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삶/등산교실

걸음걸이는 내면의 리듬

예인짱 2007. 3. 10. 14:49

 

 

 

어쩌다 거리에서 '온몸으로 걸어가는 사람'과 마주치노라면 행여 산꾼은 아닐까 하고 짐작해보곤 하는데,그런 사람을 보면 나는 마냥 기쁘다.사람의 걸음걸이는 그 사람 속내의 리듬이요,인격이기 때문이다.걸음걸이가 단정하여 산 같이 끄덕 않는 사람은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만큼 걸음걸이는 중요하다.


사람의 걸음짓은 그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물 흐르듯 걷는 사람,터벅터벅 걷는 사람, 쏜살같이 걸어가는 사람, 깡충깡충 뛰면서 걷는 사람,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걷는 사람, 안짱다리로 걷는 사람, 여덟 팔자로 걷는 사람, 뒤꿈치로 걷는 사람, 종종 걸음을 걷는 사람, 뒤뚱뒤뚱 우수꽝스런 몸짓으로 걸어가는 사람,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걸음걸이가 있다.


그렇다면 산행에서는 어떤 걸음짓과 자세를 지녀야 할까.사람마다 체격이나 체형이 다른 탓에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산행에 익숙한 사람은 특유의 걸음걸이와 자세를 갖고 있다.산에서 걷는 걸음짓은 보통 걸음처럼 가슴을 펴고 허리를 펴는 자세가 좋습니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경험자는 속력을 함부로 내지 않는다.초보자가 빠른 걸음으로 앞지르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걸음걸이를 지켜 같은 걸음으로 간다.오르막에서도 평지와 같은 걸음걸이로 걷는다.쉴 때에도 무거운 배낭을 지고 선 채로 쉬며,앉아서 쉬려 하지 않는다.무거운 짐을 지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어렵고 쉬 피로해진다.발걸음은 크게 떼지 말고 짧게,그리고 천천히 떼면서 걷는다.


호흡은 발걸음에 자연스럽게 맞추어 입을 다물고 코고 쉴 수 있어야 한다.입으로 숨을 쉬면 쉬 피로해지므로 힘들더라도 아랫배로 숨 쉬는 법을 익혀 코로 숨을 쉰다.입은 밥을 먹거나 말하는 기관이지 숨쉬는 기관은 아니기 때문이다.게다가 입으로 쉬는 숨은 거칠어 조절이 어렵고 내면의 리듬을 들을 수 없다.따라서 숨은 코로 쉬는 게 마땅하다.처음에 코로 숨을 쉬려 하면 가뜩이나 숨길이 가쁜데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아 무척 힘이 든다.그러나 아랫배로 숨을 쉬게 되면 차차 그 요령을 깨닫게될 것이다.노련한 산꾼은 알게 모르게 이런 호흡법을 터득하여 숨소리 한 올 들리지 않는다.어깨를 좌우로 자연스럽게 흔들면서 허리를 안정시켜 침착하게 그리고 천천히 땅을 밟고 가야 한다.그러므로 걸음걸이는 그 사람의 내면의 울림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산행 그 자체가 올바른 걸음걸이와 자세를 꾀하는 방법일 테지만 산에 가지 못할 때,나는 계단 오르내리기를 한다.계단 오르내리기 가운데서도 특히,오르기에 중점을 둔다.우리는 주어진 산길이나 그 산길의 난이도를 바꾸지는 못한다.그러나 산길에 접근하는 방법은 바꿀 수 있다.산행을 편하게 하려면 비록 오르막이라 하더라도 시종일관 같은 걸음폭을 유지해야 한다.이를 위해서 '걸으면서 쉬기'라는 방법을 터득하면 몇 시간 동안이라도 꾸준히 오르막을 오르게 될 것이다.이 방법은 숨쉬기와 걷기,쉬기가 리드미컬하게 결합된 형태인데,한마디로 말하면 '천천히 걷는 것'이다.이 개념을 계단 오르기를 통해서 살펴본다.


(1)몸 중심을 왼쪽 다리에 두고 오른발을 들어 앞으로 내민다.

(2)몸무게가 완전히 오른발에 옮겨지면 몸무게를 근육으로부터 무릎관절로 옮기면서 오른쪽 무릎을 고정시킨다.왼발은 그저 뒷쪽에 매달린 상태가 된다.필요하다면,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왼쪽 발가락을 땅에 대지만 몸무게를 왼쪽 발가락에 두면 안 된다.

(3)그 다음 왼발을 들어 위와 같이 되풀이한다.


이 방법은 인내심을 키우는데 그 목적이 있다.여기서 인내심이란 무리하게 참으라는 뜻이 아니라 편안하게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쳐 올라가더라도 개의치 말라.이 '걸으면서 쉬기'의 요점은 앞으로 나갈 동작을 순간적으로 멈춰 몸무게의 중심을 근육에서 관절로 옮기는데 있다.이것은 심장박동 사이의 휴식과 같은 것으로 근육이 쉴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다.


계단 오르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외다리」로 앉았다 일어서는 훈련을 한다.서 있는 반대쪽 다리는 반드시 땅과 나란히 뻗는 게 중요하다. 이「외다리서기」도 다리와 무릎을 강화시켜주고 균형잡기에 아주 뛰어난 훈련이다.이 방법이 잘 안 되면 먼저 눈을 감은 채 외다리로 서 있는 훈련부터 한다.이때 서 있는 반대쪽 다리는 선 다리 무릎에 살짝 걸치면 된다.외다리로 앉았다 일어서기를 5분 가량만 해도 몸에서 진땀이 나고 가파른 오르막을 30분 이상 오른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 다음은 투명의자 훈련이다.기마자세로 두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선다.손은 허리춤에 두거나 아니면 두 손을 어깨 높이로 들어올려 나란히 하거나 옆으로 벌린다.윗몸을 서서히 아래로 내려 다리가 의자처럼 직각이 되게 한다.그 상태에서 잠시 멈추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는다.이 자세의 핵심은 몸무게를 그대로 다리에 전달되도록 하는데 있으며 아주 천천히 오르내리는 게 키포인트이다.투명의자 훈련도 무릎과 다리의 인대를 강화시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무릎 부상을 예방하고 주력을 키우는데도 매우 좋다.

 

앞에서 예를 든 이런 방법들은 특별한 기구나 장소가 필요치 않고 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다.꾸준히 행한다면 몸 만들기로는 최상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후기] 젊었을 때는 물불 안 가리고 속도를 내며 산을 타던 산꾼들도 나이가 들어 50중반을 넘어서면 이런 저런 부상에 시달리게 된다.그 가운데서도 무릎이 고장이 나거나 인대가 파열이 된다든지,골다공증 또는 허리에 이상에 생기면 결국은 산으로부터 멀어지곤 한다.물론 부상의 정도가 심하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산꾼들은 평소 자신에 맞는 스트레칭을 지속적으로 행해야 한다.위에서 든 몇 가지 스트레칭 훈련은 산을 오르내리면서 예상되는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며 제 경험으로는,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출처 : 산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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