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삶/등산교실

선두와 후미 보행법

예인짱 2010. 3. 12. 17:40
산행 대형
 

★선두는 길을 잘 알고, 걷는 속도가 일정한 사람을 세운다(선두가 길을 잘 모르면
  진행이 느려지고, 걷는 속도가 너무 빠르면 대원의 페이스를 흐트릴 수 있다)


★일행 중 가장 약한 사람을 대열 두 번째쯤에 세운다.


★선두와 후미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수시로 연락이 가능해야한다.


★산행 중 리더는 대원의 체력상태를 파악하여 속도와 휴식, 간식, 점심시간 등을
  조절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전체의 보행능력은 체력이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해서 일정과 운행계획을 세
  워 무리한 운행에서 오는 사고를 방지한다.


대원은 리더의 지시 없이 대열을 이탈하거나 추월 또는 낙오해서는 안된다.


★능선이나 계곡의 덤불을 지날 때 자신이 건드리고 지나간 나뭇가지가 뒷사람을 때
  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자신도 앞사람이 건드린 나뭇가지에 맞지 않도록 한다. 특
  히 자신도 모르게 메고있는 베낭에 의해 나뭇가지가 튕기는 일이 많으므로 앞뒤
  에 있는 사람이 서로 주의해야한다. 배낭에 부착된 장신구가 나뭇가지에 걸려 보
  행에 불편을 주기도 하므로 이들은 되도록 배낭에 넣는 것이 좋다.


단체산행(團體山行)과 군대행군(軍隊行軍)

-단체산행 운영을 군대행군에서 터득하자-

 

정 문 현 (고문·부산대 교수)

산행을 할 때 사람수에 따라서 산행의 운영과 속도는 많은 차이가 있다. 사람마다 산행능력이 다르고 산행관(山行觀)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단체는 애로도 많고 말도 많은 법이다.

그래서 산악회 집행부에서는 기준을 세워서 운영하는데 있어서 고민도 많고 고생도 많이 하고 있는데도 회원들의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칭찬보다는 불만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다.

산악회 집행부에서 단체산행의 기준과 운영에는 어떤 방법을 세우는 것이 좋을까 하여 생각하던 중 여러 가지 방법을 열거해 보고 장·단점(長·短點)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출발지, 경유지, 목적지, 종착지와 도착시간만 두고 자유로이 산행하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이 방법은 제일 자유스럽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전상의 문제라는 단점도 있다.

 

둘째로, 산악회 회원들의 평균 실력을 기준으로 하여 선두는 길잡이를 하고 중간에서는 선두와 후미를 연결시키고 후미에서 전부를 챙기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이 방법은 각자의 실력에 따라 진행되는 장점이 있지만, 앞뒤의 차이가 많이 생기고 중간에서 진행방향을 몰라서 길을 잃고 다른 곳으로 가서 낙오되는 경우가 자주 생기는 단점도 있다.

 

셋째로, 둘째 방법으로 진행하면서 당일날 몸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산행능력이 다른 회원들보다 많이 부족한 사람은 중간에 하산하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이 방법은 둘째 방법을 보완한 것으로 우수하지만 종주(縱走)산행의 경우에는 당일분을 완주하려는 사람들의 사기를 꺽어 놓는 단점도 있다.

 

넷째로, 전회원이 산행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일렬종대(一列從隊)로 진행하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이 방법은 제일 안전하다는 것과 산행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다같이 함께 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산행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없는 단점도 있다.

 

다섯째로 실력에 따라 조편성을 하고 산행량을 정해서 조별로 운영하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이 방법은 일반산행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으나 종주산행에서는 종주를 다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위의 방법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산악회 대부분이 이런 방법 중에서 한가지를 정해서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산악회의 산행기준이나 방법은, 일반산행보다는 종주산행을 주로 하고 있는 입장에서, 자기 개인의 산행능력이나 취향보다는 다른 사람의 경우를 존중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철학을 바탕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단체 산행과 군대의 행군을 비교해 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되어서 군대행군의 목적과 특징 및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가 살펴보자.

군대의 행군은 도보나 차량으로 인적·물적 이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군대는 전쟁에서 살아 남느냐 죽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희생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산행과 군대 이동은 비교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사람이나 차량행군에서는 반드시 사람은 능력이 낫다고 앞에 가고 능력이 모자란다고 뒤에 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가고 차량도 앞차와 뒷차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앞차는 산모퉁이를 돌고 나서 뒷차가 오지 않으면 기다렸다가 함께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사람이나 차량이 왜 함께 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낙오된 사람이나 차량의 안전도 물론이고 적이 매복해서 공격하려 해도 큰 무리가 함께 있을 때는 공격을 못하지만 앞뒤가 떨어져서 분산되었을 때는 뒤에 떨어진 무리를 공격하기 때문이리라.

TV에서 나오는 동물의 왕국에서도 사자가 얼룩말 무리를 공격하지는 않지만 낙오된 말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큰 무리가 이루었을 때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다.

 

최근에 일어난 산악회의 사고를 보면 서울의 모 산악회나 부산의 모 산악회에서, 산악회 회원들이 함께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특히 악천후에서는 일렬종대로 함께 산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굳이 자기의 산행능력 위주의 산행관을 주장하는 사람은 다수의 산악회보다는 실력이 비슷한 소모임 산행을 택하여야 하지 않을까?

 

사람이 살아가는데 자기보전(自己保全)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서 안전관리(安全管理)가 기업경영에서도 많이 다루어지는 문제인 것이다.

산악회라고 해도 회원들의 안전이 제일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하고, 그 다음으로 친목위주이며 그런 연후에 산행위주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다같이 생각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