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삶/심리교실

[스크랩] 그림으로 보는 아이의 심리

예인짱 2007. 2. 6. 11:28

아이들의 그림은 나이가 듦에 따라 변한다. 인지기능이나 정서 영역의 발달에 따라 그림의 선이라던가 구조나 색채 등이 달라지고 그 내용도 변화한다. 커 가면서 더욱 복잡한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구성력도 향상되며, 상징이나 추상적인 개념도 나타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의 그림을 이해하려면 개개인의 조건은 물론 아이들의 일반적인 발달 과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서너 살 된 아이들이 왜 머리와 몸통을 하나의 동그라미로 표현하는지, 유치원 아이가 정육면체를 그리는 것이 왜 불가능한지를 모른다면 아이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 2세~3세 무질서하게 낙서를 많이 하는 시기이다. 선을 그어 대며 여러 가지 운동감과 감각적인 만족감을 경험하며, 동시에 시각-운동기능 간의 협응능력도 발달시킨다. 아이의 낙서에 대한 관심을 방해해서는 안되며, 집이 지저분해지는 것이 걱정이라면 큰 종이를 바닥이나 벽에 붙여 놓을 수도 있다. 또한 그림도구가 인체에 해로운 것이지 파악하여야 한다.

 

■ 3세~4세 동그라미나 십자 모양의 단순한 도형을 표현할 수 있어서 사람의 얼굴과 몸체는 동그라미, 팔다리는 선으로 긋는 단순한 형태로 나타낸다. 아직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그린다기 보다는 그려 가면서 형태를 만들어 나간다고 봐야 한다. 좀 어설픈 형태로 동그라미에서 삼각형, 사각형을 그려 나가더라도 형태를 제대로 그리도록 자꾸 교정해 주는 것 보다는 여러가지 다양한 것들을 계속 그리도록 격려함이 바람직하다.

 



 

■ 4세~6세 태양, 달, 나무 등과 같은 여러 자연적인 물체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얼굴을 그리고, 눈썹이나 귀도 그리게 되며, 발가락이나 손가락도 그리게 된다. 누가 보아도 어렴풋하게 무엇을 그리는지 짐작이 간다.

 

■ 6세 자기 주변의 자동차나 동물들을 그리며 색깔을 이용한다. 다양한 색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다만 아직까지 사물과 색깔의 상호연관성을 모르기 때문에 나무를 보라색으로 그릴 수도 있으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 7세~8세 미술적인 능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이다. 인지발달에 따라 사물의 삼차원적인 특징을 이해할 수 있고 사건의 연속성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자기 마음대로 색을

 
  사용하지 않고 사물 고유의 색을 쓰게 되고, 자신의 주변 사물이나 자신의 기분까지도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림에서 좋아하는 장난감과 사람(character)이 나타나고, 공간에 대한 개념이 발달해서 지평선도 그릴 수 있다. 다양한 표현능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미술재료들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 9~10세 사고가 더욱 발달하여 물체의 원근감을 표현할 수 있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그리는데 열중한다. 또한 물체의 명암이나 질감도 표현할 수 있다. 세부적인 것에 집착하여 장식성이 뛰어난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간혹 전체적인 균형을 놓칠 수 있다.


■ 10세 이후 대부분의 아이에게서는 미술적인 능력이 정체되고, 자신의 그림에 대한 능력을 스스로 평가하고서는 간혹 좌절하여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미술에 재능이 있거나 미술학습을 계속한다면 13세~14세에는 그림을 통하여 자신의 가치관이나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상징화하여 표현하기도 하고 미술을 통한 대화를 하기도 한다.

   

순수한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아이의 그림에는 자신의 마음을 투사한 내용이 들어가 있고 어른과 달리 일부러 꾸며 내어 그리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아이의 그림을 통하여 아이의 지능을 측정하는 방법을 이미 70여년 전부터 써 왔으며, 소아를 위한 심리검사에도 집-나무-사람(House-Tree-Person) 검사나, 역동적 가족그림(Kinetic Family Drawing) 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격이나 고민을 엿보기도 한다.
   
   

‘마코바’나 ‘코피츠’같은 미술심리 전문가들은 아이가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은 지적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고, 가족을 그리는 것은 정서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사이에서 부모와 손을 잡고 있는 자신을 그리지만 가족들이 그림 내에서 뿔뿔이 흩어져 있는 그림을 그린다면 그만큼 아이와 가족 간의 심리적 거리도 크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화내는 부모의 모습, 표정 없는 모습 등도 가족에 대한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가 그린 태양은 아버지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애정이 부족한 아버지를 둔 아이는 태양을

 

2개나 그 이상 그리기도 하고, 아버지가 아이를 어떻게 대해 주느냐에 따라 태양의 색깔이 밝은 색에서 어두운 색으로 바뀌기도 한다. 색깔에 따라서 분류하기도 하는데 ‘아사리’라는 학자는 검정은 공포심, 빨강은 불안과 공격, 노랑은 애정과 욕구, 초록은 허약, 회색은 불안정 등으로 여러 감정 상태를 색깔에 따라 구분했다.


이와 같이 아이의 그림에 대한 많은 해석 방법이 있지만 개인 아동별로는 잘못된 견해일 수 있고, 모두 일관적이거나 정설로 인정된 이론들은 아니므로 아동에 대한 실제적이고 전체적인 이해 없이 섣불리 그림으로만 아이의 심리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이의 발달수준에 맞는 그림지도
   
  아이의 그림 그리기의 지도 역시 아이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그림이란 아이가 가장 쉽게 자신의 마음이나 기분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그리는 것 자체가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아이의 발달 수준에 따라 그림의 종류와 묘사능력에 차이가 나므로, 나이에 맞지 않게 어려운 그림을 그리거나 정확한 선이나 도형을 그리도록 강요해서는 안되며, 도화지를 모두 채우도록 강요해서도 안된다.
자유롭게 그리면서 칭찬을 통하여 그림을 즐긴다면 스스로에 만족하고 자신감도 얻게 될 것이다. 아이의 그림을 통하여 아이의 심리상태를 판단하기 보다는 어떤 생각으로 그렸는지, 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등에 대해 대화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아이의 그림을 대화의 주제로 삼는다면 좀 더 쉽게 아이의 마음에 다가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항상 즐길 수만 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미술을 아끼고 즐기며 함께 하는 풍성한 인생이 되리라 믿는다.

   
 
글_ 송동호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출처 : 해바라기 연가
글쓴이 : 킬리만자로표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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