다.(예-성적비관, 학교폭력,왕따 등) 둘째, 청소년들의 자살은 충동성이 강하게 작용하여 순간적으로 이루어진다. 성인의 경우 우울 상태가 자살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인데 반해 청소년의 경우는 충동성이 매우 큰 결정인지가 된다. 청소년 자살의 경우는 예측이 어렵다. 자살계획이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나가 죽어버려라”는 부모의 한 마디에 잠시 후 “좋아, 죽으라면 죽지”의 반응과 함께 충동적으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을 보인다. 셋째, 동반자살이나 모방자살이 흔히 일어난다. 청소년의 경우 특히 같은 처지에 있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동반자살이 흔히 일어난다. 이는 가정, 학교, 또래집단으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에서 흔히 일어난다. 또한 청소년들 특유의 현상은 모방자살 등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사회 문제로 크게 대두되는 것은 청소년 자살이다. 청소년 자살 사례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이 성적비관, 학교 폭력, 왕따 현상 등이다.
① 성적 비관
과거나 현재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입시 문제가 큰 관건이다. 자기들이 말하는 소위 명문대를 갈려면 우선 학교 성적이 상위 1% 내에는 들어야 한다. 말로는 상위 1% 성적이란 말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성적 1%를 유지할려면 하루에 3~4시간씩 자고 남은 시간은 모두 공부에 투자해도 모자른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공부한 만큼의 성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학생들은 심한 절망감에 빠지거나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학교에서 성적도 우수하고 리더의 역할도 하지만 부모나 주변사람들의 기대가 본인에게 강한 부담으로 작용되어 모든 면에서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아 위기감을 갖는다. 이럴 때 성적이 갑자기 나빠지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만 자신의 고민을 남에게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내면적으로 악순환되면서 자살에 이르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를 몇가지 들어보겠다.
[지난 6일 수원에서 중간고사를 앞둔 고1학생이 또 투신 자살을 했습니다. 유서는 없었으나 주변 사람들은 시험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한 자살이라고 말하며 매스컴도 그렇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자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교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는 "내신 제도에 희생된 박군을 추모합니다."라는 문자 메세지가 돌고 있다.]
[2003년 11월 16일 일요일
“낮 12시30분께 인천 부평구 산곡동 ㅇ아파트에서 11층에 사는 소녀가(초등학교 5년) 학교 성적을 비관해 투신 자살했다. 아파트 경비원 김△씨(65)는 '경비실에서 근무하다 쿵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 보니 학생이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의 가족들은 경찰에서 '학급 성적이 중간 정도인 학생이 공부 잘하는 언니(고1)를 부러워했고, 최근에는 과외를 받기도 했다'며 지난 8일에도 성적을 비관해 베란다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는 것을 아버지가 말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창문에 의자가 놓여 있는 점으로 미뤄 신양이 이날 가족들이 외출한 틈에 투신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2003년 11월 16일 일요일
“오후 5시50분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C학사관 3층 방에서 서울대 공대 2학년 이모(20)씨가 2층 침대 난간에 자신의 허리띠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은 방을 쓰는 선배 오모(23)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오씨는 경찰에서 '외출 후 방에 들어와 보니 이씨가 목을 매 숨져 있어 112에 신고했다'며 '평소 공부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공책에 '대학 공부가 힘들다. 부끄럽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학생활이 최악이 될 것이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경찰은 이씨가 상경한 부모를 만난 이날 오후 2시쯤에도 '공부가 힘들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성적부진으로 인한 중압감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② 학교 폭력 or 왕따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청소년 폭력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학교 폭력은 단순히 개인이 아닌 조직화 되어 있다. 학교 친구들로부터 집단 폭력의 고통에 시달리다가 자살을 하는 학생이 있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왕따가 되어 자살하는 학생 등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몇가지를 들어보겠다.
[몇년전 대전에서 발생한 어느 여중생의 집단 폭력 사례는 세상을 경악시켰다. 모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여 폭력이 두려워 걱정하자 어머니가 학교로 마중을 나갔다가 딸 친구 여학생을 만나게 되어 꾸중을 하자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여 전치 3주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인데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선배와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폭행당해 숨진 전북 순창 S고교 1학년 L(16)양의 사인은 뇌진탕으로 밝혀졌다. 3일 순창경찰서는 "유족의 요청으로 숨진 L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집단 구타에 의한 뇌진탕으로 판명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구속한 선배 Y(17.여고 2년)양 등 4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한 학교에 다니는 L양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께 Y양 등 선배와 동급생 4명으로부터 1시간 동안 얼굴과 머리, 다리 등을 마구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전남대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흘만인 2일 오후 8시 20분께 숨졌다. 한편 시신은 전남대병원에서 순창군 의료원으로 옮겨졌다.]
[학교에서 `왕따'에 시달리던 초등학교 6학년생이 가족과 담임교사의 무관심속에 학교도 가지 않고 사흘간 혼자 고민하다 스스로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8일 부산 동래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께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김모(41)씨의 집 안방에서 김씨의 딸(12)이 장롱 옷걸이에 전선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친구 박모(12)군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던 김양은 지난 25일부터등교를 하지 않은 채 혼자 집에서 고민을 해오다 27일 오후 1시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양은 일기장에서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이상한 별명으로 놀린다.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카락이 다 뽑힌다. 이제 떠나고 싶다"고 수차례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원인 아버지와 고등학생인 오빠는 평소 김양보다 먼저 집을 나서고,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김양이 사흘째 결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의 담임교사 장모(45)씨는 김양이 결석한 첫날 오후 3시께 "몸이 아파서 등교를 못했다. 내일은 꼭 가겠다"는 e메일을 보내오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사흘째인 27일 오후 학생들을 김양의 집으로 보내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양은 3년전 가정불화로 부모가 이혼하자 극도로 소심한 성격이 됐고, 학업성적도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③ 약물 복용
지난 60년대 후반부터 청소년들의 약물 복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휘발성 매체(본드), 대마초의 남용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며 요즈음은 러미나(진해제)의 대량남용이 현저하게 많아졌다. 더욱이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각종 약물들을 혼합 사용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어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약물로는 신경안정제, 각성제, 환각제, 수면제, 진해제(러미나), 화공약품이나 마약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청소년의 약물남용이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대중매체를 통해 어릴 때부터 약 광고를 접하고 어디서든지 쉽게 약을 구입할 수 있다는 현실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즉 약물 사용기회가 열려있기에 청소년 약물남용자의 수효가 증가 추세에 있으며 더욱이 남용자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약물복용 후 난폭한 행위를 자행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등 어린 학생들이 접착제본드나 신나를 흡입한 후 중독현상이 생겨 본의 아니게 죽거나 자제력을 잃고 폭력행위나 자살을 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어 청소년 약물남용에 각별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 사실상 약물남용은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 행해져 왔다. 그런데 청소년층의 약물남용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체 성장과정 중에서 청소년기가 신체나 정신 발달이 가장 급격히 이루어지고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체적으로는 소아적 상태에서 성인적 자태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2차 성장(性徵)이 두드러지게 되며, 심리적으로는 정서적 변화가 큰 폭으로 기복이 심해진다.
⊙ 예방을 위한 대책
청소년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가 학생들이 청소년기의 특성과 심리적 갈등의 해결방법과 자살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올바르게 알고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녀와의 대화를 많이 가져 과도한 보호와 무관심을 지양하고 인내심을 배양시켜 생명의 존엄성을 고취시킨다. 또한 자녀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자녀의 성장 및 발달의 지원하고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제공하며 부모가 모범적인 생활을 보여준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즐거운 학교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성적에 대한 중압감을 해소시키며 학교 내의 상담 활동을 강화시킨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①지지체계의 개발과 유지이다. 자살은 궁극적으로 절망감과 지지체계의 제 기능을 하고 있다면 자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지지체계는 가정이므로 정상적 가족 기능의 함양, 문제가 된다면 가족 상담의 치료를 통한 가족 기능의 회복이 급선무이다. 또한 학교나 교회, 지역사회단체 등의 지지체계도 개발되어야 한다. 가정이외에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특히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상담 전문가와의 집단토론을 통한 문제 행동의 상담, 인성교육과 정서행동의 문제, 자살 사고 및 충동에 관한 토론과 교육 등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운동, 청소년을 위한 건전 놀이시설 확보, 청소년 상담기구 확보 등이 시급한 현실이다. ②매스컴을 통해 자살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TV나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해 자살의 비윤리적 모순과 생명의 존엄성, 인생 문제의 의미와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 자살 충동을 이겨낸 성공 사례 등을 통해 자살 방지적 사회 분위기와 인식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③궁극적 자살방지 방법은 누군가와의 의미있는 관계이다. 부모, 형제, 자매, 친구, 교사 등의 어떤 한 사람과의 지지적, 공감적, 사랑의 관계가 있다면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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