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의 삶/전도

불신 남편을 진돗개 전도왕 만든 정은숙 권사

예인짱 2008. 9. 3. 22:40

“20년 하루도 안거르고 눈물 기도”… 불신 남편을 진돗개 전도왕 만든 정은숙 권사


“예수를 믿으려면 차라리 나를 믿어라. 성경 볼 시간 있으면 신문을 읽어라. 내가 예수를 믿을 때까지만 살면 당신은 오래 살거다.”

불신 남편의 독설에 여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남편은 8남매의 장손이었으며 16대 종가의 종손이었다. 1년에 열두번씩 올리는 제사. 제사는 시집와서 처음 겪는 행사였다. 16세에 시집와 제사에 익숙한 시어머니…. 형제들 생일까지 챙겨 절을 올리는 시어머니…. 모태신앙인인 여인의 가슴에 한이 겹겹이 쌓여갔고, 몸은 시름시름 병들었다.

남편은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못 넘기는 정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다보니 20년 동안 월급봉투 한번 제대로 가져다준 적 없었다. 여인은 밭에 나가 채소를 가꾸고 그것을 시장에 내다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하나님은 제 마음을 아시지요? 제 남편을 좀 붙잡아주세요.”

여인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남편을 위해 기도했다. 여인은 용기를 내어 결혼 10년 만인 1992년, 남편 몰래 교회에 출석했다. 교회에 다녀오다 들킨 날에는 천둥벼락이 내리쳤다. 그러나 여인은 자녀들과 시어머니를 먼저 교회로 인도해 아군을 확보했다. 그리고 서원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제 남편이 예수님을 영접할 때까지는 절대로 아침을 먹지 않겠습니다.”

여인은 그날부터 매일 아침 찬송가 317장을 불렀다. 그것이 아침 식사였다.

“어서 돌아오오/어서 돌아만 오오/지은 죄가 아무리/무겁고 크기로/주 어찌 못 담당하고/못 받으시리요/우리 주의 넓은 가슴은/하늘보다 넓고 넓어”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돌아와 조금이라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 남편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남편은 이혼하자는 말을 아예 입에 달고 살았다. 시청에 근무하는 고급 공무원이면서도 회장이란 직책을 12개나 갖고 사회활동을 하는 남편…. 그러나 여인의 손에는 물기가 마를 날 없었다. 남편에게 핀잔을 듣고 쫓겨나 교회에서 밤새 울다 새벽기도를 드리러 오는 교인들의 눈을 피해 집으로 돌아온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여인은 매주 헌금봉투에 남편의 이름을 적어 헌금했다. 남편을 불신자가 아닌 ‘예비된 백성’으로 생각했다. 남편은 비록 성격이 급한 불신자였지만 정 많고 정의감에 불타는 순진무구한 사람이었다. 여인은 남편이 젊었을 때 예수를 믿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래야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2002년, 남편은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여인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선거에 출마하는 대신 예수를 믿으라고. 남편은 건성으로 “예스”라고 대답했다.

2002년 2월3일. 드디어 남편이 교회에 출석했다. 그 날은 결혼 20주년 기념일이었다. 왼손에 성경을 들고 교회에 들어서는 남편의 모습이 그렇게 멋있을 수 없었다. 남편의 활달한 성격은 신앙생활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교회에 출석한 첫날부터 목사님과 교인들을 점심식사에 초대한 것이다. 결혼한 지 일주일 만에 성경을 선물로 사주었던 남편. 이제는 아내가 남편을 위해 20년 만에 성경을 선물했다.

남편을 위한 눈물의 기도가 20년 만에 응답된 순간이었다. 남편은 예수 믿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더니 세상 기쁨을 공유했던 지인들을 모두 교회로 인도했다. 교회 나간 첫해에 무려 750명을 교회로 인도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한국 교회에 전도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진돗개 전도왕 박병선 집사의 아내 정은숙(50) 권사의 눈물겨운 간증이다. 한 영혼을 위해 20년 동안 기도해온 정 권사의 스토리는 불신 남편을 둔 아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돗개 전도왕은 한 여인의 눈물과 기도를 먹고 탄생했다. 정 권사의 기도로 인해 그의 남편은 다니엘서 12장 3절의 축복을 누리게 됐다. 숱한 고난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기도의 제단을 쌓아온 정 권사는 세상의 아내들에게 이렇게 간증한다. “남편을 사랑하는가. 그러면 사랑하면 전도하라.”

임한창 기자 hclim@kmib.co.kr

정 권사의 남편 전도비결

1. 남편의 영혼을 사랑하라

신자가 거룩한 백성이라면 불신자는 거룩할 백성이다.

항상 따뜻하고 사랑스런 눈길로 남편을 대하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전도에 실패한다.

2. 끊임없이 기도하라

기도는 기적을 낳는다. 기도하면 환상이 보인다.
기도하면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금식기도나 철야기도는 더욱 효과적이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하라.

3. 전도의 확신을 가져라.

반드시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크게 쓰임 받는 미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4. 때로는 외곽을 공격하라.

남편 전도에 앞서 시댁 식구들을 먼저 전도하라.

시댁 식구 중에 반드시 교회에 호의적인 사람이 있다. 그들을 먼저 공략하면 남편 전도의 길이 열린다.

5. 인내심을 가져라.

사람 낚는 어부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눈물의 기도를 심지 않고 어찌 영혼을 구원할 수 있겠는가. 인내심을 갖고 끊임없이 전도하라.

6. 가정일에 허점을 보이지 마라.

예수를 믿는다면서 가정일을 흐트려놓으면 전도가 어렵다.

남편을 전도하기 위해서는 살림도 알뜰하게 잘해야 한다.

7. 가족 복음화의 환상을 그려보아라.

남편이 단순히 교회에 출석하는 것만 생각해선 안된다.

하나님께 어떻게 쓰임 받는지를 미리 그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바라봄의 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