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삶/역사,추억이야기

58년 개띠의 사회학

예인짱 2018. 1. 17. 11:22


그때그시절 70년대 남고 풍경
<몇년전에 제가 쓴 글입니다만...>


"개 같은 58년 개띠의 사회학"

광복과 6.25와 4.19... 5.16 을 겪은 부모 밑에서 
얼기설기 광목천으로 만든 고무줄 빤쭈를 입고 자랐다
따로 놀만한 데가 없어서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매일 계속되는 마을부역에 아버지 손잡고 갔다

설탕대신 사카린 녹여서 맹물에 타먹고 
점심엔 밀가루 떡 두 쪽 얻어먹으며 자랐고 
국민학교에... 입학하여서는 
오전 오후반 나눠서 학교 다니고 
옥수수 빵 분단별로 일주일에 한번 타먹었다 
국민교육헌장 3백 63자를 달달 외워야 했으며 
이승복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반공교육의 기본으로 머리에 새겼다
월남에 팔려간 큰형이나 삼촌에게 위문편지 매일 썼고 <김일 레슬링>이나 <박스컵 축구>를 
흑백 텔레비 온 동네 한대 있는 집에 모여 보면서 자랐다

대통령 아들이랑 동갑이라는 이유로 
각종 문교정책교체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고등학생 때에는 교복보다는 교련복으로 학교 다녀야 했으며 반공영화는 줄지어 극장가서 단체관람으로 꼭 봤다

<10월유신> 리본을 광목천에 검정색으로 물들인 교복에 붙이고 다녔다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는 애들은 국민 계몽을 위해 MRI나 RCY 보이스카웃 걸스카웃에 들어가야 했다 

대학에 들어갔더니 낭만보다는 최루가스로 숨 못 쉬는 날 더 많고 장발단속하는 짭새들 피해 도망 다니느라 교문 앞 골목길 훤히 꿰뚫고 있어야 했다 장발에 걸리면 통기타도 같이 뺏겼다
교련 학점 안나와 군대 끌려갔더니 10.26 이 터지고 12.12 사태가 나고 5.18이 나서 진압군으로 나서야 했고 여의도에서 열리던 <국풍 80, 국풍 81>에 동원되기도 했다. 

대학졸업해서 취직을 했더니 깐깐한 4.19세대 48년 고참이 사사건건 괴롭혔다
그런 졸병시절에 겪은 전두환의 호헌담화와 이은 6.29... 그 최루가스 날리는 세상 속으로 얼마나 뛰어 다녔던가? 12시만 되면 자동차 크락숀 울려가며...

그런 세월을 뛰어 넘어 중고참이 되었더니 
검퓨터가 등장하여 컴맹이 되어버렸다. 
말이 씨가 안 먹히는 졸따구들과 4.19 세대 고참 사이에서 떠 안은 단절감. 무력감. 

그리고 어느 날 대책 없이 맞닥뜨린 IMF
제일 먼저 명퇴대상이 되어버렸다
어중간한 세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개띠들

나도 모르게 지나 가버린 세월을 원망할 겨를도 없이 수많은 이들이 홈리스가 되고 더러운 세상을 향해 욕지거리 외친들 되돌아오는 건 자기 외침뿐인 메아리
애들은 한참 클 나인데 한참 먹을 나인데 
자식들 생각해서 어떻든 일어나야 할 개띠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은 세대
무조건 일어서야 할 개띠

참으로 58년 개띠는 개 같은 세대다
개 같은 개띠다














출처: http://trekkinghunter.tistory.com/687?category=632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