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가고 싶은 곳

친구들과 함께한 꿈의 100리 길인 지리산 종주

예인짱 2009. 9. 15. 17:56

친구들과 함께한 꿈의 100리 길인 지리산 종주.

 

산행일시: 2009년 8월 15~16일(1무1박3일)

 

날    씨: 첫날은 더웠고 둘째날은 흐렸어요

 

산 행 자: 六德포함 친구들 30명(친구아들 6명 및 외부인9명 포함)

 

산행시간: 특별한 의미 없이 걸음

 

산행거리: 39.7㎞

 

산행코스: 성삼재→노고단산장→노고단고개→임걸령→노루목→반야봉→삼도봉→토끼봉→연하천대피소/점심식사→벽소령대피소→선비샘→세석대피소/숙박→장터목대피소/아침식사→천왕봉→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무제치기폭포→새재.유평리갈림길/점심식사→유평리→대원사→유평매표소/주차장

 

산행후기:
산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진행해보고 싶은 100리 길의 지리산 종주..
금년 봄 어느날 우연찮게 친구에게 불쑥 내던진 말이 친구들과 지리산을 종주 해봐야 되겠다고 말한 것이 불씨가 됐을까..?
그 말도 달리나온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정기산행을 진행하기 위해서 아침에 부지런히 산행준비를 해서 집을 나서려는데 TV프로그램에서 어느 학교 동창들이 일본의 북알프스를 종주한다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것을 아내가 보고서 내게 하는 말이 당신도 언제 친구들과 저런 뜻깊은 산행을 한번 할 수 있도록 기획을 해보라고 해서 친구들에게 했었던 말이었다.
하여 금년 6월6~7일 이틀동안 진행하려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음으로 미루고 있었는데 또 다른 친구 몇 명이서 자식들 방학을 이용해서 뭔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해 다시 기획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참여인원이 대략 10~15명선 이었다.
처음 장거리 산행을 나서는 친구들과 그 아들들이 걱정돼 나 혼자서 안내해주기가 너무나 벅차 모 산악회를 통해 진행하려고 섭외를 했는데 산악회에서는 차량만 지원하고 나더러 그 산악회의 회원들을 함께 이끌고 진행하라하는데 그렇게되면 내가 친구들만 이끌고 진행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아닌가..?
몇몇 친구들과 의논한 결과 버스를 대절해 편안하게 진행하기로 결론 내리고 산행 1주일 전에 섭외했던 산악회에 불참을 통보해 주고서 지인1명에게 지리산 산행계획을 알리니 3명이 동참하겠다하고 나중에 또 6명이 더 동참한다해서 32명이 신청하게되었었는데 업무가 바쁠 것 같다는 우리 동창 2명을 제외하고 나니 30명으로 인원이 마감된다.
어쨌든 1인당 산행회비 6만원 버스대여료 넉넉하게 1백만원(처음 총경비포함 90만원 계획했으나 써비스비 10만원 더 추가함)에 아침식사와 간식(아침식사는 찰밥과 간식은 맛있는 떡으로 대전에 거주하시는 홀로 산꾼이신 아재님께서 협찬해주셔서 정말 편안하고 배부르게 먹었었습니다..마지막 남은 1*9의 끝자락인 낙동정맥 무탈하게 진행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그리고 산행마지막날 저녁식사와 함께 넉넉한 술자리를 했어도 회비가 조금 남아 다음 설악산이나 한라산 산행때 보태어 쓰기로 한다.
어쨌거나 친구가 운영하는 서인천관광버스 뒷좌석을 리무진으로 바꾸어 통로 가운데에 식탁을 설치하고 출발부터 술판을 시작하며 진행하는데 서울I/C를 빠져나가던 버스가 갑자기 소란해져 무슨 일인가 확인을 하려는 순간 산행총무가 달려와 하는 말이 외부에서 참여한 회원 6명중(나중에 참여한 단체회원) 1명에 한해서 회비를 면제해주던지 6명에 한해서 각각 1만원을 할인한 5만원으로 해달라고 해서 그런 소란이 벌어진 모양이다.
우리가 지리산에 가자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다른 지인을 통해서 참여한 사람들이 그 산행회비 6만원을 가지고 소란스럽게 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할인이나 무임이나 그것이 그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진행한다해도 6만원이 넘게 들어가고 안내산악회를 통해서 진행해도 대략 7만원이 들어가는데 영리산악회도 아니고 친구들과 진행하는 친목산행에서 우리들의 자식들까지 6만원을 내고서 아침(찰밥)과 점심용 간식(떡) 그리고 마지막날 저녁식사와 충분한 뒷풀이를 약속했는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닌가...?
사실 우리가 영리를 위해서 지리산산행을 계획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이야기해와 생각 같아서는 서울에 다시 9명을 다 내려주고 우리 친구들끼리만 진행할까 생각도 했지만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지인1명이 있어 끓어오르는 성질을 억제하고 1인 회비를 면제해주고 출발해 판암I/C를 잠깐 빠져나가 아재님을 태우고 성삼재에 계획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외부인으로 참여한 9명은 그때부터 다시 개별행동으로 먼저 출발해버리고 만다.
내가 산행을 시작한지 15년이 넘고 또 단체산행도 여러번 안내해 보고 따라다녀도 보았지만 이런 황당한 일은 처음 당해보는 것 같았다.
어쨌거나 오늘 산행은 세석산장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내일 대원사로 하산할 계획이니 오늘은 부담 없이 그냥 넉넉하게 진행하기로 했는데 출발시간이 계획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하게 되어버렸다.
참고적으로 우리가 이틀동안 계획한 시간은 다음과 같았었는데 첫날은 더운 날씨와 차내에서 마신 술 그리고 다른 외부회원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와 무거운 배낭으로 친구들이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하게 되었다.
★처음 계획한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1일차(8/15일): 14시간 30분
      성삼재/출발(04:00)←50분→노고단고개(04:50)←15분→노고단정상(05:05)←15분→노고단고개(05:20)←1시간30분→임걸령/아침식사(06:50~07:20)←40분→노루목(08:00)←40분→반야봉(08:40~08:50)←50분→삼도봉(09:40~50)←1시간→토끼봉(10:50~11:00)←1시간10분→연하천대피소/점심식사(12:10~12:50)←1시간50분→벽소령대피소(14:40~15:00)←1시간30분→선비샘(16:30)←2시간→세석대피소/숙박(18:30)
★.2일차(8월16일): 11시간 20분
      세석대피소/출발(05:00)←1시간50분→장터목대피소/아침식사(06:50~07:20)←1시간→천왕봉(08:20~40)←40분→중봉(09:20)←50분→써리봉(10:10)←50분→치밭목대피소(11:00~20)←30분→무제치기폭포(11:50)←30분→새재.유평리갈림길/점심식사(12:20~13:00)←2시간→유평리(15:00)←40분→대원사(15:40)←40분→유평매표소/주차장(16:20)

내가 지리산을 처음 종주한 것은 2001년 8월 19일(토욜무박 당일) 즉 18일밤 삼도산악회를 통해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종주했던 것이 처음이고 그 뒤로는 구간산행으로 진행했었는데 2001년 8월 18일 종주내용은 참고적으로 아래와 같다.
"나는 8월 18일 밤 정성어린 아내의 마음이 가득 담긴 주먹밥과 나폴레옹 한 병(술), 물, 보리차가 담긴 배낭을 등에 걸머지고 동대문 털보아저씨를 찾으러 현관문을 나섰다."
-8월 18일(토) 22 : 30 동대문 출발(43명)
-8월 19일(일) 03 : 40 성삼재 도착
03 : 45 성삼재 출발(43명)
04 : 20 노고단 도착(선두 4명 구성)
05 : 20 노루목(동료 3명 떨어져 나감)
05 : 35 삼도봉 도착(명산악회 만남, 기념사진 촬영)
05 : 55 화개재
06 : 15 토끼봉
07 : 10 연하천산장 도착(조식 및 세면, 2명 합류)
07 : 25 연하천산장 출발(1명 남겨두고 출발)
07 : 55 형제봉
08 : 25 벽소령산장(기념사진 촬영)
09 : 10 선비샘 도착(간식 후 식수 채움)
09 : 20 선비샘 출발(동료는 먼저 출발)
10 : 20 영신봉 도착
10 : 35 세석산장
11 : 45 장터목산장(앞서갔던 동료 합류)
12 : 00 제석봉 넘어 넓은 바위 위에서 점심식사 후 출발)
12 : 50 천왕봉 도착(사진촬영, 동료 먼저 출발)
13 : 00 천왕봉 출발
13 : 50 법계사 도착(휴식 후 무릎 보호대 착용, 동료합류)
15 : 00 중산리 매표소 도착(동료와 함께 둘이서 완주 나머지는 탈출)"

 

05:58 차내에서 찰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떡 하나씩을 나누어 받아 배낭을 다시 꾸려 차는 내일 오후 2시30분까지 중산리 주차장에 대기했다 대원사 주차장에 오후 3시까지 오라하고서 성삼재의 넓은 등산로를 따라서 진행하는데 산악회의 버스들이 속속 도착해 오늘 산행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암시해 주는 듯 하다.
버스를 내일 오후까지 중산리주차장에 대기시킨 것은 아무래도 우리 친구들 중에서 탈출자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대기시켰었는데 결과적으로는 17명이 탈출하고 대원사까지는 13명이 완주하게 되었었다.
어쨌거나 랜턴의 불빛도 필요 없이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뒤를 따라서 진행하는데 무박장비에 이틀간의 먹거리를 짊어지고 진행하다보니 성삼재의 새벽공기는 차가운데 초장부터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어깨는 처지는 듯 무게감이 더해진다.
모든 친구들에게는 방풍자켓을 준비하라 해놓고는 난 어찌어찌 바쁘게 서두르다보니 방풍 자켓을 가져오지 않아 오늘밤 세석산장에서 밤을 보낼 일이 벌써부터 걱정되기도 하고....
어쨌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쉬엄쉬엄 40분 남짓 진행하다보니 노고단대피소에 도착되는데 많은 등산객들이 아침을 먹으려고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원래의 계획으로는 임걸령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차내에서 찰밥으로 아침을 해결했기에 우린 그냥 또다시 노고단고개를 향해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노고단산장에서 10여분간의 휴식을 취한 후 약간의 고도를 극복하면서 10여분 더 오르면 노고단고개에 올라서게 되는데 붉은 쇳물처럼 타오르는 태양은 이미 구름을 뚫고 올라온 상태이고 노고단정산은 오전 10부터나 개방이 된다기에 마음과 눈으로만 아쉬움을 달래야할 듯.
사실 예전 겨울에 1무1박3일로 중산리까지 진행할 때 캄캄한 밤에 올라가 보았던 일이 있고 또 뱀사골로 진행할 때도 다녀온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처음 이곳을 찾아온 친구들에게는 꼭 한번 다녀올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었었는데 때마침 외국인으로 보이는 어느 두 남녀가 노고단 정산을 갔다가 공단직원에 적발돼 스티커를 발부 받고 내려오는 중이라서 엄두도 내지 못할 그런 상황이 아니겠는가.

07:08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친구들과 서로 나눠 사진을 몇장 찍으며 13분 남짓 휴식을 취하고서 노고단 고개를 뒤로하고 임걸령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반야봉에 걸쳐있는 태양이 눈부시게 올려다 보이고 임걸령으로 진행되는 숲길은 그저 편안하게만 느껴진다.
사부작사부작 앞서가는 친구들의 뒤를 따라서 내딛는 발걸음은 편안하게만 느껴지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나누는 정겨운 이야기들은 산새들의 합창소리인양 산하에 운율이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것 같다.
노고단을 출발한 35분쯤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태극길이라 불리는 지리의 주능선이 용트림을 하는 듯 구불구불 그 산세의 위용을 자랑하면서 빨리 오라는 듯 손을 내미는 것 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렇게 조망을 즐기고서 24분 남짓 더 진행하니 피아골삼거리에 도착되고 이어서 10여분 더 진행하면 아침을 먹기로 했던 임걸령에 도착되는데 좌측 아래 태양열을 이용한 통신탑 근처에 샘물이 있는지 등산객들이 페트병을 이용해 물을 떠오고 있고 몇몇 등산객들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08:41 갈 길이 바쁘기에 또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임걸령을 뒤로하고 25분 남짓 진행하면 우측으로 넓은 공터가 자리하여 그곳에서 모두들 배낭을 내려놓고 이것저것 간식을 꺼내어 먹고 휴식을 취한 후 4분 후 노루목에 도착되는데 일부 친구들은 그냥 반야봉을 들리지 말고 천왕봉으로 진행하자고 하지만 언제 또 우리가 이런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에 모두들 반야봉을 들렸다 갈 것을 권유하고서 19분 남짓 진행하니 바위지대에 철계단이 설치된 오르막을 대하게 되는데 예전에 아내와 함께 비에 흠뻑 젖어 올라왔었던 기억이 잠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그때는 아내와 나 그리고 산행친구와 함께 2000년에 백두대간을 진행하면서 올라왔었던 곳인데 철계단이 아닌 밧줄을 붙잡으며 올라왔었던 기억이다.
근데 그 친구는 불행하게도 지병으로 인해서 지금쯤 저 하늘 나라에서 네가 또 반야봉에 왔구나 하면서 생각하고 있을련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양 눈가에 이슬이 맺혀 그 녀석을 생각나게 만든다.
생각 같아선 소주 한잔이라도 따라놓고서 녀석을 다시 불러보고 싶은 마음인데.....
철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그 옆으로 릿지로 올라서 10여분 오르니 반야봉이 반갑다는 듯 밝은 웃음을 전해주고 사방팔방으로 막힘 없는 조망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나 진행할 천왕봉 방향으로는 운해가 천왕봉을 휘감고 용트림하는 듯 그 위용을 자랑하면서 포근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가슴을 생각나게 만들기도 하는데 마음은 그저 그리운 마음일 뿐이다.
탄성과 탄식 그리고 평소에 느껴보지 못했던 현실이기에 몇몇 친구들은 넋을 잃은 듯 지나온 성삼재에서부터 진행해야할 천왕봉까지의 산줄기를 가늠하며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반야봉 한쪽에 자리를 잡고 친구가 가져온 양주와 복분자술로 가볍게 입가심을 하고서 우리 친구들의 옛 생각을 더듬기 위해서 아니 오늘의 추억을 기리 남기기 위해서 동창산악회의 현수막을 펼쳐놓고 우리의 소중한 추억담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천왕봉주능선)
 
10:19 그럭저럭 반야봉에서 40여분을 흘러보내고 정상석 뒤편 잡목사이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삼도봉방향으로 진행하려다 친구들의 자식들이 있고 또 이런 산행은 처음 대하는 친구들이 있기에 그냥 올라왔던 길을 뒤돌아 23분 남짓 내려서니 노고단,반야봉,천왕봉 삼거리 갈림길을 대하게 되고 이어서 22분 더 내려서면 노루목으로 바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내려서게 된다.
삼거리 갈림길을 뒤로하고 12분 남짓 진행하면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삼도봉을 대하게 되는데 백두대간길에서는 이런 삼도봉을 몇 번 대하게 된다.
어쨌거나 또 삼도봉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서로간에 다녀간 흔적을 카메라에 담는데 태양열이 어찌나 뜨거운지 그늘이 그리울 뿐이고 우측 불무장동과 저 멀리 쌍계사로 이어지는 깊은 계곡은 운해가 잔뜩 끼어 아쉬움만 남기게 만든다.
(동생과 함께)
12:40 이제 삼도봉을 뒤로하고 나면 화개재까지는 가파른 계단을 따라서 내려서야 하는데 친구 아들이 벌써부터 발목에 이상이 생겼는지 인상이 고통을 호소하는 듯 엉거주춤하게 진행하면서 내려오는데 그 상태를 물어봐도 묵묵부답 대답이 없어 답답할 따름이다.
아무튼 삼도봉을 뒤로하고 그렇게 16분 남짓 내려서면 우측에 넓은 공터가 마련된 화개재에 내려서게 되는데 예전에는 이곳에서 경남사람들과 전북사람들이 물물교환을 했다는 곳이고 좌측 아래로는 뱀사골대피소가 자리하고 우측 아래로는 쌍계사로 내려서는 길인데 아직 쌍계사 방향으로는 진행을 해보지 못한 곳이다.
넓은 장터를 방불케 하는 화개재를 뒤로하고 또 한번 숨을 몰아쉬며 가파르게 올라서면 토끼봉에 올라서게 되고 다시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명선봉 아래의 안부에 도착하게 되는데 친구들이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하지만 이곳에서는 버너를 사용할 수 없기에 계획대로 연하천산장까지 진행해서 그곳에서 점심을 먹자하니 모두들 죽을 맛인 모양이다.
어쨌든 너덜바위와 통나무계단을 이용해 공터를 이루고 있는 명성봉에 올라섰다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연하천산장에 내려서게 되는데 땡볕에 많은 등산객들이 장사진을 이루면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디 그늘진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어 화장실 근처 통로에 자리를 잡고 반주를 곁들이면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몇몇 친구왈 이건 산행도 아니고 빨갱이 훈련하는 것 아니냐고 푸념을 떨기도 하더니 몇몇 친구들이 곧바로 산 속으로 들어가 오침을 즐기고 진행해야 되겠다고 자리를 잡고 누어버리는데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16:23 연하천산장에서 그럭저럭 2시간을 까먹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세석산장에는 늦은 밤에나 도착될 것 같은데 힘들다는 친구들을 어떻게 억지로 끌고 갈 수도 없고 암튼 계획보다 2시간 남짓 지체되어 버렸는데 앞으로도 얼마나 더 지체될지....
숲 속 이곳 저곳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하고 있는 친구들을 설득해 20여분 남짓 진행하니 벽소령대피소:2.4㎞를 알리면서 구름다리 형상의 바위지대를 빠져나가니 전면으로 고사목들이 자리하고 이어서 20여분 더 진행하면 좌측으로 바위가 자리하면서 그 너머로 지리산의 천왕봉이 우뚝하게 솟아 보이기도 한다.
짧은 휴식과 함께 조망을 즐기고서 6분 남짓 더 진행하니 전면으로 형제바위 위에 자리하는 소나무에 산꾼이 올라가 사진을 찍고 있고 그 아래에는 비구니스님 3분도 바위에 올라가 조망을 즐기고 있어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이제 벽소령대피소까지는 1.5㎞인데 뒤따라와야 할 동료들이 보이질 않아 걸음걸이를 가다서다 반복하며 진행해도 보이질 않아 마음은 더욱 조급해지기 시작하는데 형제봉 좌측 아래로 살짝 보이는 벽소령산장이 반갑게만 느껴진다.
어쨌거나 가파른 봉을 우회해 진행했다 밧줄이 설치된 바위지대를 올라섰다 내려서니 벽소령산장에 도착되는데 벌써부터 잠자리를 마련하는 산꾼들이 보이고 일부 산꾼들은 좌측 음정으로 하산하기도 한다.
식탁으자에 앉아 후미를 기다리는데 어찌나 졸리던지 꾸벅꾸벅 졸고 있으니 친구 아들이 음료 캔 하나를 건네줘 그걸 마시고 아재님과 함께 우측 음수대방향으로 내려가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잠깐 잠을 잔다는 것이 40여분간을 잠을 자고서 일어나니 그때서야 후미그룹이 도착되어 진행길을 재촉하니 우리가 무슨 특공훈련을 받으러온 것도 아닌데 누굴 죽이려고 하느냐며 더 쉬었다 가야 한다해서 일부 동료들은 먼저 출발시키고 후미그룹들과 함께 2여분 후에 다시 출발을 서두른다.
19:16 벽소령산장을 출발해 널따란 길을 따라서 1시간 남짓 진행하니 먼저 도착한 동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그곳에서 식수도 보충하고 또 간식을 먹으며 20여분 넘게 휴식을 취한 후 30여분을 더 진행하니 지리산의 제일봉인 천왕봉을 찾아보라는 표시판이 설치되어 있어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려 또 어떤 친구들이 전화를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안 받으려다 전화번호를 확인하니 모르는 전화 번호다.
이 전화 전에도 박삼근, 이몽길, 박덕연 친구들에게서 격려의 전화가 걸려와 고맘다는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 전화는 누구의 전화일까 생각하고 받아보니 세석산장에서 전화가 걸려와 오늘 산장 예약을 하셨는데 늦어도 오후 7시까지는 와야 하는데 오질 않아서 전화를 했다해 앞으로 1시간 후면 도착할 수 있으니 편리를 봐달라 하고서 동료들을 아재님께 부탁하고서 그때부터 바쁜 걸음으로 뛰다시피 달려가기로 한다.
(후미를 기다리면서 아재임과 이곳에서 40여분간 낮잠을 즐기니 후미가 도착된다)
20:20 앞서가는 다른 산악회의 등산객들에게 양해를 구해가며 어두운 밤길을 뛰다시피 40여분간 달리다보니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또 영신봉을 오르는 계단이 나타나는데 밤길에 안개가 잔뜩 끼어 앞을 분간할 수 없는데 하나 둘 앞서가는 등산객들이 하는 말이 이 길이 세석산장으로 가는 길이 맞느냐고 물어와 별다르게 다른길로 빠질 염려가 없으니 곧장 진행하시라하고 영신봉을 내려서니 넓은 공터가 이건 장터도 아니고 피난민의 난민 수용소가 아니라 오합지졸로 사람들이 이리저리 쓰러지고 앉아 잠자리를 찾고 있는데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아무튼 정확히 1시간만에 세석산장에 도착해 예약을 확인하니 다음부터는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라도 해달라고 하면서 2층에 잠자리 4개를 배정해준다.
사실 산장예약을 여러 친구들이 동시에 시도를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나 혼자서 4석을 예약했지만 그걸 내가 이용할 수 없는 노릇이라서 친구의 아들들 4명에게 배정하고 난 내가 가져온 침낭을 이용해 노숙을 하게 되었었다.
아무튼 그렇게 숙소를 배정 받고 산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뒤따르던 친구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지금 영신봉에 도착했는데 친구가 탈진해 쓰러져 도저히 내려갈 수 없으니 이곳 영신봉 근처에 노숙지를 마련하자고 하는데 현재의 날씨는 안개가 잔뜩 끼어 있고 밤에는 기온이 더 떨어질텐데 잘못 하다간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무조건 산장으로 내려오라니 대다수가 내려갈 수 없다고 또 전화가 걸려온다.
오늘의 산행 안전은 내가 책임을 지니 내 말대로 무조건 내려와 이곳 산장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잠자리를 찾아보자고 하니(4명은 끝까지 그곳에 자리를 잡고 자다가 고생하고) 나머지는 그로부터 40여분 후에 동료들이 탈진한 상태로 도착되어 한쪽에 자리를 잡고 먹히지 않는 식사를 반주를 곁들여 억지로 해결하고 친구아들 4명과 여자3명은 나중에 추가로 예약을 받아 산장으로 안내하면서 아침 4시에 출발할테니 그때까지 기상해 출발준비를 하라하고 나머지는 4인용텐트 1동과 2인용 텐트 1동을 설치해 친구들은 그곳으로 또 안내하고 나와 아재님 그리고 친구 2명 이렇게 4명은 밤이슬이 내리는 야지에서 비닐은 덮고 노숙을 하게 되는데 술에 골아 떨어져 어떻게 잠을 잦는지도 모르겠지만 세석산장의 깊은 밤은 그렇게 산꾼의 마음을 이해 해주기라도 하는 듯 고요하게 시간이 흘러가기만 한 것 같다.
이제 또 하루의 마지막 산행을 위해서 출발해야 할 시간이다.
내가 아침 4시에 출발한다 해놓고 어제 밤에 마신 술로 인해서 잠자리에서 제일 늦게 일어난 모양이다.
잠결에 들리는 소리로는 오늘 대장이 산행을 포기하고 여기에서 그냥 놀다가 하산한다고 했다는 그런 농담도 들려오고...
내가 이렇게 누워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밤이슬을 훌훌 털어 버리고 일어나 오늘 아침은 장터목산장에서 해먹을 것이니 준비된 사람들은 빨리 진행하라 하고 출발 준비가 덜된 친구들의 아들들을 기다렸다 출발하니 선두그룹보다는 대략 20여분 넘게 늦게 출발하는 느낌이지만 지리산의 아침공기가 폐부 깊숙이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어느 여인의 향기롭고 따듯한 입맞춤보다도 더 짜릿하고 온유한 그런 느낌의 지리산의 품속에서 상큼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생각하니 온몸에 열정아닌 오르가즘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아들녀석들을 대동한 친구들과 아침 산행길을 그렇게 시작하는데 어제 마신 술기운이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듯 목마름의 연속이고 술기운의 땀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내가 저지른 일이고 내가 제어하지 못한 일이기에 누구를 탓하겠는가...
(이틀째 산행시작)
 
05:38 근데 이상하게도 어제보다 무겁게만 느껴져 진행하다말고 배낭을 다시 꾸리고자 확인하니 누가 내 배낭에 햇반 6개와 통조림등 무지막지하게 쑤셔 넣어놓은 것이 아닌가..?
아무튼 대장을 죽이려고 작정을 한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가 먹어야 할 식량이고 주식이기에 어찌하겠는가..?
어깨가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느낌으로 15분 남짓 힘들게 올라서니 촛대봉에 올라서게 되는데 우측 촛대봉 방향으로는 많은 등산객들이 일출을 감상하고자 장사진을 이루고 있고 동녘은 서서히 용트림하듯 밝아오기만 하는데 앞서간 일행들은 어디만큼 가고 있는지 궁금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그도 그럴 것이 가능하면 오늘 모두다 대원사코스로 완주를 시키고 싶은데 자칫 진행하다 누구라도 탈진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경우에는 큰 낭패가 아닐 수 없기에 이리저리 머리를 짜보면서 진행하다보니 각자 개인별로 궁금하기도 하고 도 어제의 상황을 뒤돌아 생각할 때에는 걱정도 되기도 하고...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친구들 앞에서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산행대장의 임무를 맞게 돼버렸는지...
속시원하게 홀로 산꾼으로서 이곳저곳 우리의 산줄기나 편안하게 답사하고 다닐 것을 괜시리 고향의 선후배와 친구들을 생각한답시고 받아들인 결과물이 아닌가...?
그래도 주위에 고향의 선후배가 있고 다정하고 따뜻한 친구가 있기에 나이를 먹을수록 더 정겹고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라고 위안을 삼아본다.
06:39 마음 같아선 나도 촛대봉에 올라가 조망을 즐기며 지리산에서의 일출을 만끽하고 싶지만 오늘은 나 혼자만의 자유로운 육신이 아니기에 촛대봉을 뒤로하고 12분 남짓 진행하니 천왕봉: 3.7㎞를 알리는 이정표가 자리하고 전면으로 천왕봉의 산줄기가 공룡의 등뼈인양 꿈틀거리며 그의 작태를 뽐내고 있다.
(여기서 중산리팀과 대원사팀을 나눠 진행시킨다)
(하봉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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